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주니어와 내통 의혹 러시아 인사들은 누구?

입력 2017-07-13 17:18 수정 2017-07-13 17:18
트럼프 주니어 만난 러 변호사는 美서 反러시아 법률 폐지 운동
회동 주선 러 사업가 부자는 미스유니버스 대회후원…트럼프와 인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장남 트럼프 주니어와 러시아 인사들 간 내통 의혹이 일파만파의 파문을 일으키고 있는 가운데 이 스캔들에 연루된 러시아 인사들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트럼프 주니어는 미 대선전이 치열하던 지난해 6월 초 공화당 트럼프 후보의 경쟁자인 민주당 힐러리 클린턴 후보에게 타격을 가할 정보를 준다는 약속을 받고 러시아 당국과 연관된 의혹을 받는 러시아인 변호사 나탈리야 베셀니츠카야와 만나 대화를 나눈 것으로 확인됐다.

야당인 민주당은 트럼프 주니어가 트럼프 캠프와 러시아 당국의 공모 의혹을 입증할 결정적 증거가 될 반역행위를 저질렀다며 대대적인 공세를 펼치고 있다.

미국 언론이 '크렘린 변호사'로 별명 붙인 베셀니츠카야는 미국이 2012년 러시아의 인권탄압 관련자를 제재하기 위해 제정한 '마그니츠키법' 폐지 운동을 벌여온 인물로 유명하다.

마그니츠키법은 러시아의 젊은 변호사 세르게이 마그니츠키가 러시아 고위관리가 연루된 2억3천만 달러(2천688억 원)의 탈세 증거를 찾아내 고발했다가 오히려 스스로 투옥돼 2009년 감옥에서 구타당하고 숨진 뒤 제정됐다.

베셀니츠카야는 러시아 관리들이 횡령한 자금을 미국 내에서 세탁한 의혹을 받아 마그니츠키법 위반 혐의로 현지에서 기소된 모스크바주(州) 주정부 교통장관 아들 데니스 카치프의 변호를 맡기도 했다.

미국 델라웨어주에 등록한 회사를 통해 미국인의 러시아 아동 입양을 돕는 일도 했다.

영국 BBC 방송과 러시아 현지 언론 등에 따르면 현재 모스크바 북쪽 외곽 힘키 지역에 있는 법률사무소 '카메르톤 컨설팅'의 공동 대표로 돼 있는 베셀니츠카야는 지난 2009년부터 변호사 활동을 시작한 것으로 전해진다.

그전까지는 모스크바주 검찰청과 은행 등에서 일했다.

변호사 개업 후 청산, 부동산 거래 및 분쟁 등을 성공적으로 대행하며 명성을 얻었다.

그의 변호사로서의 성공에는 모스크바주 검찰청 차장이었던 전 남편 알렉산드르 미투소프의 역할이 컸던 것으로 전해진다.

남편을 통해 국영기업, 모스크바주 사업가와 관리 등을 고객으로 확보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베셀니츠카야는 트럼프 주니어와의 만남으로 스캔들의 중심에 선 뒤에도 "러시아 정부를 위해 일한 적이 없다"고 강변하고 있다.

트럼프 주니어와 베셀니츠카야의 회동을 막후에서 주선한 인물은 아제르바이잔 출신의 러시아 유명 팝가수이자 사업가 에민 아갈라로프다.

에민과 억만장자 사업가인 그의 아버지 아라스 아갈라로프는 모스크바의 건설·부동산개발 전문 업체 '크로쿠스 그룹'(Crocus Group)의 부회장과 회장으로, 트럼프 대통령 부자와는 2013년 9월 모스크바에서 열린 트럼프 그룹 주최 미스 유니버스 대회를 후원하면서 인연을 맺었다.
에민은 지난 2006년 아제르바이잔 대통령 일함 알리예프의 딸 레일라 알리예바와 결혼했으나 2015년 이혼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 경제전문지 포브스에 따르면 부친 아라스는 19억 달러(약 2조1천억 원)의 자산가다.

모스크바 미스 유니버스 대회를 계기로 트럼프 가족과 인연을 맺은 아갈라로프 부자는 한때 모스크바에 트럼프 타워를 건설하는 사업을 추진하는 등 미래의 미국 대통령 가족과 친분을 이어왔으며 미 대선 이후에도 연락을 주고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아갈라로프 측 변호사는 에민이 트럼프 주니어와 베셀니츠카야의 만남을 주선했다고 인정하면서도 이 회동에서 힐러리 후보 비방 자료와 관련한 대화는 없었다고 주장했다.

(모스크바연합뉴스) 유철종 특파원 cjyou@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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