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와 고려대, 연세대, 포스텍, KAIST 등 다섯 개 대학 수뇌부가 ‘글로벌 창업 메카’가 된 중국 선전(深)을 둘러보며 너나없이 탄식을 쏟아냈다는 보도(한경 4월18일자 A1, 3면)다. 염재호 고려대 총장과 김용학 연세대 총장, 김도연 포스텍 총장은 이구동성으로 “우리가 ‘평균주의의 함정’에 빠져 있는 사이 추월이 어려울 만큼 앞서 달리는 중국을 절감했다”고 토로했다. 중국은 나라를 위해 꼭 필요한 일이 무엇인지 공감대가 형성되면 자원을 집중 투자하는데, 우리는 그렇지 못하다는 지적도 나왔다.

이미 선전은 도전과 창업이 일상화된 미국 실리콘밸리를 방불케한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대학 총장들은 이번 선전 방문에서 중국의 대표 IT 전진기지 그 이상을 봤다고 했다. 인구 1200만명의 선전은 거주자 평균 연령이 33세에 불과한, 중국에서 가장 젊은 도시 중 하나다. 기업가로 성공하려는 젊은이들이 중국 안팎에서 몰려들면서 매년 10만개 넘는 스타트업(신생 벤처기업)이 이곳에서 생겨나고 있다.
2010년 말 36만 곳이던 선전 기업 수는 2015년 말 114만4000곳으로 세 배 가까이로 증가했다. 아이디어만 있으면 1주일 만에 시제품을 만들어주는 환경이 갖춰져 있어서다. 이 기간 창업한 사람만 54만3000명이다. 도전이 자유로운 선전에서 창업해 기업가치 10억달러 이상의 유니콘 기업으로 성장한 회사가 11곳에 달한다. 세계적 기업으로 주목받는 텐센트와 알리바바, 화웨이, 비야디(BYD)도 선전 태생이다.

선전뿐 아니라 지금 중국에서는 1만4000개 기업이 매일 새로 생겨나지만 한국의 신설 기업은 하루평균 275개 수준이다. 절대적인 숫자도 적지만, 창업의 질도 문제다. ‘이른바 SKY(서울대·고려대·연세대) 출신 가운데 구직에 어려움을 겪는 사람만 창업에 나서다 보니 창업다운 창업이 없다’는 비판이 나오는 배경이다. 대학 총장들은 “안주하는 나라엔 미래가 없는 만큼 무엇보다 도전과 창업정신을 살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대선후보들을 비롯한 정치권이 머리를 맞대고 치열하게 고민해야 할 현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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