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지펀드 제왕' 레이 달리오 "1~2년 호황 뒤 대침체 올 것"

입력 2017-05-15 18:04 수정 2017-05-16 04:36

지면 지면정보

2017-05-16A10면

연금·의료비 급증으로 경제 압박
정치·사회적 갈등 고조 우려
“1~2년 내 시장 붕괴는 없을 것이다. 하지만 다음번 글로벌 경기 침체는 극심할(epic) 것이다.”

‘헤지펀드 제왕’으로 불리는 레이 달리오 브리지워터 어소시에이츠 창립자(사진)가 지난 12일 자신의 링크트인 계정에 이 같은 시장 전망을 올렸다.
그는 먼저 “세계 경제가 지금 최고 상태에 있거나 거의 근접해 있다”며 “적어도 향후 1~2년 내 주요한 리스크가 발생할 가능성은 없다”고 진단했다. 헤지펀드 중 세계 최대 규모인 운용자산 1020억달러를 굴리는 그는 다우·S&P500·나스닥까지 뉴욕증시 3대 지수가 역대 최고 수준일 뿐 아니라 런던 FTSE100지수까지 최고치를 경신하고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장기 전망은 결코 낙관적이지 않다. 그는 “결국 경기 침체가 닥칠 것이며 그 강도는 이전보다 훨씬 크고 사회적·정치적 긴장을 낳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8년 넘게 세계 금융이 안정된 것은 각국 중앙은행 덕분이며, 그 덕분에 증시도 성장할 수 있었다는 진단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시장의 ‘야성적 충동’을 자극하는 정책도 낙관론을 뒷받침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달리오는 그러나 “현 시스템에서 부채가 느리지만 꾸준히 쌓이고 있다”며 위기 가능성을 점쳤다. 연금, 건강보험 등 공적 지출 부담이 늘어나면서 시장과 경제를 압박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는 일시적이고 과격한 시장 충격보다 점진적으로 큰 위험이 쌓이고 있다고 분석했다.

시카고옵션거래소(CBOE)의 변동성 지수(VIX)는 이달 초 한 자릿수까지 떨어지며 23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달리오는 “역대 최고 수준의 증시와 비정상적으로 낮은 공포지수는 9년간 이어져온 강세장의 파괴적 종말을 예감하게 한다”고 말했다.

뉴욕=이심기 특파원 sgle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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