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비문화 엿보고…갯골서 염전 체험…신기한 식물·곤충 자연학습장…'도심 속 보석'이 숨어있었네!

입력 2017-07-16 16:00 수정 2017-07-16 16:00

지면 지면정보

2017-07-17E4면

공룡알 화석…유리로 빚은 동화나라

등잔 밑이 어둡다?…광명·부천·시흥·안산·화성 '경기 서남부 속살 여행'

시흥 갯골생태공원 염전체험.

경기 서·남부권에 속하는 광명, 부천, 시흥, 안산, 화성은 수도권 대표 위성도시로 산업과 주거 중심지로 성장해 온 도시들이다. 그 때문에 볼거리, 즐길거리로 가득한 여행지라는 인식과는 거리가 멀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지역마다 속살을 들여다보면 구석구석 여행지로서 매력을 느끼기 충분한 관광 명소들을 지니고 있다. 수도권 어느 곳에서든 1시간 이내에 닿을 수 있어 주말을 이용한 단기 여행코스로도 안성맞춤이다. 알고 있는 듯하지만 미처 몰랐던 경기 서·남부 지역의 숨은 보석 같은 관광명소로 여행을 떠나보자.

선비문화의 산실 광명 충현 박물관

광명 충현박물관 관감당.

광명시 소하동 주택가 골목에 있는 충현 박물관은 2003년 조선 중기 문신인 오리 이원익(1547∼1634) 선생의 13대 후손이 오리 선생의 삶을 기리고자 건립했다. 종가 박물관으로는 이곳이 전국에서 유일하다. 오리 선생은 선조와 광해군, 인조에 걸쳐 여섯 차례나 영의정을 지낸 고위 관료다. 평소 민생의 안정이 곧 국가의 안녕이라 여겨 평생을 백성들을 구휼하는 데 애써 왔고, 이런 그를 백성들은 ‘오리 정승’ ‘초가집 정승’이라 불렀다.

관감당은 오리 선생이 관직을 내려놓고 4년간 기거한 곳이다. 평소 초가집에서 살며 청렴함을 잃지 않던 그가 관직을 떠나 부모의 묘가 있는 지금의 광명시 소하동(당시 오리마을)에서 직접 돗자리를 짜며 연명하는 모습을 안타깝게 여긴 인조가 집을 지어 하사했는데 이것이 관감당이다. 음악에 조예가 깊던 오리 선생이 거문고를 연주하던 관감당 앞마당의 탄금암, 오리 선생의 영정과 친필 유서, 문집, 교서 등 11점의 유형문화재 그리고 종갓집의 생활상을 엿볼 수 있는 민속 생활용품 등도 볼거리다.

후손들이 100년 넘게 살던 종택 뒤로 철쭉, 진달래나무가 우거진 산책로는 가족, 연인 등과 호젓하게 거닐기 그만인 곳이다. 산책로 옆으로 들어선 풍욕대와 심상대 등 정자가 고택 특유의 운치를 더해 준다. 관감당에서 도보 10분 거리에 있는 산기슭에는 87세로 세상을 떠난 오리 선생의 묘소가 있다.

도심 속 바닷길 시흥 갯골생태공원

시흥 갯골생태공원은 경기에서 유일하게 내륙 깊숙이 형성된 갯골로 옛 염전의 정취를 느낄 수 있다. 갯벌은 개흙이 깔린 벌판을 뜻하는 반면 갯골은 좁은 강처럼 골이 형성된 물길을 가리킨다.

일제 강점기인 1934년 소래염전이 조성된 시흥 갯골은 한때 포구에서 내륙까지 어부들의 배가 드나들고 천일염을 생산하는 염전에 바닷물을 대어주던 곳이다. 1996년 염전이 폐쇄된 뒤 생태공원으로 재탄생한 시흥 갯골은 바닷물이 밀물과 썰물 때를 이용해 내륙 깊숙한 곳까지 들고 나면서 늪지 생태계를 이루고 있다. 농게, 참방게, 붉은발사각게, 말뚝망둥어 등 다양한 저서생물을 비롯해 저어새, 황조롱이, 알락꼬리마도요 등 다양한 조류가 서식하는 환경의 보고다.

모새달과 퉁퉁마디, 갈대 등이 자라는 산책로 끝자락에 있는 소금창고 주변에는 체험용 염전이 있어 직접 소금 채취 체험을 할 수 있다. 염전을 지나 북쪽 끝에 있는 흔들전망대는 높이 22m의 목조 전망대로 갯골생태공원을 한눈에 조망할 수 있다. 전망대가 바람에 따라 흔들리지만 안전에는 전혀 문제가 없다.

시흥 갯골생태공원을 조금 더 돌아보고 싶다면 갯골 위에 놓인 부흥교를 건너 서쪽으로 3㎞ 떨어져 있는 자전거 다리까지 가면 된다. 갯골을 끼고 있는 산책로는 철새와 다양한 염생식물을 관찰할 수 있는 코스다.

힐링 자연정원 부천 자연생태공원

부천 자연생태공원 무릉도원 수목원 내 생태연못.

부천자연생태공원은 도심 속 힐링 공간이자 자연학습장으로 인기가 높다. 공원 내 식물원은 온대와 열대, 아열대 등 총 307종 9560그루의 다양한 식물을 보유하고 있다. 위로 길게 뻗어 웅장함을 뽐내는 워싱턴 야자나무가 있는 중앙정원을 중심으로 식충식물과 향기 나는 식물 등이 있는 ‘재미있는 식물관’, 수생·양치식물 등을 전시한 ‘수생식물관’, 남부지방 식물을 모아 놓은 ‘자생식물관’, 다양한 선인장을 전시한 ‘다육식물관’, 야자나무와 고무나무 등 밀림 분위기가 물씬 풍기는 ‘아열대식물관’ 등 5개 식물관이 운영 중이다. 호랑나비, 배추흰나비 등 다양한 종류의 나비를 직접 감상할 수 있다.

건물 외벽에 무당벌레 조형물이 붙어 있는 자연생태박물관은 곤충·파충·양서류는 물론 한국 자생 민물고기, 곤충 및 공룡 화석 등을 모아 놓았다. 장수풍뎅이와 레오파드 육지거북 등을 직접 만져볼 수 있을 뿐 아니라 한국 토종 어류인 각시붕어, 칼납자루, 쉬리, 점몰개, 금강모치, 꺽지, 퉁가리 등을 확인할 수 있다. 귀뚜라미, 방울벌레, 풀종다리, 긴꼬리, 중베짱이, 우리여치, 쌕새기 등 풀 속 곤충의 울음소리를 비교해 들을 수 있는 곤충신비관과 티라노사우루스, 스테고사우루스, 트리케라톱스 등 공룡과 사진을 찍을 수 있는 공룡탐험관은 아이들이 좋아하는 생태공원의 인기 코스다.튤립, 수련,

화 등 계절을 대표하는 꽃을 모아 놓은 수목원은 크고 작은 돌과 꽃이 어우러진 암석원, 약용식물원과 명상원, 정자와 연못이 어우러진 하늘호수, 백설공주 난쟁이 캐릭터들이 귀여운 유아숲 체험관 등 다양한 시설을 갖췄다.

공룡의 자취 화성 공룡알 화석산지

화성 공룡알 화석산지 방문자센터.

화성시 송산면 고정리에는 마치 아프리카 평원을 연상케 하는 드넓은 초원이 펼쳐져 있다. 전체 면적이 15.9㎢에 달하는 화성 공룡알 화석산지다.

1994년 시화방조제가 들어서면서 서서히 바닷물이 빠져 지금과 같은 초원으로 탈바꿈했고 1999년 중생대와 백악기 약 1억 년 전의 공룡알 화석이 대량으로 발견되면서 생태공원이 조성됐다. 총 12개 지점에서 30여 개 알둥지와 200여 개 공룡알 화석이 발견돼 천연기념물 414호로 지정됐다.

공룡알 화석산지는 자연학습 체험 장소로도 인기가 높다. 공룡알 화석 못지않게 지질학적으로 중요한 가치를 지니고 있기 때문이다. 1.5㎞ 길이의 친환경 데크길을 따라 누드바위, 해식동굴, 무명섬 등 긴 세월에 걸쳐 형성된 퇴적층의 층리를 관찰할 수 있다.

공룡알 화석 실물도 직접 확인할 수 있다. 데크길 중간에 있는 밀림 탐험용 지프 모형과 코리아케라톱스 조형물은 사진촬영 명소로 유명하다. 공룡알 화석산지 방문자센터에서는 2008년 전곡항 방조제에서 발견된 뿔공룡 ‘코리아케라톱스 화성엔시스’ 화석 복제품이 전시돼 있다.

한국의 무라노 안산 유리섬박물관

안산 대부도 유리섬박물관 테마전시관.

이탈리아 베니스의 작은 섬 무라노는 중세시대부터 유리 세공품 생산지로 유명하다. 안산 대부도 유리섬 박물관은 유리공예의 모든 것을 감상하고 직접 체험해 볼 수 있는 ‘한국의 무라노’ 같은 곳이다.
유리섬박물관은 크게 유리미술관, 유리조각공원, 아트샵BODA, 맥아트미술관으로 나뉜다. 이 가운데 중심은 미술관이다. 입구 양옆의 연못에서 시원한 물줄기를 쏘아 올리는 유리접시 분수를 지나 미술관 안으로 들어서면 동화 속 요정나라와 같은 신세계가 펼쳐진다. 보티첼리의 명작 비너스의 탄생을 연상케 하는 조형물은 6만 개의 큐빅을 사용해 바다의 여신 테티스와 파도치는 바다, 튀어 오르는 물방울까지 섬세하게 표현했다.

그 반대편으로는 5000여 개 유리구슬을 정교하게 엮어 만든 유리말이 화려한 자태를 뽐내고 있다. 물고기와 새 등 동물과 피노키오, 뽀로로 등 만화 캐릭터를 재현해 놓은 테마전시관은 아이들의 눈높이와 취향에 맞췄다. 미술관 2층 유리공예 체험관에서 불에 달궈진 유리 덩어리가 독특한 모양의 그릇과 공예품 등으로 탈바꿈하는 과정을 보는 재미도 그만이다. 컵, 열쇠고리, 화병 등을 직접 만들어 보는 체험 프로그램도 운영한다. 맥아트미술관 1층에 있는 아트샵BODA는 취향에 따라 형형색색 다양한 모습을 띤 유리 공예품을 구경하고 살 수 있는 곳이다.

바다내음 가득한 바람을 맞으며 미술관 뒤편 갈대밭 산책로에 설치된 연꽃, 나무, 의자, 집, 파라솔 등 유리로 만든 예술작품을 감상하는 재미도 쏠쏠하다.

이선우 기자 seonwoo.le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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