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리포트]

성장 정체 뚫자…'장거리 비행' 준비하는 LCC

입력 2017-07-17 17:30 수정 2017-07-17 17:30

지면 지면정보

2017-07-18B2면

단·중거리노선 수익 악화 속
국내 새 LCC 줄줄이 가세
장거리 노선을 새 먹거리로

진에어, 하와이·호주노선 취항
티웨이항공 "대형기 등 확대
북미·유럽행 고객 공략할 것"

기종 늘면 저비용 유지가 관건

정홍근 티웨이항공 대표(가운데)가 지난달 29일 기자간담회를 통해 중·장거리 노선 전략을 발표하고 있다. 티웨이항공 제공

국내 저비용항공사(LCC)가 단거리 노선에서 벗어나 앞다퉈 장거리 운항을 준비하고 있다. 한계에 부딪힌 국내와 중국, 일본 노선에서 벗어나 새로운 먹거리를 찾아 나서겠다는 포석이다.

티웨이항공은 지난달 29일 창사 이후 첫 기자간담회를 통해 2020년부터 중·대형기를 도입해 유럽과 북미 노선에 취항하겠다고 발표했다. 정홍근 티웨이항공 대표는 “중·단거리 노선만으로는 성장에 한계가 있다고 판단했다”며 “저비용으로 유럽, 북미 등에 가려는 소비자들을 공략할 것”이라고 말했다. 2025년까지 항공기 보유 대수를 50대까지 확대하겠다는 목표도 공개했다. 이 중 대형기 비중은 20%까지 확대한다.

진에어는 LCC 업계 최초로 하와이, 호주 노선을 신규 취항했다. 장거리 노선에 맞춘 새로운 서비스도 도입했다. ‘마파두부 덮밥’ 등 따뜻한 식사를 포함한 총 두 번의 기내식을 무료로 제공하거나 마스크팩, 슬리퍼 등 각종 기내 편의용품을 이용할 수 있도록 했다. 일반석보다 앞뒤 간격이 약 15.24㎝(6인치) 더 넓은 좌석이 제공되는 ‘지니 플러스시트’, 개인 모바일 기기를 통해 기내 와이파이로 영화, TV 프로그램, 게임 등 다양한 콘텐츠를 즐길 수 있는 ‘지니 플레이’ 등 차별화된 유료 서비스도 운영한다.

제주항공도 지난 5월 제휴사 세부퍼시픽과의 동맹을 통해 ‘인천~필리핀~호주’ 노선을 선보였다. 예를 들어 인천에서 호주 시드니로 여행을 가고 싶으면 출발지 인천과 도착지 시드니를 선택한 후 제주항공과 세부퍼시픽의 인천~마닐라 노선 중에서 원하는 스케줄과 가격을 클릭한 다음 세부퍼시픽의 마닐라~시드니 노선을 결제하면 이용이 가능하다. 결제는 한 번에 이뤄지고, 제주항공뿐만 아니라 세부퍼시픽에서 제공하는 기내식 등 부가서비스도 이용할 수 있다.

이 밖에도 이스타항공은 작년 말 ‘유플라이 얼라이언스’로 인천~홍콩~치앙마이 노선을 선보였다. 아시아나항공 계열사인 에어부산은 아시아나항공이 쓰던 대형기(A330)를 인수해 장거리 노선에 진출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LCC들이 앞다퉈 장거리 노선에 진출하기 시작한 것은 국내 LCC 간 경쟁이 더욱 치열해졌기 때문이다. LCC들은 과거 200석 미만의 중형기를 늘려 일본, 중국을 넘어 동남아시아, 대양주 노선을 확대해왔다. 하지만 단독 취항지는 사라지고 방콕, 괌 등 인기 도시 취항이 집중적으로 몰리며 수익성은 점점 악화돼왔다.
국내 LCC들이 줄줄이 시장 진출을 앞두고 있다는 점도 하나의 원인으로 꼽힌다. 청주를 기반으로 한 ‘에어로K’와 강원 양양을 거점으로 둔 ‘플라이양양’은 각각 국토교통부에 항공사업 승인 신청서를 제출했다.

하지만 장거리 노선 진출이 능사는 아니다. LCC들이 그동안 기종을 단순화해 중단거리 노선을 운항해 온 것은 경제성 때문이다. 프리미엄 서비스를 강조해온 대형 항공사들과 달리 최대한 비용을 줄여 수익성을 극대화하는 게 목표였다. 대신 소비자들도 싼 가격에 항공권을 구입할 수 있었다. 기종이 다양해지면 기종에 맞는 정비, 운항 인력이 대폭 늘어난다. 이를 교육하고 고용하는 데만 상당한 비용이 투입된다. 류광희 에어서울 대표 역시 LCC 시장에 대해 “신규 LCC의 진입보다 국가적으로 전문 인력 양성이 우선인 것 같다”며 “기존에 있는 국내 항공 인프라를 확보하는 것이 선결 과제라 생각한다”고 지적했다.

박재원 기자 wonderfu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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