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권세력 실세가 개헌 주도하려 하면 안돼"
9월부터 전국 순회 토론회
이주영 국회 헌법개정특별위원회 위원장(사진)은 “여야의 개헌특위 위원 36명 중 30명 이상이 ‘분권형 대통령제’를 선호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위원장은 6일 기자와 만나 “대통령에게 집중돼 있는 권력을 분산하지 않고선 ‘최순실 국정농단’ 등 역대 대통령의 불행이 되풀이되는 것을 막을 수 없다는 인식이 확산된 결과로 본다”고 말했다. 자유한국당과 국민의당 바른정당 등 야 3당은 직선으로 뽑는 대통령이 외교 안보 국방 정보 등 외치를 맡고, 총리(다수당 대표)가 내치를 담당하는 분권형 대통령제에 의견을 모은 상태다.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아직 당론을 정하지 않았다.

이 위원장은 “분권형 대통령제의 핵심은 행정수반과 국가수반을 겸하는 현 대통령제를 대통령은 국가수반이 되고, 행정수반은 총리가 맡도록 권력을 분산하는 게 핵심”이라며 “민주당은 당론을 정하지 않았지만 민주당 의원들을 개별적으로 만나 보면 분권형 대통령제를 선호하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문재인 대통령이 ‘선거구제가 개편되면 대통령제가 아니어도 괜찮다’고 언급한 만큼 민주당에서도 움직임이 있지 않겠느냐”고 기대했다. 그는 “정부 형태에 대한 합의를 이루는 게 쉽지 않겠지만 대통령 의지가 강하고 국회 개헌 정족수(200명)도 채우는 등 동력은 확보된 상태”라며 “내년 2월 말까지 단일안을 마련하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개헌특위는 8월 말까지 제1소위(국민기본권, 지방분권, 경제, 재정)와 제2소위(정부 형태, 정당, 선거제도, 사법부)를 중심으로 논의한 뒤 9월부터 한 달간 전국순회 토론회를 열 예정이다. 지역별 의견을 수렴한 뒤 10월 말께 서울에서 개헌을 위한 원탁대토론회를 열어 방향을 잡은 뒤 연말까지 종합적인 조율 작업을 벌이고, 내년 초 본격적인 협상에 들어가 2월 말까지 단일안을 마련한다는 계획이다.

이 위원장은 “개헌의 핵심 요소는 기본권과 지방분권, 정부 형태 등 세 가지”라며 “환경권과 생명권, 정보 접근권 등 새 시대 조류를 반영하는 기본권 조항 신설 등 기본권 부분은 어려움이 없지만 지방분권은 자치입법, 자치재정, 자치조직권 등 재량 폭을 어느 정도 주느냐를 놓고 다양한 의견이 나오고 있어 조율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이 위원장은 “집권세력의 실세가 개헌을 주도하려 한다면 정치적 의도를 의심받을 수 있는 만큼 분위기를 만들어주는 선에서 협조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지적했다.

이재창 선임기자/박종필 기자 leejc@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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