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

IT 공룡들, 엔터사와 잇단 동맹…콘텐츠 확보 전쟁

입력 2017-07-17 16:24 수정 2017-07-17 16:54
SKT, SM과 계열사 통해 '겹사돈'
네이버, YG에 1000억 투자…카카오, 로엔엔터 인수
플랫폼 해외 진출과 신사업 발굴 용이

SM엔터테인먼트 소속 아이돌 그룹 '엑소' 멤버들의 데뷔 5주년 기념 동영상. / 사진=SM엔터 유튜브 채널 캡쳐

국내 정보기술(IT) 업계 선두주자들이 콘텐츠 확보를 위해 대형 연예기획사들과 잇달아 손잡고 있다. 해외 시장 확장과 기술·플랫폼 기반 신사업에 한류 콘텐츠가 강력한 '촉매제'가 될 것이라는 판단에서다.

특히 최근에는 단순한 제휴가 아닌 지분 투자 등을 통해 관계를 더 공고히 하는 게 추세다. 보다 안정적으로 독점 콘텐츠를 수급하고, 장기적인 관점에서 신사업을 추진하기 위한 포석으로 풀이된다.

◆IT 업체·엔터사 지분 투자 활발

국내 1위 이동통신사 SK텔레콤은 17일 SM엔터테인먼트와 계열사간 상호 증자 및 지분 양수도를 통해 차세대 콘텐츠 사업에서 협력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번 협약의 핵심은 SK텔레콤이 SM컬처앤콘텐츠의 2대 주주가, SM엔터아이리버의 2대 주주가 되는 것이다. 아울러 아이리버SM엔터 계열의 모바일 콘텐츠 제작사와 합병하고, 연예인 관련 상품 제조사를 인수하기로 했다. SK플래닛의 광고사업 부문은 물적 분할돼 SM C&C의 자회사로 편입된다.

SK텔레콤은 보유하고 있는 IT 기술과 인공지능(AI) 스피커·음향 기기 제조 역량에 한류 콘텐츠를 결합한다는 전략이다. SK텔레콤 관계자는 "AI 중심의 IT와 SM엔터의 한류 콘텐츠가 시너지를 내 5년 안에 10배의 부가가치를 창출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예를 들어 두 회사는 아이리버 이어폰에 아이돌그룹 엑소 로고를 새긴 프리미엄 상품을 출시하거나, 엑소 멤버 목소리가 담긴 AI 스피커를 선보일 수 있다. 이같은 사업의 타깃은 SM엔터 소속 가수들이 보유한 전세계 약 1000만명 이상의 한류팬이다.

앞서 국내 1위 포털 네이버는 지난 3월 YG엔터테인먼트에 지분 투자 500억원, 펀드 출연 500억원 등 총 1000억원을 투자하기로 했다. 네이버는 스타 개인방송 플랫폼 '브이 라이브' 등에 YG엔터가 제작한 콘텐츠를 유통한다는 계획이다. 브이 라이브는 3000만명에 달하는 누적 가입자의 80%가 외국인이다.

카카오는 지난해 3월 국내 1위 음원 서비스 '멜론'을 운영하는 로엔엔터테인먼트를 인수했다. 로엔은 음원 서비스 외에도 K팝 스타의 인터뷰와 공연 등을 다룬 다양한 포맷의 콘텐츠를 자체 제작하고 있다.

로엔엔터테인먼트는 가수 아이유를 비롯해 아이돌그룹 멜로디데이, 피에스타 등의 소속사이기도 하다. 아이유가 카카오톡 게임 채널 '게임별'과 대형 모바일게임 '음양사 for 카카오'의 모델로 선정된 것도 이러한 관계와 무관치 않다.

네이버의 '브이 라이브' 앱(왼쪽)과 YG엔터테인먼트 소속 가수 '빅뱅'. / 사진=네이버·YG엔터 제공

◆플랫폼 글로벌 확산…신사업 기회도

IT 업계의 콘텐츠 파워 키우기는 거스를 수 없는 대세로 자리잡았다. 콘텐츠의 국경이 사라진 시대에 더이상 '그릇'만 보유해서는 글로벌 장사를 잘 할 수 없기 때문이다.
SK텔레콤네이버 등 IT 기업들은 플랫폼이라는 그릇에 담을 내용물이 필요한 셈이다. 플랫폼의 형태가 앱(응용프로그램)이든, 스피커든 결국 중요한 것은 콘텐츠다.

IT와 콘텐츠 산업의 결합이 단순히 기존 플랫폼과 콘텐츠의 확산을 의미하는 것만은 아니다. 양쪽 시장에 없던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과 상품, 서비스 등이 나올 수 있다는 설명이다. 가령 가상현실(VR)이나 증강현실(AR)을 활용한 가상 콘서트, 팬미팅 같은 차세대 콘텐츠가 나올 수 있다.

SK텔레콤 관계자는 "콘텐츠에 IT 기술과 기기가 결합해 새로운 시장이 열릴 것"이라며 "AI와 한류 스타처럼 서로 다른 산업이 만나 상상하지 못한 새로운 사업모델이 개발될 것"이라고 말했다.

박희진 한경닷컴 기자 hotimpact@hankyung.com

ⓒ 한경닷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