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무설계]

"금융상품 과잉정보의 시대…디지털 이해력 키워 '알짜정보' 찾아라"

입력 2017-04-18 17:28 수정 2017-04-18 17:28

지면 지면정보

2017-04-19B2면

장경영의 재무설계 가이드
<30> 정보탐색과 금융소비자 혼란

만족 높이고 위험 줄이기 위한 소비자 정보탐색 늘고 있지만
수집한 정보의 질 낮아지며 합리적인 의사결정 어려워져

혼란 줄이는 효율적 탐색 위해 비판적인 정보 해석 능력 필요

장경영 < 한경 생애설계센터장 longrun@hankyung.com >

‘대형마트 할인, 주유비 할인, 대중교통비 할인, 극장 할인, 포인트 적립, 캐시백, 항공마일리지 적립….’

신용카드마다 다양한 할인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어 내게 맞는 신용카드를 고르기가 쉽지 않다. 그래서 신용카드를 골라주는 앱(응용프로그램)까지 등장했다. 앱뿐만 아니라 인터넷에도 신용카드 할인서비스에 대한 정보가 그야말로 넘쳐난다. 이처럼 쏟아지는 정보에 소비자는 혼란을 겪기 십상이다.

소비자 혼란은 비슷한 정보가 많아 소비자가 각 정보를 이해하거나 구별하기 어려울 때 생긴다. 정보를 충분히 이해할 수 있는 여건이 갖춰지지 않은 상황에서 정보가 과다하게 제공돼 소비자의 의사결정이 방해받는 것을 가리켜 ‘과잉혼란’이라 한다. 양은 많지만 모호한 정보 때문에 겪는 혼란을 ‘모호혼란’이라 한다.

자신에 맞는 할인서비스가 있는 신용카드를 선택하려 할 때 금융소비자들은 어느 정도 혼란을 경험할까. 성인 남녀 1500여명을 대상으로 한 연구에 따르면 과잉혼란과 모호혼란의 정도가 ‘보통 수준’ 이상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 연구에서 과잉혼란의 경우 △선택할 수 있는 할인서비스들이 너무 많아 가끔 혼란스러움 △할인서비스의 혜택이 너무 비슷한 것이 많아 적절한 조건을 구별하기 어려움 △카드사의 할인서비스가 너무 많아 어떤 서비스를 선택해야 하는지 어려움 △할인서비스가 너무 많아 어느 카드사가 제공하는 서비스인지를 구별하기 어려움 등 네 개 문항에 대해 각각 ‘전혀 그렇지 않다’(1점)~‘매우 그렇다’(7점) 중에서 응답하게 한 결과 평균 점수가 4.9점으로 ‘약간 그렇다’(5점) 수준이었다.

모호혼란은 △할인서비스를 선택할 때 어떤 요소가 특별히 중요한지 잘 모르겠음 △할인서비스 선택을 위해 카드사로부터 관련 정보를 충분히 제공받지 못해 혼란스러웠음 △할인서비스 혜택 차이를 알기 위해서는 카드사 직원의 도움이 절실함 등 3개 문항의 평균 점수가 4.5점으로 ‘보통이다’(4점)를 넘어섰다.

이처럼 혼란을 겪는 상황은 정보탐색 활동과 관련이 깊다. 소비자들은 서비스나 재화를 구매한 뒤 큰 만족을 느끼고 구매와 관련된 위험을 줄이기 위해 시간과 비용을 들여 정보탐색 활동을 한다. 문제는 정보탐색 활동이 항상 긍정적 결과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라는 점이다. 정보탐색 노력이 증가하면 그만큼 의사결정에 사용할 근거가 많아지므로 긍정적일 수 있지만, 수집한 정보의 질이 낮으면 합리적인 의사결정이 어려워지는 것이다. 정보탐색 활동이 소비자 혼란을 줄일 수도 심화시킬 수도 있다는 얘기다.

실제로 앞의 연구 결과 정보탐색 노력이 증가할수록 과잉혼란은 감소하는 반면 모호혼란은 증가하는 것으로 밝혀졌다. 자신이 적극적으로 정보를 찾으려는 노력을 하면 할수록 정보를 주체적으로 접하게 되기 때문에 무차별적으로 쏟아지는 정보에 휘둘려 과잉혼란을 겪는 경향이 약해지는 것으로 풀이된다. 그러나 주체적으로 정보를 접하더라도 그 정보의 이해와 비판적 해석 및 활용이 보장되는 것은 아니므로 모호혼란이 반드시 줄어들지는 않는다.

신용카드 할인서비스뿐 아니라 펀드, 연금, 보험, 대출 등 거의 모든 금융상품과 서비스에 대해 소비자 혼란을 겪을 가능성이 존재한다. 인터넷과 모바일 발달로 정보탐색 채널이 다양해지고 있어 이런 가능성은 갈수록 커지는 추세다.

그래서 소비자의 통찰력(acumen)이 요구된다는 주장도 나온다. 소비자가 날카롭고 빈틈없는 의사결정을 내리기 위해 시장 환경을 읽어내고 변화상황을 해석할 수 있는 역량을 갖춰야 한다는 것이다. 이렇게 될 수만 있다면야 오죽 좋겠는가. 하지만 모든 금융소비자가 투자의 귀재 워런 버핏처럼 될 수는 없다.

그렇다고 손 놓고 계속해서 혼란을 겪으며 살 수도 없다. 핀테크 시대를 살아가는 금융소비자라면 기본적인 디지털 이해력은 갖추도록 노력하자. 그래야 정보탐색을 효율적으로 할 수 있다. 정보탐색이 모호혼란을 줄여주는 만능 열쇠가 아닌 만큼 탐색한 정보를 비판적으로 해석하기 위해 금융소비자로서 반드시 갖춰야 할 기본 지식은 쌓아야 한다. 스스로 하기 어려운 정보 해석은 전문가의 도움을 구하자. 신뢰할 수 있는 전문가를 찾는 데도 정보탐색이 필요하긴 하다.

장경영 < 한경 생애설계센터장 longrun@hankyung.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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