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문화 혁신]

한달 '안식월 휴가'·출퇴근 시간 알아서…스타트업 뺨치는 대기업

입력 2017-07-17 17:24 수정 2017-07-17 17:24

지면 지면정보

2017-07-18B3면

일과 여가의 균형에 초점
한화, 점심시간 최대 2시간
GS건설, 집중근무제로 야근 ↓

여성'경력단절'막는다
포스코 '신 출산장려제도'
난임치료·육아지원 등 체계화

효성ITX, 육아휴직 15개월
휴직 끝나면 100% 복귀
국내 대기업들이 스타트업(신생 벤처기업)의 혁신적인 기업 문화를 수혈하고 있다. ‘9 to 6(9시부터 6시까지 근무)’라는 획일화된 출퇴근 시간을 각자의 상황에 따라 유연하게 바꾸고, 승진 때 한 달간 휴가를 주는 ‘안식월 제도’도 도입했다. 일과 여가의 균형을 통해 직원들이 빠르게 변화하는 산업 현장에 민첩하게 대응하도록 유도하고 창의적인 생각을 독려해 획기적인 아이디어가 탄생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다.


이정화 한화건설 차장(앞줄 오른쪽)이 안식월 제도를 통해 버킷리스트였던 ‘스페인 산티아고 순례자의 길’을 종주한 뒤 여행객들과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한화건설 제공

○출퇴근 시간도 알아서 정한다

획일화돼 있었던 출퇴근 시간도 바뀌고 있다. 한화그룹은 직원들의 업무 효율성을 최대한 배려하기 위한 유연근무제도를 도입했다. 근무 형태에 따라 점심시간이 2시간(오전 11시30분~오후 1시30분)인 경우도 있다. 직원들은 이 시간을 자기계발을 위해 쓴다. 점심시간에 회사 인근 헬스클럽에서 운동을 하거나, 회사 근처 어학원에서 영어나 중국어 강의를 듣는다.

GS건설도 2014년부터 집중근무제도를 시행해 불필요한 야근을 없애고 있다. 오전 8시30분부터 11시까지는 집중근무시간으로 업무지시와 팀 회의, 자리 이탈 등을 금지하고 본인 업무에만 집중하도록 했다. 대신 퇴근 시간은 오후 5시30분으로 가족들과 ‘저녁이 있는 삶’을 보낼 수 있도록 했다.

일과 여가의 균형을 중시하는 회사도 늘어났다. 한화그룹은 올해부터 과장 이상(과장, 차장, 부장, 상무보) 승진자에게 한 달간 휴가를 주는 안식월 제도를 시행하고 있다. 안식월 휴가를 통해 버킷리스트였던 800㎞ 거리의 ‘스페인 산티아고 순례자의 길’을 걷는 등 직원들은 한 달간의 휴식을 통해 자신을 돌아볼 기회를 얻게 된다.

GS E&R은 매월 하루 패밀리데이를 시행 중이다. 패밀리데이에는 전 직원이 조기 퇴근해 가족과 시간을 보내거나 여가활동을 즐긴다. 회사에서는 매월 특정 테마 및 활동가이드를 제안해 특별한 패밀리데이를 보낼 수 있도록 돕고 있다.

효성ITX는 지난해 5월 영등포 본사에 사내 어린이집을 열고 임직원들이 일과 삶을 양립할 수 있도록 돕고 있다. 효성ITX 제공

○여성 ‘경력단절’ 막아라

출산과 육아로 인한 여성 직원들의 ‘경력 단절’을 막기 위해 노력하는 회사도 늘어났다. 포스코는 여성 직원들의 난임치료, 출산장려, 육아지원을 체계화한 ‘신 포스코형 출산장려제도’를 도입했다. ‘난임치료휴가’는 임신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직원들이 인공수정 등 난임치료를 위해 신청할 수 있는 휴가다. 연 최대 5일까지 사용 가능하다.

‘육아지원근무제’도 시행한다. 주 5일 40시간을 근무하되, 하루 최소 4시간에서 최대 12시간까지 개인 여건에 맞게 근무시간을 조정할 수 있는 ‘완전자율 출퇴근제’가 대표적이다.
근무 시간에 따라 급여는 조정되지만 주 5일 동안 20시간 또는 30시간 근무하는 ‘전환형 시간선택제’와 한 업무를 직원 2명이 나눠서 하루 총 8시간을 근무하는 ‘직무공유제’도 선택 가능하다. 육아지원근무제는 남녀직원 구분 없이 최대 2년까지 사용할 수 있다.

여성 직원 비율이 높은 효성ITX는 여성 직원들의 경력 단절을 막기 위해 유연근로제, 시간제 일자리, 선택적 일자리 등 다양한 근로제도를 도입했다. 출산 휴가와 육아 휴직을 최장 1년3개월간 쓸 수 있다. 휴직 종료 후에는 100% 원직으로 복귀할 수 있도록 보장하고 있다.

출산육아 휴직으로 인한 불이익이나 팀 내 갈등을 없도록 하는 인사 시스템도 마련했다. 임신출산 휴가를 이용하는 직원들이 매년 300여 명에 달하고, 관리자의 80% 이상이 여성 직원이다. 각종 제도를 통해 경력 단절을 막고, 여성 인재 육성에 적극적으로 나선 결과다.

고재연 기자 yeo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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