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SK, 상반기 호(好)실적…일부선 하반기 둔화 우려
클라우드 시장 커지면서 서버용 메모리 수요 급증
경기 안전판 역할할지 주목

한경DB

반도체산업이 호황이다. 삼성전자 메모리사업부 영업이익률이 지난 1분기 50%를 넘은 데 이어 SK하이닉스도 D램 영업이익률이 2분기에 50%를 돌파할 전망이다. 두 회사 주가도 크게 올랐다. 시장 일각에서는 벌써 “반도체 수요가 하반기부터 둔화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 섞인 목소리가 나온다. 하반기 세계 메모리 반도체 시장에 영향을 줄 각종 변수를 점검한다.

스마트폰에서 서버로 수요 이동

작년 6월 DDR4 4기가비트 칩을 기준으로 1.5달러 안팎이던 D램값은 올초까지 급등한 뒤 3월부터 3.4달러대에서 횡보하고 있다. 수요자인 PC 제조업체 등의 가격 저항이 만만치 않은 데다 메모리 가격 상승을 주도하던 중국 스마트폰 제조업체들의 수요도 조금씩 줄고 있기 때문이다.

시장조사업체에 따르면 지난해 전년 대비 41%에 이르던 모바일용 D램 수요 증가폭은 올해 30% 초반으로 주저앉을 전망이다. 메모리 가격이 단기간에 오르면서 스마트폰용 메모리 반도체 수요 증가세가 둔화돼서다. 세계 스마트폰 시장 수요는 제자리걸음을 하고 있지만 스마트폰용 메모리 판매는 큰 폭으로 늘었다. 동영상과 음악 등 스마트폰에 저장하는 파일용량이 늘면서 스마트폰 제조업체들이 폰 하나에 들어가는 메모리 반도체 용량을 늘렸기 때문이다.

반도체 제조업체들이 고객과 계약한 반도체 가격의 평균을 나타내는 고정가격은 3분기부터 본격적인 보합세로 접어들 것이라는 예측이 나온다. 올 3분기 이후 반도체 호황이 꺾일 가능성이 있다는 조심스러운 전망의 근거이기도 하다. 최근 금융투자업계에서도 반도체 경기의 방향성을 놓고 치열한 논쟁이 벌어지고 있다.

이 같은 상황에서 서버용 메모리 수요 증가가 반도체 경기 하락을 막아내는 안전판 역할을 해낼지 주목된다. 올해 28% 정도인 서버용 메모리의 시장 비중은 내년에 32%까지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이런 가운데 각종 데이터센터에 들어가는 서버용 메모리 수요는 늘고 있다. 아마존과 구글, 페이스북은 물론 알리바바와 텐센트 같은 중국 업체들까지 데이터센터를 공격적으로 확대하고 있다.

전자업계 관계자는 “AI가 스스로 학습하는 초기에는 연산을 담당하는 시스템 반도체의 역할이 크지만 학습량이 쌓일수록 이를 저장하는 메모리 반도체가 중요해진다”고 설명했다.

늘어나는 낸드 공급도 변수

서버용 메모리 시장은 PC나 스마트폰용 메모리 시장과는 달리 가격 저항이 작다. 스마트폰과 PC는 반도체와 같은 부품 단가가 올라가면 판매수익이 떨어져 메모리 가격을 올려주는 데 한계가 있다.

하지만 시장이 빠르게 커지는 클라우드시장을 놓고 경쟁하고 있는 글로벌 업체들은 좀 비싼 가격을 치르더라도 제때 메모리를 공급 받아 고객에게 높은 수준의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 중요하다.

서버에 사용되는 메모리 반도체는 PC나 스마트폰에 들어가는 것보다 품질이 높고 그만큼 가격도 비싸다. 대용량 데이터를 안정적으로 저장하면서도 불특정 다수 사용자가 원하는 정보를 빠르게 출력해야 하기 때문이다. 스마트폰 및 PC용 메모리 시장이 올 하반기 다소 둔화되더라도 전반적인 반도체 업황은 호조를 나타낼 것이라는 전망의 근거다.

공급에서는 낸드 공급량 증가가 관심이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마이크론 등으로 공급자가 제한된 D램과 달리 낸드에서는 도시바와 인텔까지 5파전이 벌어지고 있는 가운데 칭화유니 등 중국 업체들이 신규 생산을 앞두고 있다. 모두 낸드 제품의 3차원(3D) 집적도를 높여가고 있어 공급은 더 빠르게 늘고 있다.

글로벌 낸드 공급은 3분기에 전 분기 대비 19%, 4분기에는 12%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다만 낸드는 D램과 달리 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SSD)라는 성장하는 시장이 있어 공급 증가를 상당 부분 흡수할 가능성이 높다. SSD는 낸드를 이용해 기억을 저장하는 장치로 기존 하드디스크드라이브(HDD)보다 부피가 작고 소모 전력도 적어 데이터센터를 중심으로 교체 수요가 크게 늘고 있다.

노경목 기자 autonom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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