南 '군사분계선 적대행위 중지' 초점…北, '한미훈련·美전략무기 전개중단' 집중

국방부가 17일 제의한 남북 군사당국회담이 열리더라도 한반도의 군사적 긴장완화에 대해 남북 간 시각 차이가 커 접점을 찾을 수 있을지는 불투명하다.

서주석 국방부 차관은 이날 "군사분계선에서 군사적 긴장을 고조시키는 일체의 적대행위 중지"를 이번 군사당국회담의 논의 의제로 제시했다.

앞서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6일 독일에서 밝힌 이른바 '베를린 구상'에서 정전협정 64주년인 이달 27일을 기해 남북한이 군사분계선에서 '군사적 긴장을 고조시키는 일체의 적대행위'를 중단할 것을 제안하기도 했다.

북한은 일단 우리 정부의 남북 군사당국회담 제의를 뿌리치지 않을 가능성이 상대적으로 크다.

북한은 지난 15일 문 대통령의 제의에 대한 첫 반응으로 내놓은 노동신문 논평에서 "북과 남이 함께 떼여야 할 첫 발자국은 당연히 북남관계의 근본 문제인 정치군사적 대결 상태를 해소하는 것"이라며 군사적 긴장완화에 우선적인 관심을 보였다.

북한은 작년 5월에는 서해 군 통신선을 통해 남측에 보낸 인민무력부 명의의 통지문에서 군사적 긴장완화를 위한 남북 군사당국회담을 먼저 제의하기도 했다.

당시 우리 정부는 비핵화가 우선이라며 이를 거절했다.

남북한이 군사적 긴장완화의 필요성에는 공감하지만, 문제는 초점이 서로 다르다는 점에 있다.

우리 정부는 남북한이 총구를 서로 겨누고 있는 최전방 지역의 긴장완화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군사분계선 일대의 남북한 군은 교전수칙에 따라 거의 기계적으로 움직이게 돼 있지만, 이를 제어할 수 있는 남북간 통신은 사실상 두절된 상태다.

이 때문에 극히 우발적인 사건도 대규모 충돌로 번질 일촉즉발의 위험이 상존한다.

이에 따라 우리 정부는 북측에 무인기의 대남 침투와 같은 긴장 유발 행위를 중단하라고 요구할 것으로 예상된다.

북한의 경우 우리 군이 작년 초부터 가동 중인 대북 확성기 방송을 협상 테이블에 올릴 가능성이 크다.

그러나 북한의 초점은 남북이 대치하는 군사분계선을 넘어선다는 점에서 큰 차이가 있다.

문 대통령의 제의에 대한 반응으로 나온 노동신문 논평은 우리 군의 대북 확성기 방송은 아예 언급하지도 않고 미국 항모강습단이 동해상에서 벌인 한미 연합훈련과 미국 장거리전략폭격기 B-1B 편대가 최근 한반도 상공에서 한 실사격훈련을 거론했다.

노동신문은 우리 정부에 대해 "사드의 남조선 배치를 기정사실화하였으며 천문학적 액수의 자금을 들여 미국의 핵전쟁 살인장비들을 마구 끌어들이고 있다"고 비난하기도 했다.

북한이 한미 연합훈련과 미국 전략무기의 한반도 전개를 포함한 한미동맹 차원의 군사력 운용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이에 따라 북한이 군사당국회담 제의를 끝내 거절하지는 않겠지만, 있는 그대로 받아들일 가능성도 작다는 게 전문가들의 시각이다.

일각에서는 북한이 군사분계선에서의 적대행위를 넘어 포괄적인 차원의 한반도 긴장완화 방안을 논의하자는 역제안을 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남북 군사당국회담의 불씨를 살려두되 좀 더 북한의 '페이스' 쪽으로 끌어가는 포석이 될 수 있다.

결국, 남북한이 군사적 긴장완화를 위해 접점을 찾아가는 과정이 중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 교수는 "긴장완화를 위한 군사당국회담이 중요하다는 점에서는 남북한이 공감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정식 회담을 앞둔 실무접촉을 포함한 다양한 방식으로 접점을 찾을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이영재 기자 ljglory@yna.co.kr

ⓒ 한경닷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