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 시대 - 소통하는 집무실

'여민 1관' 3층서 일상 업무
본관과 500m 거리…도보 10분
'광화문 시대' 위한 소통 강화

위민관이었던 비서동 명칭
노무현 정부 때 처음 붙였던 여민관(국민과 함께)으로 바꿔

문재인 대통령(오른쪽 두 번째)이 12일 청와대 여민2관 구내식당에서 청와대 기능직 직원들과 점심식사를 하고 있다. 대통령이 청와대 기능직 직원들과 식사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청와대는 밝혔다. 강은구 기자 egkang@hankyung.com

문재인 대통령이 비서실장과 수석비서관 등 참모들이 업무를 보는 비서동인 여민관 집무실에서 일상 업무를 보기로 했다. 취임식에서 약속한 ‘치열하게 토론하는 열정적인 청와대’를 만들기 위한 것이라고 청와대 관계자는 설명했다. 대통령 집무실을 광화문 인근 건물로 옮기는 ‘광화문 대통령 시대’를 준비하는 과정이기도 하다.

치열하게 토론하는 열정적인 청와대

윤영찬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은 12일 “오늘부터 대통령이 공식적인 업무는 본관에서 보지만 일상 업무는 여민1관 3층에서 볼 것”이라고 말했다. 여민관은 노무현 정부 때 새로 지은 비서동이다. 본관과 여민관의 거리는 500m 정도다. 여민관에서 본관으로 이동하는 데는 차로 5분 정도, 걸어서는 10분 정도 걸린다. 비서관 이하는 전용차량이 없는 데다 차량 호출에도 시간이 걸려서 “보고서를 들고 뛰어가거나 자전거를 타고 갔다”(김장수 전 국가안보실장)는 증언이 과거 정부 인사들에게서 나오기도 했다.

문 대통령이 이날부터 여민관에서 업무를 보게 되면서 청와대 참모진은 대통령 수시 대면이 가능할 것으로 전망된다. 문 대통령은 지난 10일 취임식에서 “권위적인 대통령 문화를 청산하겠다”며 “참모들과 머리와 어깨를 맞대 토론하고 국민과 수시로 소통하는 대통령이 되겠다”고 강조했다. 여민관에는 임종석 비서실장을 비롯한 수석비서관과 실무 직원 사무실이 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점심식사를 여민2관 직원식당에서 비서실 소속 수송부, 시설부, 조리부 등 실무직 직원들과 3000원짜리 메밀국수와 볶음밥을 함께 먹어 눈길을 끌었다.

‘한국형 웨스트윙’ 부활

여민관 내 대통령 집무실은 한국형 웨스트윙을 구상한 노무현 전 대통령 지시로 만들어졌다. 미국 백악관은 부통령실·비서실장실·대변인실·국토안보보좌관실 등이 있는 ‘웨스트윙’이 대통령 집무실 바로 옆에 있다.

노 전 대통령은 집권 초기에는 여민관 집무실에서 업무를 자주 봤지만 집권 후반기에는 본관 집무실을 더 선호했다고 한다. 이명박 전 대통령은 여민관 집무실에 서너 차례 내려와 비서실장이나 수석비서관 보고를 받았다. 박근혜 전 대통령은 한 번도 여민관 집무실을 찾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윤 국민소통수석은 “문 대통령이 그동안 국민과 소통하고 열린 청와대를 만든다고 했으며, 참모들과 가까운 거리에서 늘 얘기하길 바라고 있다”며 “업무와 일상적인 대통령의 일들이 참모들과 격의 없는 토론을 거쳐 이뤄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기존 위민관이었던 비서동 명칭은 노무현 정부 때 처음 붙인 여민관으로 이날 바뀌었다. 여민관(與民館)은 국민과 더불어 함께한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이명박 정부에서 국민을 위한다는 뜻인 위민관(爲民館)으로 바뀌었다. 문 대통령은 13일 서울 홍은동 자택에서 관저로 이사한다. 관저에서 위민관까지는 직선거리로 600m 정도다.

조미현 기자 mwis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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