쌈 싸먹던 돼지목살…스테이크로 '변신'

입력 2017-06-18 18:53 수정 2017-06-19 00:17

지면 지면정보

2017-06-19A23면

한우 스테이크의 3분의 1 가격 '가성비 짱'
야외서 부담없이 즐겨 캠핑族에도 인기
돼지고기는 한국인이 가장 사랑하는 육류다. 농림축산식품부가 조사한 한국인의 육류 소비량(46.8㎏) 가운데 절반(23.3㎏)을 차지한다. 맛도 맛이지만 언제든 소주 한잔과 함께 먹을 수 있는 부담없는 가격이 돼지고기가 사랑받는 이유로 꼽힌다.

서민 육류의 대명사인 돼지고기를 구이가 아니라 스테이크 형태로 즐기는 소비자가 늘고 있다.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가 높은 데다 뭔가 이색적으로 즐길 수 있다는 점 때문이다. 외식업체와 대형마트는 이 같은 수요를 겨냥해 뼈째 절단하거나 여러 부위를 붙여 만든 두툼한 스테이크 제품을 잇따라 내놓고 있다.

홈플러스는 전국 주요 매장에서 스테이크용 돼지고기인 ‘뼈대 있는 돈등심’을 판매 중이다. 돼지 등심 부위를 뼈와 함께 절단한 것으로 부드러운 육질의 스테이크를 원하는 고객들을 겨냥했다. 지난해 출시한 ‘엄지척 돼지갈비’(사진)에 이은 두 번째 스테이크용 돼지고기 상품이다. ‘엄지척 돼지갈비’는 돼지갈비를 통상적인 형태로 절단하지 않고 한쪽 뼈를 길게 남겨 스테이크로 요리하기 좋게 했다.
홈플러스 관계자는 “엄지척 돼지갈비가 100g당 2000원 안팎인 점을 감안하면 한우의 3분의 1 가격에 스테이크를 즐길 수 있는 것”이라며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등에서 소비자들의 평가가 좋아 추가 스테이크용 상품을 내놓게 됐다”고 말했다.

이마트도 스테이크용 돼지고기로 ‘bbq 돈등심’을 판매 중이다. 등심과 삼겹살, 등갈비 등 한국인이 좋아하는 3개 부위를 한 조각으로 조합했다. 두께가 3㎝로 두툼해 스테이크는 물론 야외 바비큐에 적합하다는 설명이다. 100g당 가격이 1500~1750원으로 삼겹살(2000원 내외) 보다도 싸다.

국내 돼지고기 스테이크의 원조격은 외식브랜드 서가앤쿡이다. ‘목살스테이크 샐러드’는 꾸준한 인기메뉴로, 지난달 서가앤쿡에서 사용한 돼지목살만 58.4t이다. 국내 전체 목살소비량의 4~5%에 달한다.

이베리아반도 흑돼지(이베리코) 스테이크 판매도 급증하고 있다. 이베리코는 목초지에서 자연 방목을 통해 키우며, 이 돼지의 넓적다리를 소금에 절여 말린 하몽이 유명하다. 국내에 이베리코를 수입판매하는 제이제이미트에 따르면 온라인으로 스테이크용 제품을 팔기 시작한 지난 2월 이후 현재까지 판매량이 4배 늘었다. 청정지역에서 자라 미디엄 등 완전히 익히지 않은 형태로도 즐길 수 있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업계 관계자는 “캠핑인구와 합리적인 소비를 추구하는 소비자가 늘면서 ‘스테이크는 소고기’라는 상식이 깨지고 있다”며 “늘 먹는 돼지고기를 ‘있어 빌리티(남들이 봤을 때 있어 보이게 하는 능력을 뜻하는 신조어)’하게 즐길 수 있어 요즘의 SNS 인증 트렌드와도 잘 맞는다”고 말했다.

이유정 기자 yjle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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