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기초연금 파동
재정 뒷감당 안돼 '난항'…복지부장관 '항명' 사퇴도
2013년의 기초연금 파동은 2012년 11월 박근혜 당시 새누리당 대선 후보의 공약에서 시작됐다.

박 후보는 65세 이상 고령자 중 소득 하위 70%에 한해 월 10만원가량 지급하던 기초노령연금을 개편해 65세 이상 모든 이에게 월 20만원을 지급하는 기초연금을 도입하겠다고 공약했다. 하지만 공약은 곧바로 현실의 벽에 부딪쳤다. 박 후보 당선 뒤인 2013년 초 대통령직인수위원회에선 두 달 내내 지급 대상과 범위를 놓고 인수위원 간 치열한 내부 논쟁이 벌어졌다. 기초연금을 ‘보편적 복지’로 시행하면 재정이 뒷감당할 수 없다는 이유에서였다. 인수위에선 결론을 내지 못한 채 정부가 출범했다.

박근혜 정부는 그해 3월 민관 합동 국민행복연금위원회를 발족했다. 위원회는 4개월여 논의 끝에 지급 대상을 소득 하위 70~80%로 축소하고 소득 등에 따라 최고 20만원 범위 안에서 차등 지급하는 내용의 합의문을 발표했다.
연금 주무부처인 보건복지부는 위원회 안을 토대로 정부안을 청와대에 보고했으나 세 차례나 퇴짜를 맞았다. 결국 ‘수급자와 수급액을 최대한 늘리라’는 청와대 지시에 따라 두 달여 뒤인 9월25일 소득 하위 70% 고령자에게 국민연금과 연계해 매달 10만~20만원을 지급하는 기초연금 도입계획을 발표했다. 박근혜 전 대통령은 정부 발표 하루 뒤인 26일 국무회의에서 “어르신들 모두에게 지급하지 못하는 결과가 생겨서 죄송한 마음”이라고 말했다. 사실상 대국민 사과였다.

그러나 논란은 더 커졌다. 박 전 대통령의 사과 다음날인 27일 진영 당시 복지부 장관이 돌연 사의를 밝힌 것이다. 국민연금과 연계한 기초연금 도입계획이 본인의 소신과 다르다는 이유에서였다. 사실상 ‘항명’ 사퇴였다.

결국 국회와 정부는 여·야·정 협의체를 가동해 2014년 2~4월 13차례에 걸쳐 기초연금 도입 방안을 재논의했다. 협의체는 야당의 요구를 일부 수용, 국민연금이 월 30만원 이하인 고령자에게 기초연금 20만원을 모두 지급하기로 합의했다.

여야 절충안에 따라 어렵사리 마련된 기초연금법은 5월 본회의를 통과했고, 정부는 7월 410만명에게 첫 기초연금을 지급했다.

김일규 기자 black0419@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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