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의 사람들 - 임희정 청년농부

428잔. 한국인 한 사람이 1년에 마시는 커피의 양(2015년 기준)입니다. 하루에 1.2잔꼴입니다. 커피 소비가 늘어나면서 개인의 취향도 세분화하는 추세입니다. 요즘은 많은 사람이 어디에서 생산한 원두로 만든 커피인지도 생각해가며 마십니다. 기자인 저도 ‘에티오피아 예가체프는 신맛이 강하고, 인도네시아 만델링은 신맛은 약하지만 고소한 풍미가 좋다’ 정도의 커피 상식은 갖고 있습니다.

적지 않은 커피 애호가들이 잘 모르는 얘기가 있습니다. 바로 한국에서도 커피나무가 자라고, 커피콩을 재배한다는 사실입니다. 커피나무 농장을 운영하고 있는 임희정 농부(34)를 만났습니다.

그의 농장은 경기 용인시 처인구 남사면 전궁리 120에 있습니다. 길게 뻗은 2차선 도로를 지나 좌회전을 해 들어가니 노란색 현수막이 보였습니다. 임 농부가 커피나무를 키우는 곳입니다. 비닐하우스 6개동 1983㎡(약 600평)에 1년생 작은 화분과 8년생 성목을 함께 키웁니다. 이곳에서는 1000원짜리 1년생 작은 화분이 매년 약 6만개씩 판매됩니다. 8년생 성목은 10만그루까지 있던 게 대부분 팔려 1만그루만 남았습니다.

임 농부는 “커피 체험 농장을 아이템으로 귀농하려는 사람들은 한 번에 1000만원어치를 사가기도 한다”고 말했습니다. 처음에는 1~8년생 묘목을 모두 판매했지만 2~7년생은 다 팔려 8년생과 올해 새로 심은 1년생 나무만 남았다고 합니다. 지난해 매출은 1억4000만원가량입니다.

임 농부가 농장에 커피나무를 심기 시작한 것은 2004년입니다. 그가 커피나무를 심게 된 것은 커피 문화가 그 무렵 본격적으로 형성되기 시작했기 때문입니다. 그는 스타벅스 등 커피전문점이 확장하는 것을 보고 커피나무를 재배하기 시작했다고 합니다.
소소하게 농장이 알려질 무렵인 2007년 방영된 드라마 ‘커피프린스 1호점’은 농장 경영에 새로운 전기가 됐습니다. 사실 커피나무가 한국에 들어온 것은 1980년대입니다. 다양한 외국 작목이 들어오면서 열대성 작물인 커피나무도 한국에 들어왔습니다. 당시에는 커피에 관심이 적어 큰 인기는 없었다고 합니다. 임 농부는 “드라마가 뜨면서 전 국민이 커피에 대해 알게 됐다”며 “카페 창업 붐이 일어났고, 바리스타 학원도 속속 생기기 시작했다”고 말했습니다.

임 농부의 꿈은 커피나무 재배 노하우로 해외에 농장을 짓는 것입니다. 그는 얼마 전부터 일본 오키나와 지역에 있는 커피나무 농장주와 의견을 주고받고 있습니다. 임 농부는 “일본 본토에서 커피나무 비닐하우스를 만들어보고 싶다”고 말했습니다.

임 농부의 농장에는 3월부터 커피 열매가 빨갛게 익어가기 시작했습니다. 8월까지는 열매가 계속 열려 나무의 초록빛과 커피 열매의 붉은 빛이 어우러집니다. (총 3000자 분량으로 지면 사정상 줄여 싣습니다)

FARM 강진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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