못 믿을 기상청…장마라더니 '폭염', 다음날 예보도 빗나가

서울 일주일 내내 비 예보했지만 실제론 안 오거나 강수량 '찔끔'
뿔난 시민들 "해외 사이트가 낫다"

기상청 "태풍 때문에 예측 어려워
이번 장마는 국지적…지역 편차 커"
“하늘이 이렇게 맑은데 비가 오고 있다고?” “내일은 진짜 비가 올까.”

장마가 시작된 뒤 기상청의 일기 예보가 연일 빗나가면서 기상청에 대한 불신이 커지고 있다. 날씨 정보를 얻기 위해 기상청이 아니라 해외 기상예보 웹사이트를 찾는 ‘기상 망명족’도 늘고 있다.

5일 오전 11시 서울에 폭염주의보가 내려졌다. 경기 내륙과 강원, 영남, 제주 일부 지역에도 폭염주의보가 발령됐다. 폭염주의보는 하루 최고 기온이 33도 이상인 상태가 이틀 이상 지속될 것으로 예상될 때 내려진다.

기상청 예보는 달랐다. 기상청은 지난달 30일 중기 예보를 하면서 서울에 1주일 내내 비가 올 것으로 전망했다. 장마전선이 남북으로 오르내리며 서울뿐 아니라 전국에 많은 비가 온다고 했다. 하지만 본격적인 장마가 시작됐다고 발표한 지 1주일도 채 안 돼 무더위가 찾아온 것이다.
기상청 예보가 빗나간 것은 한두번이 아니다. 지난달 24일에는 비는 오지 않고 흐리기만 할 것으로 예보했지만 서울 곳곳에 비가 내려 우산을 준비하지 않은 시민들은 낭패를 봤다. 지난달 27일과 28일에도 서울에 10~40㎜ 안팎의 비가 온다고 예보했으나 강수량은 0㎜(송월동 관측소 기준)였다. 지난 3일과 4일에도 많은 비(30~80㎜)를 예보했으나 실제 강수량(0.5㎜)은 훨씬 못 미쳤다. 중기 예보는커녕 바로 다음날 전망도 빗나간 것이다. 야외 행사를 주로 하는 한 이벤트업체 관계자는 “기상청의 비 예보를 믿고 예약한 행사를 취소하는 고객들이 적지 않다”며 “행사하기로 한 당일 마른하늘을 보면 세금이 아깝다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기상청 예보에 실망해 해외 웹사이트에서 일기예보를 접하는 사람들도 적지 않다. 영국 ‘BBC웨더’와 미국 기상업체 ‘아큐웨더’가 대표적이다. 인터넷 커뮤니티나 블로그에서는 ‘한국 기상청보다 적중률 높은 해외 기상예보 사이트’ ‘일본 기상청에서 국내 날씨 확인하는 방법’ 등의 게시물도 쉽게 찾을 수 있다. 양배추 선물거래업을 하고 있는 고모씨는 “국내 기상청보다 일본이나 영국 기상기관이 강수량 예보를 더 정확하게 해 해외 웹사이트를 주로 이용한다”며 “지난해 장마철에도 국내 기상청은 비가 오지 않는다고 했는데 BBC웨더에서 예보한 대로 비가 온 적이 많다”고 말했다.

기상청도 할 말은 있다. 우선 중기 예보가 빗나간 것은 태풍 ‘난마돌’의 움직임을 예측하기 힘들었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중부지방에 머물던 장마전선은 지난 4일부터 한반도 남쪽으로 내려갔다. 한반도 북쪽의 찬 공기가 남쪽으로 내려보내는 힘과 제주 남쪽의 난마돌이 북상하는 힘의 균형에 의해 장마전선은 중부지방에 머물렀다. 그러나 난마돌이 예상보다 빠르게 일본 쪽으로 선회해 장마전선을 위로 밀어올리는 힘이 약해져 장마전선이 일찍 남하하게 됐다는 것이다. 기상청은 태풍 경로를 정확하게 예측하는 모델은 아직 세계적으로 개발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향후 3일간의 날씨를 예상하는 단기 예보가 빗나간 건 이번 장마의 특성과 관련이 있다고 설명했다. 기상청 관계자는 “이번 장마는 국지적으로 많은 비가 내리는 것이 특징”이라며 “강수량의 지역 편차가 커 예보에 어려움을 겪는 게 사실”이라고 말했다.

박상용 기자 yourpenci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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