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갈길·요철길·협로·지그재그 코스…

아시아 유일 오토바이 교육장 에스원 바이크스쿨

출동요원 주행안전 위해 설립 "도로 위 돌발상황 대처능력 높아져"
내년엔 고객사·공공기관 등 교육 확대

지난 22일 충남 천안 에스원 인재개발원 바이크스쿨에서 우현진 인재개발그룹 교육담당 대리가 기자를 태우고 회전교차로 코스를 돌고 있다.

아지랑이가 피어오르는 1만㎡(약 2900평) 규모 아스팔트 위로 125㏄ 흰색 오토바이가 내달렸다. 몸을 풀 듯 지그재그로 러버콘(고깔 모양의 교통안전시설물)을 피하며 날렵하게 움직이던 오토바이가 정지선 앞에서 부드럽게 멈춰섰다. 오토바이에 탄 교관이 조금 과장된 모습으로 좌우를 살핀 뒤 스로틀을 당겨 다시 출발했다. 코너를 돌아나가는 속도가 점점 빨라질수록 오토바이가 쓰러질 듯 기울면서 몸과 지면이 가까워졌다. 무릎이 지면에 닿을 것만 같은 착시가 일자 자연스레 교관 허리를 붙든 손에도 힘이 들어갔다. 뒤에 앉은 기자의 몸이 얼어붙는 것을 느꼈는지 오토바이를 몰던 교관이 말했다. “오토바이가 옆으로 기운다고 해서 몸을 반대로 세우면 같이 넘어집니다.”

지난 22일 충남 천안에 있는 에스원 인재개발원을 찾았다. 인재개발원 내에 5월 준공한 ‘바이크스쿨’을 직접 체험해보기 위해서였다. 아시아에서 유일한 오토바이 전용 교육장이다. 바이크스쿨은 오토바이로 출동하는 일이 잦은 에스원 출동요원의 주행안전을 위해 설립됐다.

천안 에스원 바이크스쿨 전경

바이크스쿨은 125㏄가 넘는 오토바이를 몰기 위한 면허 취득을 위해선 반드시 통과해야 하는 S자, Z자, 협로, 슬라럼(지그재그) 코스 외에도 일상 도로에서 만날 수 있는 16개 코스를 추가해 총 20개 코스로 구성했다. 전건 에스원 인재개발원 교육담당 과장은 “도로교통공단 등에 자문해 일상 주행 중 사고가 나기 쉬운 환경을 재현한 코스”라고 설명했다. 골목길을 재현한 코스는 2.3m 높이 담을 쌓아 올려 골목 너머를 볼 수 없도록 했다.

골목길을 빠져나와 우회전하자 사각지대에서 갑작스레 공사현장이 나타났다. 기자를 뒷좌석에 태우고 체험을 돕던 우현진 인재개발그룹 교육담당 대리는 “돌발상황을 앞두고 브레이크 조작을 제대로 하지 못하거나 회피 기동을 못해 일어나는 사고가 가장 많다”고 설명했다.

아스팔트 외에도 다양한 노면을 체험하기 위한 코스도 준비돼 있었다. 자갈길을 지나거나 진행 방향과 수직으로 나열된 파이프를 넘을 땐 숙련된 교관도 긴장하는 듯했다. 바퀴가 파이프를 타고 넘을 때마다 엉덩이가 시트 위에서 5㎝ 이상 튀어올랐다. 우 대리는 “자갈길이나 요철 구간을 지날 때 브레이크를 함부로 잡았다간 무조건 핸들이 돌아 위험한 상황에 빠진다”며 “미리 충분히 속도를 줄인 뒤 일정한 속도로 통과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우 대리는 현장에서 출동요원으로 근무하며 12년 동안 무사고 운전을 한 베테랑이다. 그에게 오토바이 타는 법을 배운 후배 대원이 300명이 넘는다.
교육생이 오토바이를 타는 데 충분히 익숙해지면 실제 현장 출동을 할 때처럼 고객사 열쇠뭉치, 사다리 등 40㎏가량의 장비를 오토바이에 싣고 코스를 돌아야 한다. 장비를 싣고도 코스를 무사히 통과해야 교육을 수료할 수 있다. 우 대리는 “장비 없이 운전할 때와 그렇지 않을 때의 주행 특성은 천지 차이”라고 강조했다.

“핸들은 움직일 필요가 없습니다. 몸만 원하는 방향으로 기울이면 오토바이가 알아서 방향을 바꿀 겁니다.” 우 대리의 한마디만 믿고 이번엔 혼자 오토바이에 올랐다. 정곡을 찌르는 가르침 덕분일까. 오토바이를 타는 것이 처음인 기자도 원 코스를 무난히 돌고 슬라럼도 무사히 통과할 수 있었다. 전 과장은 “일본 혼다 오토바이 스쿨 지도자 과정을 수료한 교관들이 지도자로 나설 예정”이라며 “내년부터 외부인 교육을 점점 늘려 국내에 안전한 오토바이 문화를 정착시키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천안=이우상 기자 ido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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