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가 상승에 투자하던 헤지펀드
올 40달러대 초반으로 급락하자 비관론 합류하며 하락에 베팅
국제 유가가 올 상반기에만 20% 급락해 배럴당 40달러 초반대로 주저앉았지만 비관론은 여전히 가라앉지 않고 있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석유수출국기구(OPEC)의 ‘우방’으로 불리며 유가를 지지하던 헤지펀드마저 유가 추가 하락에 베팅하고 있다고 24일(현지시간) 전했다.

과거 유가 급락 시 반등을 점치며 투기적 베팅을 통해 유가를 끌어올렸던 헤지펀드마저 산유국의 감산이 공급과잉을 해소하기에 역부족이라는 판단을 내리고 있다는 분석이다.

FT는 그 근거로 미국 셰일원유의 하루 생산량이 내년 1000만배럴로 늘어나고, 산유국의 감산협약에서 제외된 나이지리아와 리비아가 생산량을 급격히 늘려 수출 확대에 나서면서 감산 효과를 반감시키고 있다고 전했다.

에너지 컨설팅업체 관계자는 “산유국의 감산이 수급을 맞추는 효과를 내고 있지만 시장 분위기를 바꿔놓을 정도로 충분하지 않다”며 “유가가 배럴당 40달러 아래까지 떨어질 수 있다”고 예측했다.
미국 서부텍사스원유(WTI)와 북해산 브렌트유 가격은 지난 한 주에만 각각 3.9% 떨어져 5주 연속 하락세를 기록했다. 2015년 8월 이후 최장 기간 하락세다.

반면 미국 원유시추설비(리그) 가동 건수는 지난주 11개 늘어난 758개로 집계됐다. 23주 연속 증가세를 보이며 2015년 4월 이후 최대치를 기록했다.

호주의 투자은행 맥쿼리는 “산유국의 감산 전략이 실패로 끝나면서 감산 기한인 내년 3월 이후 엄청난 물량의 원유가 쏟아져 나올 것”이라고 전망했다.

유가의 급반등을 전망하며 지금은 매수 포지션을 잡아야 할 때라는 분석도 있다. 씨티는 지난주 원자재팀이 낸 보고서에서 “바닥을 확인한 유가가 V자로 반등할 것”이라며 “지금은 원유를 살 때”라고 했다.

뉴욕=이심기 특파원 sgle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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