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에서

구호만 들리고 알맹이 안 보여
투자 활성화 방안·규제 개혁 시급
문재인 정부는 일자리 창출을 위해 ‘코리안 메이드(Korean made)’ 전략을 구사하겠다고 한다. 대선공약집을 통해 수출 품목의 첨단화, 고부가가치화, 지속적인 수출구조 고도화 추진을 위한 전략이라고 소개했다.

기존에 원산지를 표기하던 ‘메이드 인 코리아’ 대신 범위를 넓혀 한국의 강점과 이미지를 브랜드로 만들어 한국 기업들의 수출 전선에 도움을 주겠다는 포석이 깔려 있다고 설명한다.

그런데 구호만 보인다. ‘코리안 메이드’ 전략의 알맹이가 보이지 않는다. 4차 산업혁명 시대 국내 기업들의 생존과 혁신을 이끌 수 있는 구체적인 전략이 없다. 일자리를 늘리기 위한 투자 활성화 및 규제 개혁, 노동 개혁 그림도 보이지 않는다. 되레 기업들을 옥죄는 정책만 넘쳐난다.
다른 나라들은 벌써 4차 산업혁명 시대의 주도권을 쥐기 위해 정부가 나서 뛰고 있다.

일본 정부는 제조업, 건강·의료 등에 대한 데이터를 축적하고 이를 플랫폼으로 만들어 국제 표준으로 발전시킨다는 계획까지 짜놨다. 독일은 이미 정부가 나서 지멘스, 보쉬 등 독일 대표 기업과 연구소, 대학 등을 끌어들여 ‘플랫폼 인더스트리 4.0’이란 협력체제까지 구성했다.

문재인 정부는 이런 흐름을 냉철하게 주시할 필요가 있다. 인공지능(AI)과 로봇이 중심이 된 4차 산업혁명 시대에 비정규의 정규직화, 최저임금 인상 등 노동계의 주장이 반영된 일자리 패러다임에만 갇혀 있을 때가 아니다.

새 정부는 기업들이 국내에 돈을 풀고 제대로 뛸 수 있는 ‘판’을 마련해줄 방안을 고민해야 한다. 기업인과 학자들을 불러모아 머리를 맞대야 한다. 코리안 메이드를 뛰어넘어 4차 산업혁명 시대를 주도할 구체적 실행 전략을 짜야 할 때다.

장창민 산업부 기자 cmja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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