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기계약직 전원 정규직"…친노동정책 쏟아낸 서울시

입력 2017-07-17 17:48 수정 2017-07-18 01:59

지면 지면정보

2017-07-18A29면

노동존중특별시 계획 발표
산하기관 2442명 정규직 전환, 기간제·계약직 1087명도 함께

기존 직원 '역차별' 논란 거세
입직 경로 다른데 같은 대우라니…형평성·재원 방안 등 논란 예상

박원순 시장

무기계약직 근로자 전원 정규직 전환, 생활임금 시급 1만원대 보장, 근로자이사제 전면 도입, 자체 노동조사관 신설….

서울시가 올해 안에, 늦어도 2년 내에 끝내겠다고 17일 발표한 정책들이다. 그간 노동계에서 줄곧 요청해온 정책들에 대한 과감한 수용이다. 향후 무기계약직의 정규직화, 1만원대 생활임금 보장 등을 둘러싼 형평성 문제, 재원 확보 방안 등의 논란이 예상된다.

박원순 시장은 이날 서울시청에서 ‘노동존중특별시 2단계 계획’을 발표했다. 전국 지방자치단체 중 처음으로 산하기관에서 일하는 무기계약직 2442명 전원이 정규직으로 전환된다. 이들 기관에서 일하는 기간제 근로자 1087명의 정규직 전환도 추진된다.

서울시는 지난 5년간 본청 및 사업소, 투자출연기관에서 일하는 비정규직 9098명을 ‘공무직’ 등의 이름을 붙여 무기계약직으로 전환했다. 대부분이 파견, 용역 등 간접고용 근로자의 고용 안정 차원이었다. 이번 대책은 여기서 한발 더 나아가 무기계약직을 전면 정규직화하는 파격 조치다.

박 시장은 “동일노동 동일임금이라는 원칙 아래 그동안 존재한 임금, 승진, 복지혜택 등의 불합리한 차별을 개선하겠다는 취지”라고 말했다. 인건비가 늘면 경영평가 시 불이익을 받는 등 사실상의 규제에 대해 행정자치부와 논의가 잘되고 있어 정규직 전환에 무리가 없을 것이라는 게 서울시 설명이다.

정규직 전환은 정원 외 인력으로 놓여 있던 무기계약직을 기존 정규직(1~7급) 정원과 합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계약직 입사자도 공채 직원과 같은 신분이 된다는 의미다. 대상은 서울지하철을 운영하는 서울교통공사(1147명), 서울시설공단(450명) 등 서울시 투자·출연기관 11곳에서 일하는 무기계약직 전원이다.

박 시장의 과감한 조치에 대해 “기존 직원에 대한 역차별” “차별과 차이는 구분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서울교통공사의 한 직원은 “입직 경로가 다른데 비슷한 일을 한다고 해서 똑같은 대우를 하는 것은 차별과 차이에 대한 이해 부족”이라며 “청소나 시설관리 직원은 새 직군을 만들어 정규직화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서울시는 “정규직 전환에 따른 처우는 각 기관의 노사합의에서 결정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기관별 노사협상 과정에 논란이 예상되는 대목이다.

서울시는 또 ‘서울형 생활임금’을 내년 9000원대, 2019년엔 1만원대로 올리기로 했다. 정부 공약인 ‘2020년 최저임금 1만원’보다 선제적으로 가겠다는 의지다. 올해 서울시 생활임금은 8197원으로, 최저임금(6470원)보다 1727원(27%) 높다. 적용 대상은 공무원 보수체계를 적용받지 않는 산하기관 기간제·민간위탁 근로자 등 1만5000여 명이다. 무기계약직의 정규직 전환(77억원)과 생활임금 인상(234억원)에 따른 소요 예산은 내년에만 311억원으로 추산된다.

연초 서울연구원을 시작으로 7개 투자출연기관이 도입한 근로자이사제도 연내 16개 기관으로 확대된다. 중앙정부 근로감독관과 별개로 자체 ‘노동조사관’도 신설한다.

박 시장은 또 “근로자라는 명칭을 노동자로 바꾸자”는 제안도 내놨다. “노동자는 사용자와 대등한 용어이지만, 근로자는 사용자에 종속된 단어”라며 “노동 존중 사회가 되려면 이름을 제대로 불러주는 것부터 시작해야 한다”는 게 박 시장 주장이다.

백승현 기자 argo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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