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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보와 일자리 두 마리 토끼, 방산 개혁으로 잡을 수 있다

입력 2017-04-18 18:38 수정 2017-04-19 02:33

지면 지면정보

2017-04-19A37면

방위산업은 일자리 창출의 보고

작년 방산 생산규모 16.3조…10대기업 생산 11.4조보다 커
5년전보다 고용 24.2%↑…매출 1조 이상 기업도 5개로 늘어
부품전문 중소기업 집중 육성하고 R&D·사업관리도 전면 개편을

안영수 < 산업연구원 선임연구위원 >
방위산업은 일자리 창출의 보고

북한의 핵·미사일 시험 발사로 안보 위협이 가중되고 있는 가운데, 내수경기는 ‘김영란법’에 이어 사드(고고도 미사일방어체계)발 중국 정부의 경제 보복으로 여행·관광·음식·숙박업이 직격탄을 맞는 등 침체를 겪고 있다. 특히 올 2월 청년 실업률은 12.5%로 사상 최악 수준인 것으로 발표됐다. 다행히 올 1분기 수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14.9% 증가하는 등 제조업이 회복세를 보이고 있지만, 3년 전에 비하면 96.3% 수준이다. 최근의 수출 증가는 석유화학, 반도체 등 기존의 주력·장치산업 위주여서 신규 고용 창출에는 한계가 있다.

내수 부진, 구조조정에 따른 고실업 해소와 청년 일자리 창출을 위한 신성장동력원 발굴이 절실하다.

안보와 국방력 강화의 근간이 되는 방위산업의 지난해 생산 규모는 전년 대비 8.6% 성장한 약 16조3000억원으로 추정된다. 수년간의 제조업 부진 속에서도 방위산업 생산 규모는 최근 5년간 약 57%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 생산의 65~70%를 차지하는 10대 기업의 생산 규모는 약 11조4000억원이며, 5년간 이들 기업의 생산 증가율은 61.9%에 달했다. 글로벌 100대 방산기업이 -11.5%(2011~2015년)로 마이너스 성장한 것과는 매우 대조적이다.

특히 1조원 이상 매출을 올린 기업은 최초로 2조원 매출을 달성한 한국항공우주산업(KAI)을 비롯해 LIG넥스원, 대우조선해양 등 5개로 5년 전 한화테크윈 1개사에 불과하던 것에 비해 기업 수가 크게 증가했다. 2012년부터 매년 1조원 매출 기업이 0.8개씩 탄생한 셈이다. 방위산업의 높은 성장세는 고용 창출로 나타나고 있다. 작년 말 방위산업 고용 규모는 3만8000명으로 추정돼 5년 전에 비해 24.2%의 일자리를 창출한 것으로 나타났다. 우리의 주력산업들이 그동안 무고용 성장을 계속한 데 비해 방위산업은 이와 비슷한 자본집약 산업구조임에도 새 일자리를 많이 창출한다는 점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특히 중소·중견 방산기업의 기여율은 34%로 나타나 중요한 신규 고용 창출원 역할을 하고 있다. 글로벌 100대 방산기업은 -10.1%(2011~2015년, 방산 비중 50% 이상 기업 기준)로 감소한 것과 크게 대비된다.

작년 방산기업 고용 3만8000명

지난해 정부가 국방력 강화를 위해 지출한 방위력 개선비는 전년 대비 5.7% 증가한 약 11조6400억원(운영유지용 제외)이었다. 이는 5년 전에 비해 20.1% 증가한 것이다. 이 결과 내수 생산 규모는 전년 대비 약 5% 증가한 13조7000억원으로 전체의 84.5%였다. 방산 수출도 고용 창출에 중요한 요소다. 지난해 방산 수출 비중은 전체 생산의 15.5%에 불과하나, 성장률은 5년 전 대비 190% 이상 급성장하는 등 전체 생산 증가액의 28.5%를 차지해 신규 고용 창출에 크게 기여하고 있다.
북한의 위협이 거세지면서 대북 억제력 강화를 위한 각종 최첨단 무기 도입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 미국 트럼프 정부의 주한미군 방위비 분담 요구와 전시작전권 조기 회수가 급물살을 탈 경우 대규모 신규 투자가 필요해 보인다. 이런 대내외적 안보 환경 변화는 방위산업의 양적 성장과 더불어 국가 차원에서 새로운 고용 창출 기회가 될 수 있다.

주변국들과 전쟁 중인 이스라엘은 안보 환경을 방위산업 발전과 연계해 고용 창출의 기회로 삼아온 대표적인 나라다. 제조업 내 방위산업 생산 및 고용 비중은 각각 10.5%, 14.3%(2014년)에 이른다. 이스라엘 정부는 방산 수출 중심의 일자리 창출 전략으로 2003년 10.7%에 이르던 실업률을 10년 만에 5.9%로 줄였다. 트럼프 정부 역시 수년간 줄여온 국방비 증액을 통한 방위산업 투자 확대로 내수경기 진작과 일자리 창출을 도모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자본집약, 조립산업 특징을 보이는 자동차·정보기술(IT) 등이 잘 발달해 방위산업 발전에 최적의 산업구조를 갖고 있다. 우수한 교육 시스템도 25%의 고급 연구개발(R&D) 인력을 필요로 하는 방위산업 특성에 적합하다. 게다가 확실한 국방 수요 기반도 갖추고 있어 공급·인력·수요 측면의 모든 조건을 잘 구비하고 있다.

독과점 타파, 수출산업화 유도

방위산업 발전을 통한 고용 창출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서는 수십년 동안 고착화돼 있는 각종 적폐 청산이 시급하다. 방산 비리의 원인으로 지적되고 있는 정보 비대칭성 완화와 국방 조직문화에 의한 개인적 네트워크 차단, 무기사업관리 기능 재편이 필요하다. 또 정부 R&D 예산의 14.3%에 달하는 R&D 시스템의 획기적 개혁과 국방 R&D 예산의 70%를 차지하는 국방과학연구소(ADD) 기능 재정립을 통해 4차 산업혁명을 이끌어야 한다. 수십년간 유지되고 있는 물자지정 및 원가보상 축소를 통해 반(反)시장적 독과점 폐해를 줄이고, 수출을 고려한 개발정책으로 기업의 자발적 투자와 수출산업화를 유도해야 한다.

산업연구원에 의하면 우리나라는 전체 기업 수의 92.6%를 차지하는 중소기업 생산 비중이 20%에 불과한 반면 대기업은 전체 생산의 80%를 차지하는 매우 기형적 구조다. 제조업은 중소기업 생산 비중이 60%다. 정부는 그동안 중소기업 육성을 추진해 왔으며 특히 방위산업은 정부 개입이 가장 강력하게 이뤄지는 분야다. 방위산업은 조립산업 특성에 의해 부품이 경쟁력의 요체임에도 부품 생산 중소기업 발전은 오히려 크게 낙후돼 있다는 점은 아이러니컬하다.

벤처·중기 생산 참여 강화해야

중소기업 및 산업 경쟁력 강화를 위해서는 무기체계 개발 초기단계에서부터 부품 아웃소싱과 경쟁시스템 확대, R&D와 부품 국산화, 수입절충교역 강화 정책을 통해 벤처·중소기업 생산 비중 50% 달성, 700개 신규 발굴 등 획기적 정책 패러다임 전환이 필요하다. 청와대 방산비서관제 신설, 방위사업청의 독립성과 정책개발 기능 강화에 의한 위상 제고, 민·군 통합적 4차 산업혁명 견인을 위한 정부 거버넌스 구조의 획기적 개선 등도 절실하다.

새 정부가 적폐 해소와 함께 산업 경쟁력 강화 중심의 정책을 제대로 추진할 경우 5년 이내에 신규 고용은 최대 5만명, 고급 R&D 인력은 1만명 이상 창출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이 규모는 현재 조선산업 구조조정으로 발생한 실업자 수와 비슷하다.

안영수 < 산업연구원 선임연구위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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