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자 폭탄·18원 후원은 '약과'
지지후보 다르다고 살인까지
대통령 선거를 둘러싼 갈등 양상이 내전이라 할 만큼 심각한 수준으로 치닫고 있다. ‘문자 폭탄’이나 ‘18원 후원금’ 등의 공격은 이제 ‘애교’ 수준이 됐다. 온라인은 ‘OOO 후보를 때려죽이고 싶다’ 등의 섬뜩한 막말로 도배되고 있다.
탄핵국면 때만 해도 나름대로 익숙한 세대 간 갈등이었다. 하지만 이제 세대를 넘고 진영도 넘어 전선은 무차별적으로 확산되는 양상이다. ‘나와 우리만이 정의’라는 독선적 태도가 강경해지고 있다. 지난 19일 TV토론에서 심상정 정의당 후보가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후보를 비판하자 ‘심 후보는 적폐 세력이냐’는 비난이 폭주해 홈페이지가 마비되고 말았다. 전통적 우군인 진보진영 간에도 죽기살기식 정치투쟁이 전개되고 있는 것이다.

극한 대립이 일상 속으로 깊숙이 파고든 점이 가장 우려되는 대목이다. 지난 14일 부산에서 30년 지기 초등 동창을 ‘지지 후보가 다르다’며 말다툼 끝에 살해하는 사건도 벌어졌다. 정치 얘기로 자식과 주먹다툼까지 벌였다는 아버지와, 동료와 대판 싸웠다는 직장인들 사연도 넘친다.

탄핵과 대선이 맞물리며 정치과잉 현상이 뚜렷해지고 ‘내가 선(善)’이라는 확증편향도 깊어졌다. 모바일로 무장한 젊은 층이 ‘광장의 승리’에 대한 기억을 증폭시키며 극단주의로 기울어지고 있다는 지적이다.

성수영 기자 syou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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