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통신비 낮추는 길은 시장경쟁 활성화뿐이다

입력 2017-06-19 17:39 수정 2017-06-20 01:19

지면 지면정보

2017-06-20A35면

국정기획자문위원회가 미래창조과학부로부터 보고 받는 회차가 늘어날수록 정부의 통신비 개입 강도 또한 높아지고 있다. 미래부가 네 번째 국정기획위 보고에서 관련 고시를 개정해 현재 20%인 선택약정할인율을 25%로 높이는 방안 등을 들고나온 게 그렇다. 요금인가제 폐지 등을 말하던 미래부가 국정기획위의 통신비 압박을 기회로 오히려 규제 권한을 더 키우려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선택약정할인은 2014년 10월 ‘단말기 유통구조 개선법’과 함께 도입된 것으로 소비자가 단말기 지원금을 받지 않는 대신 약정기간 통신비를 할인받는 제도다. 미래부는 단통법 도입 후 비판이 거세지자 선택약정할인율을 크게 올린 바 있다. 사업자들에 요금 인하를 사실상 강제하는 조치였다.
하지만 지금은 단통법의 지원금 상한 폐지가 거론되는 마당이다. 선택약정할인 역시 통신사 자율에 맡기는 방향으로 가는 게 마땅하다. 그러나 미래부는 기본료 폐지를 압박할 법적 근거가 없다는 비판이 비등하자 선택약정할인율을 더 높이는 데서 출구를 찾으려고 한다. 미래부는 고시만 개정하면 된다고 판단한 모양이지만, 고시 자체가 가격을 통제하는 월권 논란을 안고 있다. 더구나 정부가 이런 식으로 요금 인하를 강제하면 통신비는 사업자가 아니라 미래부 장관이 결정하는 것이나 다름없다.

새 정부가 들어서면 없어질지 모른다던 미래부가 국정기획위의 통신비 압박을 계기로 조직과 규제 측면에서 한껏 세(勢)를 불릴 기회를 포착한 형국이다. 선택약정할인율 상향에 보편적 요금제 등 일련의 통신비 인하 방안이 정부가 직접 통신요금을 설계하는 쪽으로 향하고 있는 게 그렇다. 나아가 이를 위한 입법을 국회에 압박하는 모양새 아닌가.

하지만 단통법에서 보듯 정부의 인위적인 통신비 개입은 또 다른 규제를 부를 뿐 성공한 적이 없다. 당장 와닿는 통신비 인하 방안일수록 더 큰 부작용을 초래하거나 ‘풍선효과’로 귀결된다는 점도 그동안의 교훈이다. 경쟁 활성화 말고는 통신비를 인하할 다른 방도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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