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후보 부동산 공약 들여다보니…보유세 올리고 대출은 옥죄고 너도나도 규제 !

입력 2017-04-19 17:49 수정 2017-04-20 09:56

지면 지면정보

2017-04-20B1면

부동산시장의 눈길이 정치권을 향하고 있다. 19일 앞으로 다가온 대통령 선거 결과에 따라 부동산정책 방향이 달라지기 때문이다. 주요 5당 후보는 아직 구체적인 공약집을 내놓지 않았다. 하지만 정당별 경선 과정과 언론 인터뷰를 통해 공개된 부동산 관련 공약에서는 대규모 개발보다 주거복지와 시장 안정에 집중하는 기류가 감지된다. 특히 보유세 인상, 임대차보호법 강화, 대출규제 강화 등 부동산 규제 강화를 주장하는 후보가 많아 부동산시장에 파장이 클 전망이다.

문재인 “도시재생 사업통해 노후 주거지 되살리겠다”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후보의 대표적인 공약은 ‘도시재생 뉴딜사업’이다. 매년 10조원, 5년간 50조원의 공적 재원을 투입해 뉴타운·재개발사업을 중단한 500여개 구도심과 노후 주거지를 되살리겠다는 내용이다. 문 후보는 지난 9일 정책발표에서 “개발시대의 전면 철거 방식이 아니다. 동네마다 아파트 단지 수준의 마을주차장, 어린이집, 무인택배센터 등을 지원하겠다”며 “소규모 정비사업 모델을 개발하고 낡은 주택은 공공임대주택으로 활용하겠다”고 밝혔다.

문 후보는 보유세 인상에 긍정적이다. 올초 출간한 대담집 《대한민국이 묻는다-완전히 새로운 나라, 문재인이 답하다》에서 “부동산 보유세가 국제 기준보다 낮다”며 “국내총생산(GDP) 대비 보유세 비중을 현 0.79%에서 1.0%까지 올려야 한다”고 언급한 바 있다. 다만 최근 보유세 인상에 유보적인 태도로 돌아선 것으로 알려졌다. 원칙적으로 유지하면서도 장기적 과제로 추진한다는 구상이다. 조만간 발간하는 공약집에 보유세 인상은 포함되지 않을 것으로 알려졌다.

주거 취약 계층을 위한 공약도 마련했다. 공공주택 100만가구 공급 계획과 함께 청년 주거복지 맞춤형 정책으로 셰어하우스형 공공임대주택 5만가구 공급, 역세권 개발을 통한 청년주택 공급, 대학 기숙사 확대 등을 내놨다.

안철수 “청년희망임대주택 조성 … 연 5만가구 공급”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는 청년 주거문제 해결을 위한 공약을 우선적으로 내놓았다. 안 후보는 지난 9일 청년정책의 일환으로 연간 5만가구씩 공동임대주택을 늘리겠다고 밝혔다. 서울시에서 시행 중인 임차보증금 융자 지원도 전국적으로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안 후보는 지난해 공공주택 특별법 개정을 통해 국민연금으로 청년희망임대주택을 조성하는 ‘청년희망둥지법’을 발의한 바 있다. 대학 기숙사도 확충한다는 방침이다. 주택 관련 대출도 규제가 강화될 전망이다. 안 후보는 가계부채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담보인정비율(LTV)과 총부채상환비율(DTI)을 손볼 가능성이 높다.

문 후보도 단기 변동금리 일시상환 방식의 주택담보대출을 장기 고정금리 분할상환 방식으로 바꿔주는 ‘주택 안심전환대출’을 제2금융권 등으로 확대하는 방안과 비소구주택담보대출 확대 및 DTI 대신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을 여신관리지표로 활용하는 공약을 제시했다.

유승민 바른정당 후보는 후보 지명 연설에서 DTI와 LTV 강화 의지를 분명히 했다. 부동산시장 상황과 가계부채를 고려하면서 DTI와 LTV 등의 규제를 강화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심상정 정의당 후보는 부동산 보유세 실효세율을 2배로 높이는 부동산 정책을 당론으로 발표했다. 심 후보는 가계부채 해소를 위해 총량관리제 도입과 DTI를 강화해야 한다는 의견을 내놓기도 했다. 살기 좋은 농어촌을 만들기 위해 중·고등학교에 공립 기숙사를 설치하고 농어촌 독거노인이 공동 거주할 수 있는 마을 공동주택을 보급하겠다는 공약도 제시했다.

홍준표 자유한국당 후보는 경선 과정에서 재건축 층수 규제를 완화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아파트 층수 규제를 풀어 재건축을 활발하게 진행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다른 후보들이 강남 재건축 층수 제한에 현행 유지 또는 유보적인 입장을 밝힌 것과는 대조적이다.
대규모 개발보다 주거복지 … “세종시 확대” 한목소리

주요 후보는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세종시 이전을 확대해야 한다는 데는 공감대를 보이고 있다. 충청권 부동산시장에 적잖은 파장을 예고하는 대목이다. 문재인, 안철수 후보는 개헌을 통해 세종시로 행정수도 이전을 추진하겠다는 입장이고 홍준표 후보와 유승민 후보도 국회를 세종시로 옮기는 방안에 찬성 의견을 나타냈다.

주요 대선주자가 시장 안정과 규제에 초점을 맞추고 있는 데 대해 시장에서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곽창석 도시와공간 대표는 “보유세 인상, 재건축 억제 등의 정책을 추진한 노무현 정부 시절에 역설적으로 집값이 더 올랐다”며 “정부가 지나치게 시장에 개입하면 신규 공급이 위축되면서 집값이 더 올라갈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조수영 기자 delinew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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