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원 2015. 7. 17. 선고 2014스206 결정>

1. 사실관계

피상속인 A는 2010. 10. 11. 사망하였는데, 그 자녀들 중 C는 2003년경 누나인 B를 살해하려다 미수에 그쳐 상속결격자가 되었다. C에게는 아내 D와 자녀들인 E, F가 있었다. A는 2010. 7. 27. 원주시 소재 토지 등을 아들인 C와 손자인 E에게 각 증여하였다. C는 상속결격 사유가 발생하기 이전에 A로부터 다른 재산은 증여받지 않았다. A가 사망한 후 A의 다른 자녀인 P가 나머지 상속인(대습상속인 포함)인 B, C, D, E, F 등을 상대방으로 하여 상속재산분할심판청구를 하면서 C가 피상속인으로부터 받은 토지는 특별수익에 해당한다고 주장했다.

2. 판결요지

상속인에게 민법 제1004조의 상속결격사유가 발생한 경우, 그 사람은 그때부터 피상속인을 상속하는 자격을 당연히 상실하고, 그 사람의 직계비속 또는 배우자가 결격된 자에 갈음하여 대습상속인이 된다. 민법 제1008조는 공동상속인 중에 피상속인으로부터 재산의 증여 또는 유증을 받은 특별수익자가 있는 경우 공동상속인들 사이의 공평을 기하기 위하여 그 수증재산을 상속분의 선급으로 다루어 구체적인 상속분을 산정함에 있어 이를 참작하도록 하려는 데 그 취지가 있는 것이므로(대법원 1995. 3. 10. 선고 94다16571 판결 등 참조), 상속결격사유가 발생한 이후에 결격된 자가 피상속인으로부터 직접 증여를 받은 경우, 그 수익은 상속인의 지위에서 받은 것이 아니어서 원칙적으로 상속분의 선급으로 볼 수 없다. 따라서 결격된 자의 위와 같은 수익은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특별수익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봄이 상당하다. 원심이 대습원인 발생 이후에 C가 A로부터 증여받은 부동산을 대습상속인인 D, E, F의 특별수익으로 참작하지 않은 것은 결론에 있어 정당하고, 대습상속인의 상속분 산정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위법 등이 없다.

3. 해설

가. 상속결격되면 처음부터 상속인 아니었던 것으로 돼

민법은 일정한 경우에 상속인의 상속권을 박탈시키는 상속결격제도를 두고 있다. 즉 ① 고의로 직계존속, 피상속인, 그 배우자 또는 상속의 선순위나 동순위에 있는 자를 살해하거나 살해하려한 자 ② 고의로 직계존속, 피상속인과 그 배우자에게 상해를 가하여 사망에 이르게 한 자 ③ 사기 또는 강박으로 피상속인의 상속에 관한 유언 또는 유언의 철회를 방해한 자 ④ 사기 또는 강박으로 피상속인의 상속에 관한 유언을 하게 한 자 ⑤ 피상속인의 상속에 관한 유언서를 위조ㆍ변조ㆍ파기 또는 은닉한 자는 상속인이 될 수 없다(민법 제1004조). 상속인이 결격자가 된 경우에는 그 상속인의 배우자나 직계비속이 대습상속을 하게 된다(제1001조, 제1003조 제2항).

이 사건에서 C는 고의로 동순위 상속인인 누나 B를 살해하려고 했기 때문에 민법 제1004조 제1호에 해당하여 상속결격자가 되었다. 그런데 그 후 A는 C에게 토지를 증여하였다. 공동상속인인 P는 이러한 증여가 C의 대습상속인인 D, E, F의 특별수익에 해당하므로 그들의 구체적 상속분을 산정할 때 고려되어야 한다고 주장한 사안이다. 상속결격사유가 발생하면 상속인은 법원의 판결이 없이도 당연히 상속권을 상실한다. 상속이 개시되기 전에 결격사유가 발생하면 그 때부터 상속인으로서의 지위를 상실하며, 상속개시 후에 결격사유가 발생하면 상속개시시까지 소급하여 상속인으로서의 지위를 상실한다. 즉 상속결격자는 원래부터 상속인이 아니었던 자와 같이 취급된다. C는 상속결격자여서 상속인이 아니므로 A가 C에게 증여한 토지가 C의 특별수익이 될 수 없음은 분명하다. 특별수익은 공동상속인인 경우에만 문제되기 때문이다(민법 제1008조). 문제는 C에게 증여한 것이 C의 대습상속인인 D, E, F의 특별수익이 될 수 있는지 여부이다.

나. 상속인의 지위에서 받은 재산만 특별수익에 해당돼

상속분을 산정할 때 특별수익으로서 증여를 참작하는 것은 공동상속인이 증여를 받은 경우에만 발생한다. 따라서 상속결격자와 같이 상속인이 아닌 자(피대습자)가 피상속인으로부터 증여를 받은 경우에는 원칙적으로 이를 대습상속인의 특별수익으로 보지 않는다. 이 사건 대법원 판결은 바로 이 점을 확인한 것이다. 이 판결은, 대습상속인이 대습원인(피대습자의 사망) 발생 이전에 피상속인으로부터 증여를 받은 경우 이는 상속인의 지위에서 받은 것이 아니므로 상속분의 선급으로 볼 수 없어 특별수익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대법원 2014. 5. 29. 선고 2012다31802 판결과 그 궤를 같이 한다고 볼 수 있다. 대법원은 특별수익이나 유류분에 관한 규정을 엄격하게 해석함으로써 그 적용범위를 가급적 확대하지 않으려고 하고 있는바, 기본적으로 공동상속인 간의 공평한 재산분배보다는 상속재산의 처리에 관한 피상속인의 의사를 보다 존중하려는 태도를 보이고 있는 것으로 생각된다.

다만 증여의 경위, 증여된 물건의 가치, 성질, 수증자와 관련된 상속인이 실제 받은 이익 등을 고려하여 실질적으로 피상속인으로부터 상속인에게 직접 증여된 것과 다르지 않다고 인정되는 경우에는 상속인의 배우자나 상속인의 자녀 등에게 이루어진 증여도 특별수익으로서 이를 고려할 수 있다는 것이 대법원의 태도이다(대법원 2007. 8. 28. 선고 2006스3 결정). 이러한 판례의 취지에 비추어 볼 때, 이 사건에서도 A가 C에게 이 사건 토지를 증여한 경위 등을 고려하여 그것이 실질적으로 대습상속인인 D, E, F에게 증여한 것과 같은 것이라고 볼 수 있는 경우에는 특별수익에 해당된다고 볼 수 있을 것이다. 대상 판결에서 ‘원칙적으로’,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이라는 표현을 사용한 것이 바로 이러한 경우를 염두에 둔 것이라 생각한다. 그렇지만 C가 이미 상속결격자가 되었음에도 불구하고 D, E, F가 아니라 굳이 C에게 토지를 증여한 것을 보면 A는 반드시 C에게 증여를 하고 싶어했던 것으로 추정할 수 있을 것이고, 그럴 경우 이러한 증여를 실질적으로 D, E, F에게 증여한 것으로 보기는 어려울 것 같다.

다. 상속결격자는 상속재산분할심판의 당사자가 될 수 있을까?

상속재산분할심판은 상속인 중 한 명 또는 여러 명이 나머지 상속인 전원을 상대방으로 하여 청구하여야 한다(가사소송규칙 제110조). 공동당사자 사이에는 민사소송법 중 필수적 공동소송에 관한 규정이 적용된다(가사소송법 제47조). 이처럼 상속재산분할심판은 상속인이 다른 상속인 전원을 상대로 하여 청구하는 것이므로 상속인이 아닌 자는 상속재산분할심판의 당사자가 될 수 없다. 그런데 이 사건에서 C는 상속개시 당시 이미 상속결격자로서 상속인의 신분을 상실한 상태였는데 어떻게 C가 상속재산분할심판의 상대방이 될 수 있는지는 의문이다. 이미 상속인의 지위를 상실한 C는 상속재산분할심판의 당사자적격이 없다고 생각한다.

김상훈 < 법무법인 바른 변호사, 법학박사 >

학력

1. 고려대학교 법과대학 졸업

2. 법학석사(고려대학교) : 민법(친족상속법) 전공
3. 법학박사(고려대학교) : 민법(친족상속법) 전공

4. 미국 University of Southern California Law School 졸업(Master of Laws)

5. 서울대학교 금융법무과정 제6기 수료

경력

1. 제43회 사법시험 합격

2. 사법연수원 33기 수료

3. 고려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겸임교수 : 친족상속법, 신탁법 담당

4. 서울지방변호사회 증권금융연수원 강사 : 신탁법 담당

5. 법무부 민법(상속편) 개정위원회 위원

6. 대한변호사협회 성년후견연구위원회 위원

7. 금융투자협회 신탁포럼 구성원

8. 한국가족법학회 이사

9. 한국성년후견학회 이사

10. 상속신탁연구회 부회장

11. 법무법인(유한) 바른 구성원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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