큰 거 한 방 찾으려고…초조한 특검의 잇단 무리수

입력 2017-07-17 21:22 수정 2017-07-18 05:01

지면 지면정보

2017-07-18A2면

법정증거주의 원칙 경시되고
여론몰이·반재벌정서 전면에
다음달 2일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뇌물공여 사건’ 결심 공판을 앞둔 특검의 행보에 이상기류가 감지되고 있다. ‘차고 넘친다’던 증거를 제시하기보다 ‘반(反)재벌 정서’를 앞세운 여론몰이로 빠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재판이 마무리 국면인데도 혐의 입증에 애를 먹자, 법정 증거주의와 공판 중심주의라는 원칙에서 이탈해 무리수를 두고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

기류 변화는 지난 12일 최순실 씨의 딸 정유라 씨가 변호인과 상의도 없이 법정에 출석하면서부터 뚜렷해졌다. 변호인을 통해 불출석사유서를 제출하고도 돌연 법정에 출석하는 이해하기 힘든 일이 벌어진 것이다. 법정 출석 전 8시간 동안 특검이 정씨를 관리한 것을 두고 ‘보쌈 증언’이라는 말까지 나왔다. 정씨의 돌발 행동이 특검의 강요와 회유 때문이라는 주장이 힘을 얻었다. 최씨도 17일 재판에서 “특검이 애(정유라)를 새벽 2시에 데리고 나간 건 잘못했다고 생각한다”고 불만을 나타냈다. 그는 “협박하고 압박해서 (딸이) 두 살짜리 아들을 두고 나간 것”이라고 주장했다.
특검이 14일 현직 장관급 인사인 김상조 공정거래위원회 위원장을 증인으로 불러낸 것도 논란을 불렀다. 김 위원장의 증인 채택은 그가 경제개혁연대 소장으로 2월12일 특검의 참고인 조사를 받은 것의 연장선이다. 당시 경영권 승계와 관련, 삼성 순환출자 방식과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 등에 대해 특검에 다양한 정보를 제공하면서 ‘특검 수사의 설계자’라고까지 불린 김 위원장이다. 현직 공정위원장이 특정 기업인 재판에서 증언하는 것 자체가 이례적인 데다 양측의 ‘불편한 관계’를 고려하면 증인 출석 자체가 부적절했다는 지적이 만만찮다.

김 위원장의 증인신문이 한창이던 당일 오후, 청와대는 민정비서관실 공간을 재배치하는 과정에서 전 정부 시절의 청와대가 이 부회장의 경영권 승계 지원 방안 등을 논의한 것으로 보이는 문건 등을 발견했다고 공개했다.

이어 17일에도 캐비닛에서 무더기로 문건이 발견됐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법조계 안팎에선 이 부회장의 1심 선고를 얼마 남기지 않은 시점에서 재판의 상황과 무관치 않다는 해석을 내놓고 있다.

특검은 청와대에서 관련 자료를 넘겨받아 증거로 제출할 문서가 있는지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대통령기록물관리법에 따른 증거 적법성 논란과 함께, 증거로 인정받는 과정 또한 쉽지는 않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특검은 이날 이 부회장 재판에서 문건에 대해선 아무런 언급을 하지 않았다.

이상엽 기자 ls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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