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수원 사장 "영구중단 막도록 노력"…중단시 법개정 필요할 듯

입력 2017-07-17 16:21 수정 2017-07-17 19:47

"공사중단 피해 보상할 것…영구중단 결정은 공론화위원회가 해야"

이관섭 한국수력원자력 사장은 17일 "(건설이) 일시 중단된 신고리 원전 5, 6호기가 공론화 과정에서 영구중단으로 결론 나지 않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 사장은 이날 세종시에서 간담회를 열고 "지금 짓고 있는 신고리 5·6호기에 1조6천억원이 들어갔고, 공사가 취소되면 법적으로 피해 보상 문제 등이 발생할 수 있다"며 "앞으로 3개월간 이어질 공론화 기간에 국민에게 원자력 발전이 안전하다는 점을 충분히 설명할 것"이라고 밝혔다.

앞서 한수원은 지난 14일 이사회에서 정부 요청에 따라 신고리 5·6호기 공론화 기간 중 공사 일시 중단을 결정했다.

이에 공론화위원회는 출범 후 3개월 동안 공론화 과정을 설계하고, 공정하게 관리하게 된다.

최종 판단은 시민배심원단이 내린다.

일단 한수원은 공론화 기간에 신고리 5·6호기 현장을 관리하면서 완전 중단 또는 재개를 준비할 방침이다.

이 사장은 다만 신고리 5·6호기 영구중단 결정 여부는 한수원 이사회가 아닌 공론화위에서 논의해서 결정해주는 게 바람직하다는 의견을 밝혔다.

그는 "이와 함께 시공업체에 대한 보상을 어떻게 하느냐, 새로운 법체계를 동원해 영구 정지 여부를 결정할 것인가 등에 대한 부분도 공론화 내용 중에 포함돼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이런 발언은 국내 원전 건설·유지 등을 총괄하는 한수원이 원전 중단과 관련한 책임에서는 한 발 빼려는 듯한 인상을 줄 수 있다는 지적이다.

이 사장은 "한수원이 최종 책임을 지지 않으면 피해 보상의 주체는 누가 되느냐"는 질문에 "여러 상황을 미리 가정해서 이야기하는 것은 현명한 대답은 아닌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국무회의의 결정에 따라 공론화하기로 했고, 공정한 공론화를 위해 일시중단이 필요하다고 해서 그렇게 의결했다"며 "책임을 누가 지는 것에 대한 부분은 한수원의 소관이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공사중단으로 협력업체가 입게 될 피해와 관련해서는 "공사를 3개월 중단하면 1천억원의 피해가 나는 것으로 추산된다"며 "가급적 그런 손실이 협력업체로 넘어가지 않도록 충분히 보상하겠다"고 밝혔다.

특히 공사가 일시 중단되더라도 1천여명의 현장 근무 인력이 실직하지 않도록 최대한 유지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이 사장은 "공사를 진척하지는 않아도 철근에 녹이 슬지 않도록 하거나 포장재를 씌우는 등 품질을 유지하는 작업은 할 것"이라며 "원자로건물 마지막 기초(3단) 부분은 원자로 안전과 품질 확보를 위해 8월말까지 철근 배근·콘크리트 타설까지 마무리하는 작업을 진행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지난 14일 오전 열린 이사회에 대해 '도둑', '기습'이라는 비판이 일고 있는 점에 대해서도 해명했다.

이 사장은 "상법에 따르면 이사회 전원이 동의하면 개최 장소와 날짜 등을 정할 수 있다"며 "13일 이사회 개최가 무산된 뒤 14일 모인 이사들께 이사회 개최를 미룰 가능성까지 포함해서 충분히 논의해달라고 말했다"고 밝혔다.

그는 "'빨리 결정하는 것이 맞다' '심사숙고가 맞다'는 등 이사진의 의견이 갈렸지만 대체로 그날 결정하는 것이 맞다는 의견으로 기울었고, 결국 이사회 전원이 개최에 동의했다"며 "나도 심사숙고하는 모양새를 위해 이사회 개최를 연기하면 직원, 주민 모두에게 괴로운 일이 될 수 있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한수원이 이처럼 신고리 5·6호기 영구중단에 강력하게 반대하는 목소리를 냄에 따라 정부가 향후 영구중단을 강행하려면 관련 법 개정이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된다.

실제로 공사 중인 원전을 조기 폐쇄한 대만은 '전기사업법'을 개정했고, 탈원전을 선언한 독일도 '원자력법'을 개정해 관련 절차를 추진한 바 있다.

또 법을 개정해야 예산으로 보상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는 점에서 정부로서는 탈원전 정책을 본격적으로 추진하려면 새로운 법체계가 절실한 상황이다.

원전업계 관계자는 "상법상 영구정지 같은 중요한 결정은 한수원 이사회 의결을 거치는 게 맞지만 정부가 특별법을 제정하거나 기존 절차나 체계를 뛰어넘을 수 있게끔 법을 개정하면 문제가 달라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세종연합뉴스) 김영현 기자 cool@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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