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규 석탄발전소 건설 중단 논란

"발전회사"법적대응 불사"

고성하이 벌써 7400억 투입
금융사 등 투자자도 피해…대형 소송으로 번질 수도
해당 지역경제에도 악영향 삼척 "8500억 효과 사라져"
"대기오염 수준 크지 않아, 노후 발전소의 10분의 1"

< 포천에 건설중인 석탄발전소 > 경기 포천시 신북면에 건설되고 있는 석탄화력발전소. 인근 장자산업단지에 전력을 공급할 이 발전소의 공정률은 70%가량으로 내년 12월 완공된다. 연합뉴스

민간 발전사들은 신규 석탄화력발전소 건립이 취소되면 사업당 적게는 수천억원, 많게는 수조원의 손실을 볼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이미 쏟아부은 돈만 수천억원인 데다 향후 발전소 가동을 통해 얻을 것으로 예상한 이익까지 감안하면 손실 규모가 조(兆) 단위로 늘어날 수 있다는 것이다. 게다가 발전소 투자자와 관련 분야 종사자, 지역 주민들까지 피해가 미칠 수 있다. 문재인 정부의 ‘공정률 10% 미만 신규 석탄화력발전소 원점 재검토’ 공약이 현실화하면 대형 소송이 줄을 이을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오는 이유다.

“벌써 수천억원 썼는데…”

16일 산업통상자원부와 발전업계에 따르면 현재 새로 짓고 있는 석탄화력발전소 14기 중 착공 기준 공정률이 10% 미만으로 추정되는 곳은 신서천 1호기, 강릉안인 1·2호기, 고성하이 1·2호기, 삼척포스파워 1·2호기, 당진에코파워 1·2호기 등 총 9기다. 일부 발전소는 인허가 등 착공 전 단계까지 포함해 공정률이 10%를 넘었다고 밝히고 있지만 착공 기준으로는 10%가 안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중 한국중부발전이 짓고 있는 신서천 1호기를 제외한 나머지 8기는 민간 발전소이거나 민·관 합작 발전소다.

당진에코파워가 올초부터 건설 중인 고성하이 1·2호기에는 현재까지 7400억원이 투입됐다. 아직 착공에 들어가지 않은 나머지 민간 발전소도 환경영향평가와 주기기·보조기기 주문 등으로 최소 각각 2000억원 이상 투입된 것으로 알려졌다.

게다가 정부가 건설 허가를 취소하면 발전사들은 향후 발전소 가동으로 얻게 될 ‘미래 이익’까지 포기해야 한다. 사업자들은 사업비 대비 연간 5% 이상의 수익을 예상하고 있다. 약 5조원의 사업비가 투입되는 강릉안인 1·2호기만 해도 연간 예상 영업이익이 2500억원 안팎이다.

정부가 건설 허가를 취소할 경우 이 역시 ‘정부가 보전해야 한다’는 논란이 제기될 수 있다. 신규 석탄화력발전소 건설에는 국민연금 같은 연기금과 금융회사 등이 재무적투자자(FI)로 참여해 이미 조 단위의 투자금을 집행했다. 정부가 신규 석탄화력발전소 허가를 취소하면 이들 역시 손실이 불가피하다.

지역경제에도 타격

해당 지역경제도 타격을 받을 수 있다. 포스파워가 석탄발전소 건립을 추진하고 있는 강원 삼척 지역은 총 8500억원의 지역경기 활성화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발전소주변지역지원금 1500억원, 건설공사 참여 1500억원, 지역업체 참여와 물품구매효과 2500억원 등이다. 한 발전사 관계자는 “발전소 건설은 총 5000명 안팎이 투입돼 약 5년간 이뤄진다”며 “공사 투입 인력이 그 지역에 머물며 소비하는 것만 감안해도 대규모 경제활성화 효과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발전소 건설은 통상 지역 주민 90% 이상의 찬성을 받아 추진되는데 그만큼 주민들도 발전소 건설의 경제효과를 인정하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신규 석탄발전소는 폐쇄 예정인 30년 이상 노후 석탄발전소보다 환경 오염이 적다는 점을 고려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환경부는 지난 1월 대기환경보전법 시행령·시행규칙을 개정해 신규 석탄발전소의 대기오염 기준을 대폭 강화했다.

먼지 배출기준은 배출가스 ㎥당 5㎎ 이하로 2015년 이후 설치되는 시설에 적용되는 기준(10㎎ 이하)보다 2배, 1996년 이전 설치된 시설의 허용기준(25㎎ 이하)과 비교하면 5배 강화됐다. 황산화물(SOx) 배출허용기준도 50ppm 이하에서 25ppm 이하로, 질소산화물(NOx) 배출기준은 50ppm에서 15ppm으로 훨씬 엄격해졌다.

한 발전사 관계자는 “신규 석탄발전소는 대기오염이 노후 석탄발전소의 10분의 1 수준”이라며 “게다가 대부분 해안가에 지을 예정이어서 미세먼지가 바다로 빠져나간다”고 말했다. 김신도 서울시립대 환경공학과 교수는 “석탄발전소를 줄이는 것보다는 발전소에 저감장치를 설치하고 주변에서 불법 소각을 못하게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임도원 기자 van7691@hankyung.com

ⓒ 한경닷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