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직장인 D 씨(42)는 주위에 아무것도 없는데 끊임없이 소음이 들리는 경험으로 병원을 찾았다. 혹시라도 정신병의 증상 중 환청일까 싶어 걱정했지만, 결과는 정상. 스트레스성 이명이라는 진단을 받았다. 평소 잦은 술자리로 피로가 쌓였을 뿐만 아니라 극심한 업무 스트레스까지 겹친 탓이었다. 지인들은 근본적으로 해결하기 위해 스트레스를 줄이고 몸의 긴장을 풀어주는 것이 우선이라고 조언했다. 주변의 권유에 따라 D 씨는 한의원을 찾았고, 꾸준히 한방치료를 받은 결과 증상이 눈에 띄게 호전됐다.

D 씨는 “고주파 소리가 쉴 새 없이 들려 괴로웠던 차에 미디어를 통해 알려진 정신분열증의 증상이 어떤 소리가 들리는 것이라고 해 설마 하는 마음이 있었다”며 당시 기분을 전했다.

외부의 청각적 자극이 없는데 소리가 들리는 증상에 놀라는 이들이 간혹 있다. 소리가 들릴만한 상황이 아닌데도 들리는 탓에 환청과 혼동하기도 한다. 그러나 이명과 환청은 원인과 증상이 모두 다르다.

환청은 정신과 영역이다. 정신분열증, 즉 조현병의 증상 중 하나가 환청이다. 조현병 환자 100명 중 90명은 환청 증상이 있을 정도로 비교적 흔하다. 환청은 환각의 일종으로 주위에 사람이 없는 상태에서 목소리나 소리가 들리는 것을 말한다. 도파민 등 뇌의 생화학적 물질 변화 때문에 발생한다. 때문에 정상인도 신경전달 물질의 불균형을 일으키는 마약과 같은 약물을 복용하면 환청을 들을 수 있다.

명령을 내리거나 경고, 욕을 하고 여러 목소리가 대화하거나 다투는 등 사람의 말소리가 들린다. 환자는 환청과 대화를 하기도 해 혼잣말을 하는 모습이 관찰되기도 한다.

반면, 이명은 귀에서 뇌까지 소리가 전달되는 과정에 문제가 생겨 나타난다. 원인은 스트레스나 내이염, 메니에르 증후군, 청신경 종양 등이다. 종류는 환자에게만 들리는 자각적 이명과 타인에게도 들리는 타각적 이명으로 구분된다. 자각적 이명은 외상, 소음, 청각 세포 및 뇌신경 손상 및 노화 등이 원인일 수 있고, 타각적 이명은 혈관 이상, 악관절 질환 등을 이유로 발생할 수 있다.
주로 들리는 소리는 매미가 우는 소리, 번개 치는 소리, 냉장고 소리, 고주파 조리 등 각양각색이다. 특별한 의미 없이 반복적으로 계속되는 것이 특징이다.

구안와사를 비롯한 삼차신경통, 이명, 난청, 안구건조증 등 뇌신경 질환을 주로 진료하는 정인호 단아안한의원 관악점 원장은 “이명과 환청은 증상이 비슷하지만 근본적인 원인이 전혀 다른 질환”이라며 “원인을 정확하게 파악해야 그에 맞는 치료법으로 질환을 고칠 수 있기 때문에 명확한 원인을 아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특히 과도한 스트레스에 따른 이명 발생 추세가 두드러지고 있다며 주의를 당부했다. 학업, 취업, 승진 등 경쟁사회에 내몰린 현대인들의 스트레스가 이명, 그리고 갑작스럽게 소리가 잘 들리지 않는 난청까지 유발한다는 것.

정인호 원장은 최근 단아안한의원 정기 컨퍼런스에서 ‘이명, 난청에 대한 한의학적 치료와 임상 사례’를 발표했다. 이 자리에서 정인호 원장은 이명과 난청의 한방치료와 실제 임상에서의 사례를 소개했다.

한의학적으로 이명 치료는 머리의 열을 내리고, 귀를 관장하는 신장의 기운을 높이는 방향으로 진행된다. 근본적으로 내부 장기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내치(內治), 한약처방은 면역력을 키우고 신진대사를 활발하게 한다. 침과 뜸, 약침, 매선요법 등 외치(外治)를 통해 증상의 진행을 막고 완화하는 데 주력한다.

정인호 원장은 “내치와 외치가 균형적으로 이뤄져야 상호 보완작용을 해 이명 증상의 호전을 기대할 수 있다”며 “청신경의 이상 감각이 원인일 수 있는 만큼, 신경 조직이 효과적으로 재생될 수 있도록 관련 임상 경험이 많은 곳에서 치료하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한경닷컴 뉴스팀 newsinf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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