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ade In Korea 시대' 다시 열자
(5)·끝 - 일자리 지키는 공장 자동화

2012년 3월 경남 창녕군에 준공된 넥센타이어 공장은 야간에 불이 꺼져도 공장이 저절로 움직이는 ‘스마트 공장’이다. 무인 반송차, 전자태그(RFID), 자동화 로봇 등을 활용해 재료 입고에서 제품 출고까지 전 공정을 자동화했다. 기존 공장의 고용 창출 규모와 비교할 정도는 안 되지만 창녕 공장에도 1100개의 고급일자리가 만들어졌다.

강병중 넥센그룹 회장은 “한국 인건비가 높은 것은 사실이지만 중국에서 친환경 고급 타이어를 만드는 것은 한계가 있다”며 “우수한 직원들과 생산성을 극대화한 첨단 설비가 어우러져 기대한 만큼의 생산성을 내고 있다”고 전했다.

◆단순 노무를 대체하는 로봇

인공지능(AI), 사물인터넷(IoT) 등으로 대변되는 4차 산업혁명이 본격화되면 기계가 사람의 일자리를 대신할 것이라는 불안감이 퍼지고 있다. 제조업 투자의 고용 유발 효과가 현저히 떨어질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하지만 이런 주장들은 “기술 혁신에 따른 산업의 역사적 변화를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 데서 나오는 오해”(김태유 서울대 산업공학과 교수)라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충남 천안에 공장을 가동하고 있는 세계 3위 엘리베이터업체인 티센크루프엘리베이터코리아는 2015년 업계 최초로 스마트공장 시스템을 도입했다. 작년엔 200억원을 투자해 자동화설비와 로봇용접기도 구매했다. 그 결과 시간당 생산량이 종전보다 100% 이상 증가했다. 덕분에 티센크루프의 지난해 매출은 6500억여원으로 전년(5000억여원) 대비 30%가량 증가했다.

그렇다면 무엇이 달라졌을까. 최근 3년간 티센크루프 직원 수는 900명대를 유지하고 있다. 다만 스마트화로 일자리 성격과 배분 비율이 달라졌다고 한다. 단순 노동이 줄어든 대신 품질관리와 구매 쪽 일자리가 늘어났다는 것.

장동윤 티센크루프 생산기획실장은 “로봇이 돌아가면서 평소 일손이 부족한 쪽에 기존 인력들을 많이 배치해 인력 운용의 효율성을 높일 수 있었다”며 “지금처럼 생산성과 매출이 계속 늘어나면 고용을 더 늘려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인간의 생산성은 더 올라간다

장치산업으로 이미 대부분 공정이 자동화된 정유·화학업계도 스마트 공장시스템을 적극 도입하고 있다. 근로자들의 평균 연령이 계속 높아지면서 안전관리 등을 자동화할 필요성이 생긴 데다 효율적인 공정관리를 통해 생산성을 높일 수 있기 때문이다.

SK이노베이션은 정보통신기술(ICT)을 활용해 센서를 통한 유해가스 실시간 감지, 머신러닝 기술로 사고를 미연에 방지하는 회전기계 위험예지, 데이터를 통한 스마트 공정운전 프로그램 등을 적용키로 하고 최근 현장테스트까지 마쳤다. 이 회사는 이 같은 시스템을 울산 공장에 먼저 적용한 뒤 모든 공장에 단계적으로 확대해나갈 계획이다. 오준석 숙명여대 경영학부 교수는 “모든 기업의 숙명은 글로벌 경쟁에서 살아남는 것”이라며 “싼 임금과 재료를 찾아 해외로 공장을 옮기는 기존 생존 전략에 스마트화라는 새로운 전략이 추가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R&D 중심 고급일자리 만들어야
4차 산업혁명 시대엔 단순 제조업 일자리보다 연구개발(R&D), 제품 기획, 마케팅 등 기업의 핵심 가치를 만드는 일자리에 집중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휴대폰, 반도체, TV 등 부문에서 세계 1위 업체인 삼성전자는 전 세계에 38개 생산 거점을 갖고 있다. 한국의 공장은 5곳에 그친다.

하지만 R&D 연구 인력은 전체 인원(6만2546명)의 70%(4만4306명)가 한국에서 근무한다. 현대자동차그룹도 마찬가지다. 지난달 말 기준 현대·기아차의 R&D 인력 1만4000여 명 중 1만2000여 명(85%)이 국내에서 일하고 있다.

문휘창 서울대 국제대학원 교수는 “애플의 아이폰은 폭스콘과 같은 협력업체들이 중국에서 전량 생산하지만 ‘메이드 인 차이나’ 제품으로 인식되지 않는다”며 “4차 산업혁명 시대엔 생산기지보다 본사의 핵심 역량이 훨씬 중요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좌동욱/안대규/강현우 기자 leftki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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