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과 한화, 미래에셋 등 금융과 산업이 복합된 그룹의 금융 안정과 투명성 확보를 위해 금융지주회사 설립이나 계열분리를 강제 지정토록 하는 명령제를 도입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전성인 홍익대학교 경제학 교수는 30일 여의도 국회도서관에서 더불어민주당 최운열 의원·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등 주최로 열린 '문재인 정부 재벌 개혁 어떻게 해야 하나' 토론회에서 발제자로 나서 이같이 주장했다.

그는 "미국의 감독 방향을 보면 은행 또는 비은행을 구분하지 않고 체제적으로 중요한 금융회사의 시스템 위험 감독을 강화했다"고 소개했다.

미국은 금융안정협의회가 권고하거나 연방준비제도(연준·Fed)가 집행하는 방식으로 금산복합그룹 내 금융회사 간 단순하고 투명한 소유 구조, 감독기구와 소통할 대표 금융기관 지정 등 실질적으로 금융지주회사 설립을 장려하고 있다는 것이다.

전 교수는 "국내 복합금융기관의 안정성과 투명성 강화를 위해 이런 규제를 도입해야 한다"며 "우리나라에서도 금산복합그룹에 대해 금융지주회사 형성 명령을 의무화하고 감독 조치가 작용하지 않으면 최후의 수단으로 금융집단 계열분리 명령제도 도입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규제 완화 형태의 중간금융지주회사 도입에 반대한다"며 "이번 금융과 산업 복합그룹에 대한 규제는 공정거래법이 아닌 금융규제법상 지주회사 강제 명령 형태로 도입하되 명령 주체는 공정거래위원회가 아니라 금융안정협의회의 권고를 거쳐 금융 건전성 감독원이 발동하는 방안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전 교수는 또 "규제는 체제적 위기의 수준과 금융자산 총계 규모가 크거나 1종 금융기관을 지배하는 금산복합그룹을 대상으로 해야 한다"며 가장 우선 규제를 받아야 할 대상으로 삼성, 한화, 미래에셋 등 3개 그룹을 지목하고 2단계 규제 대상으로 롯데와 KT, 효성, 현대자동차 등을 꼽았다.

삼성은 삼성생명을 포함한 17개 금융회사의 자산이 전체의 54% 수준이며 한화는 한화생명 등 금융계열 자산이 72% 수준이다.

미래에셋은 금융 계열(34곳) 자산이 99%에 달하지만 지주회사로 전환하지 않은 유일한 곳이다.

전 교수는 "특히 미래에셋은 대부분이 금융계열인 데다 지배구조가 거미줄처럼 얽혀 있으나 금융그룹 중에서 유일하게 지주회사로 전환하지 않았다"며 "계열사마다 각각의 법을 적용받고 있을 뿐 그룹 전체를 시스템적으로 보기 어려워 지주회사 전환이 필수적"이라고 지적했다.

(서울연합뉴스) 윤선희 기자 indigo@yna.co.kr

ⓒ 한경닷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