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통화긴축 움직임에 금값 급락…11개 금펀드 한 달 수익률 -7%
"금값 연내 반등…저가매수 기회" vs "위험자산 선호 커져…더 떨어질 것"

지난달 초 온스당 1300달러에 육박했던 금값이 한 달 만에 1200달러대 초반까지 떨어지면서 ‘금 펀드’에 투자한 개인투자자들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금 펀드는 국제 금 선물이나 금광·귀금속 관련 기업 주식에 투자한다. 국내외 시장 전문가 사이에서도 “가격이 급락한 지금을 저가 매수 기회로 삼아야 한다”는 의견과 “온스당 1200달러를 뚫고 더 내려갈 것”이라는 관측이 맞서고 있다.

한 달 새 6% 빠진 금값

12일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국내에 판매되는 11개 금 펀드의 최근 한 달간 평균 수익률(지난 11일 기준)은 -7.09%다. 금 펀드 가운데 설정액이 1091억원으로 가장 큰 ‘블랙록월드골드증권자투자신탁(주식-재간접형)(H)(A)’의 수익률은 -8.57%다. ‘신한BNPP골드증권투자신탁 1[주식](종류A)’(수익률 -7.39%)과 ‘KB스타골드특별자산투자신탁(금-파생형)A’(-5.51%) 등 다른 주요 금 펀드도 마이너스(-) 수익률을 면치 못하고 있다.

국제 금 선물 가격은 지난달 초 미국 뉴욕상품거래소(COMEX)에서 온스당 1294.40달러로 연중 최고가를 기록한 뒤 한 달 넘게 하락을 거듭하고 있다. 이날 금 선물 가격은 온스당 1213.60달러로 지난달 초에 비해 6.24% 떨어졌다.

임승관 KB자산운용 인덱스운용본부장은 “지난달 미국 중앙은행(Fed)이 연내 양적완화(중앙은행이 국채 등을 매입하는 방식으로 시중에 돈을 푸는 것) 축소 가능성을 언급한 이후 달러 가치와 미국 시중금리 상승 기대가 커진 결과”라고 말했다. 금은 화폐(달러) 가치가 떨어지는 것에 대비한 ‘대안 투자’ 성격을 갖고 있어 가격이 달러와 반대로 움직인다.

“저가 매수 기회” vs “더 내려간다”
금값 향방에 대한 전문가들의 의견은 엇갈린다. 금값 반등을 예상하는 전문가들은 올 하반기 달러 가치가 하향 안정세를 보일 것이란 점을 근거로 든다.

‘KODEX 골드선물(H)’ 상장지수펀드(ETF)를 운용하는 최혜윤 삼성자산운용 매니저는 “Fed에 이어 유럽 영국 캐나다 등 주요 선진국 중앙은행도 긴축적 통화정책 시행 가능성을 시사하면서 이들 국가 통화 대비 달러 가치가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며 “약(弱)달러 기조가 유지되는 한 금값은 연내 1300달러까지 오를 것”이라고 내다봤다.

유로 등 주요 6개 통화 대비 달러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인덱스는 지난 11일 95.75로 지난달 초(97.20)보다 1.49% 하락했다. 이 수치가 하락했다는 건 달러 가치가 그만큼 낮아졌다는 의미다. 김훈길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세계 물가상승률을 고려했을 때 금값이 지나치게 낮은 수준까지 내려왔다”며 “지금이 금 투자 적기”라고 말했다.

반면 해리 칠링귀리언 BNP파리바 원자재시장전략본부장은 최근 블룸버그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올 하반기 Fed의 기준금리 인상과 양적완화 축소가 시행되면 이자가 나오지 않는 금 투자의 기회비용은 높아질 수밖에 없다”며 “4분기 금값은 1165달러까지 내려갈 것”이라고 말했다. 주식 등 ‘위험 자산’ 선호가 높아진 데다 미국 내 소비자물가지수 상승률이 Fed의 목표치(2%)를 밑돌고 있다는 점도 금 투자 매력을 떨어뜨리는 요인으로 꼽힌다.

이석진 원자재&해외투자연구소장은 “금은 대표적 ‘안전 자산’인 만큼 단기 매매 차익을 노리기보다는 자산 배분 전략 차원에서 길게 보고 매수하는 게 좋다”고 조언했다.

하헌형 기자 hhh@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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