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기자의 여풍당당 (11)

10여년 계속 국제협회 참가…글로벌 네트워크 구축 성과
'INCON 그룹' 회원사 가입

직원 40여명 중 80%가 여성…커뮤니케이션·순발력 강해
협력사 30~50곳 '고용창출'

김분희 메씨인터내셔날 대표가 서울 방배동 사무실에서 국제회의 기획의 경제적 효과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김정은 기자

2880시간. 한 해 평균 해외에서 보내는 시간이다. 1년 중 3분의 1은 해외출장 중이다. 비행기 조종사나 스튜어디스가 아니다. 국제회의기획회사 메씨인터내셔날을 운영하는 여성 벤처기업인 김분희 대표 얘기다. 최소 50명에서 3만명에 이르는 정부, 기업, 학회 회의를 국내에 유치하기 위해 전 세계를 종횡무진 누빈다. 해외에 나가선 늘 ‘민간 외교관’이란 생각을 한다. 공식 만찬 자리엔 항상 고운 한복을 입을 만큼 한국 알리기에 열심이다. 메씨인터내셔날은 국제 콘퍼런스 불모지나 다름없는 한국에서 콘퍼런스산업의 꽃을 피웠다는 평가를 받는다.

◆“한국을 알리는 민간 외교관”

김 대표가 메씨를 창업한 건 2003년. 작은 민간회의주최(PCO) 회사에서 아르바이트한 것이 계기가 됐다. 마이스(MICE)산업의 매력에 빠져 회사를 세우고 본격적으로 뛰어들었다. MICE는 회의(meetings), 포상관광(incentives), 컨벤션(conventions), 전시회(exhibitions)를 뜻한다. 참가자 1인당 평균 소비액이 일반 관광객의 3.1배, 체류 기간은 1.4배라 부가가치가 꽤 높다. 참석자들은 대부분 오피니언 리더인데 본국에 돌아간 뒤 입소문까지 나서 차세대 외화벌이 산업으로 각광받고 있다.

이 산업은 오랫동안 유럽과 미국을 중심으로 발전했고 아시아 국가는 소외돼왔다. 김 대표는 “영어까지 서툰 조그만 동양 여자에게 호의적인 사람은 없었다”며 “반기는 사람 한 명 없어도 아랑곳하지 않고 지난 10년 동안 세계국제회의기획가협회(IAPCO)에 꾸준히 참석했더니 외국인들이 서서히 마음을 열었다”고 말했다. 발로 뛰는 현장경영으로 국제 콘퍼런스업계 관계자들과 친분을 쌓을 수 있었고, 국내 최대 글로벌 네트워크를 갖추게 됐다.

덕분에 세계 36개국, 75개 도시에 진출해 있는 국제회의 그룹인 ‘INCON 그룹’에 이름을 올릴 수 있었다. INCON 그룹의 회원사가 되기 위해선 기존 회원의 추천과 내부 심사를 거쳐야 한다. 김 대표는 2015년 한국PCO(국제회의전문기획사)협회 5대 회장에 선임됐다.
◆여성의 강점과 잘 맞는 분야

김 대표가 유치한 국제 콘퍼런스 중 가장 큰 규모는 2014년 8월 서울 코엑스에서 열린 ‘서울세계수학자대회’다. 수학계 최대 행사로 ‘수학의 올림픽’으로 불린다. 122개국에서 수학자 5000명이 왔고 참석자 규모는 2만7000명에 달했다. 김 대표는 “등록·숙박 전담팀, IT팀, 공식사교 전담팀 등을 둬 돌발 상황이 발생하더라도 신속하게 대응한다”며 “행사가 끝나고 몇 달이 지나서까지 감사 인사를 받을 때면 뿌듯하다”고 말했다.

지난해 치른 큰 행사만 국제신경정신약물학회 등 10여개다. 올해 국제건축사연맹 세계건축대회를 비롯해 2019년 세계응급의학학술대회, 2020년 비파괴검사대회 등을 유치했다. 국제회의는 해당 분야에 대한 전문지식뿐 아니라 문화적 차이를 이해하는 글로벌 에티켓과 애국심까지 갖춰야 한다는 게 그의 생각이다. 오랜 업력으로 쌓은 노하우, 각종 전문지식은 차별화된 경쟁력이다. 서비스 연구개발(R&D)에 대한 투자도 꾸준히 하고 있다.

직원 40여명 중 80% 이상이 여성이다. 산업 특성이 커뮤니케이션과 순발력, 팀워크에 강한 여성의 강점과 잘 맞아떨어진다는 설명이다. 행사를 진행하면 30~50개 협력회사와 함께 일하기 때문에 고용창출 효과도 큰 편이다. 지난해 매출 110억원을 냈다.

김정은 기자 likesmil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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