이병태 교수 "청년들 철없다" 페북 글에
"노력하면 성공했던 베이비부머들…해줄 것 없으면 입 다무는 게 예의"

“당신들이 아프다고 할 때 나는 그 유약하고 철없음에 화가 머리끝까지 난다”며 청년 세대를 비판한 이병태 KAIST 교수의 페이스북 게시글 파장이 확대되고 있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달군 이 교수의 글을 접한 동년배 법학자가 ‘5000년 역사 최고 행복세대의 오만’이란 제목으로 정면 반박하고 나섰다.

▶본지 7월18일자 A29면 참조

이 교수는 지난 16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젊은이들에게 가슴에서 호소합니다’란 제목의 글을 올렸다. 이 땅이 살 만한 정의가 이뤄지지 않는 ‘헬조선’이라 욕할 때 한 번이라도 조부모와 부모 세대의 신산했던 삶을 돌아보라고 주문했다. “응석부리고 빈정거릴 시간에 공부하고 너른 세상을 보라”는 직격탄이었다.

이 교수의 글에 반론을 펼친 주인공은 박찬운 한양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사진)다. 박 교수는 “이분(이병태 교수)은 인정하지 않을지 모르지만 우리 세대 중 상당수(이 땅에서 어느 정도 사회적 지위를 누리는 사람들)는 한민족 5000년 역사에서 가장 행복한 세대라는 점을 인정하지 않으면 안 된다”고 주장했다.
박 교수는 자신을 이 교수와 같은 ‘70~80년대 학번의 베이비부머’라고 소개했다. 하지만 ‘누구나 갖고 있는 소싯적 애절한 얘기를 과장하고 고생담을 앞세워서는 안 된다’고 썼다. 힘들어도 누구나 공부하면 금수저가 될 수 있다는 꿈을 안고 살았던 시기였다는 게 박 교수의 생각이다. 그는 “생애 초반 20년 고생하고 그 이후 60년을 남부럽지 않게 살 수 있는 세대니 젊은 시절 고생담은 그저 추억일 뿐”이라고 강조했다.

대신 오늘 젊은이들이 맞닥뜨린 절망적인 상황을 이해하자고 했다. “유복한 생활을 하는 경우가 많지만, 그것은 부모 세대가 5000년 역사에서 가장 행복한 시절을 보냈기에 받는 반사이익일 뿐 그들의 삶은 온통 불투명하고 우울하다. 도통 희망이 보이지 않는다”는 게 박 교수의 시각이다. “노력이 부족해서가 아니다. 외국 유학을 갔다 와도, 영어를 완벽하게 해도, 부모 세대가 누린 기회와는 비교가 안 되는 곳에서 일할 수밖에 없다”고 했다.

박 교수는 “젊은이들의 미래를 위해 마땅히 해줄 게 없다면 가만히 입이나 다물고 있는 게 예의”라며 이 교수에 대한 거친 공격도 마다하지 않았다. “징징댄다고 타박하는 것은 오만 중의 오만이다”고 이 교수를 나무라는 투로 게시글을 마무리했다.

황정환 기자 ju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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