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핵·미사일 급진전…연내 핵무장 가시권

"북 핵무기 상당 수준 소형화 도달한 듯"
북한 "대형탄두 장착·대기권 재진입 성공"

국방부·전문가 "완벽한 ICBM엔 아직…"

< 한·미, 선제타격 훈련 > 한·미 미사일부대는 5일 오전 7시 북한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발사에 대응해 동해안에서 한·미 연합 탄도미사일 사격을 했다. 한국군의 현무-2(왼쪽)와 미 8군의 에이태킴스(ATACMS·오른쪽) 지대지 미사일이 동시에 발사되고 있다. 이들 미사일은 초탄에 목표물을 명중시켜 유사시 적 지도부를 정밀 타격할 수 있는 능력을 과시했다. 합동참모본부 제공

한민구 국방부 장관은 “북한의 추가 핵실험 가능성이 있다”고 5일 말했다.

북한이 작년 9월 5차 핵실험을 한 데 이어 지난 4일 발사한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화성-14형’에 장착할 핵탄두 기술을 개선하기 위해 6차 핵실험을 할 수 있다고 예상한 것이다.

또 한·미·일 당국은 이날 사거리 기준으로 볼 때 ‘화성-14형’이 ICBM급이라고 공식 인정했다. 1차 관문인 ‘사거리 시험’을 통과한 북한은 “대형 핵탄두를 장착하고 대기권 재진입에 성공했다”며 ICBM 기술을 모두 보유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우리 국방부와 전문가들은 “완전히 성공했다고 단정하기 힘들다”고 판단했다.

◆“풍계리에서 언제든 핵실험 가능”

한 장관은 이날 국회 국방위원회 전체회의에서 ‘북한이 6차 핵실험을 할 수 있냐’는 물음에 “단정적으로 말하기 어렵지만 핵 미사일 완성이 국가적 목표이기 때문에 가능성이 크다“고 답했다. 한 장관과 함께 국방위에 참석한 장경수 국방부 정책실장 직무대리(소장)도 “북한은 함경북도 풍계리에서 언제든지 핵실험이 가능한 상태”라고 설명했다.

한 장관은 이어 “여러 차례 핵실험을 거쳐 북한의 핵무기는 상당한 소형화 수준에 이르렀을 것으로 추측한다”고 말했다. 다만 “아직 특이한 징후를 식별한 것은 없다”며 “국방부 장관으로서 북한이 핵을 가졌다고 확인하는 것은 좋지 않은 것 같다”고 즉답을 피했다.

한 장관은 북한의 ICBM 기술에 대해선 “완벽하지는 않다”는 평가를 내렸다. 그는 ‘마하 21(음속의 21배) 이상의 속도를 내야 ICBM으로 분류되는데 화성-14형의 속도는 어떠냐’는 질문에 “마하 20보다 훨씬 떨어지는 수준”이라며 “사거리 등을 중심으로 볼 때 초기 수준의 ICBM으로 본다”고 말했다. 또 “대기권 재진입 기술을 가지고 있는지 여부는 시간이 지나도 분석되기 어렵다”며 “최소한 7000~8000도의 온도를 견딜 수 있는 탄두부를 만들 수 있는지를 보여줘야 하는데 아직 돼 있지 않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북한은 성공했다고 자평

북한은 대형 핵탄두 장착과 대기권 재진입, 2단 분리 기술을 완성했다고 주장했다. 북한 조선중앙통신은 이날 “새로 개발한 대형 중량 핵탄두 장착이 가능한 대륙간탄도로켓의 기술적 특성을 확증하고 우리가 새로 개발한 탄소 복합재료로 만든 전투부 첨두(탄두부)의 열견딤 특성 등을 비롯한 재돌입(재진입)의 모든 기술적 특성을 최종 확증하는 데 목적을 두고 (이번 실험을) 진행했다”고 밝혔다. 이어 “새로 설계한 계단 분리(단 분리) 체계의 동작 정확성과 믿음성을 검토했다”며 화성-14형이 2단 로켓으로 발사됐음을 알렸다.
단 분리와 핵탄두 장착, 대기권 재진입 등은 ICBM의 성공 여부를 가르는 요소로 평가된다. 구체적으로 정상적인 단 분리를 거친 뒤 대기권에 재진입할 수 있는 핵탄두를 만들 수 있느냐가 핵심 기술로 꼽힌다. ICBM은 대기권 밖으로 나갔다가 다시 들어오는 과정에서 마하 24 이상의 하강 속도를 내는데 이때 7000도 이상의 고열이 발생하면서 탄두 부분이 깎이거나 마모되는 ‘삭마’ 현상이 일어난다. 이 과정에서 탄두가 고르게 깎이지 않으면 미사일이 공중에서 터지거나 목표물이 아닌 엉뚱한 방향으로 날아간다.

북한은 작년 3월 탄두의 대기권 재진입 환경 모의시험에 성공했다고 주장하며 사진을 공개하기도 했다. 하지만 우리 군당국은 당시 시험이 1500∼1600도 환경에서 실시된 것으로 평가했다. 한 장관의 이날 국회 발언처럼 ICBM의 대기권 재진입에서 발생하는 7000도 이상의 고열을 견딜 수 있는지는 여전히 의문이라는 얘기다.

김동엽 북한대학원대 교수는 “북한이 이번 시험발사에서 대기권 재진입 이후에도 핵기폭장치가 보호돼 정상 작동했는지에 대해 명확한 답을 하지 않고 모호하게 표현했다”고 지적했다.

정인설/배정철 기자 surisuri@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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