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자산운용 NASA 빌딩 펀드
신한금투 명동호텔 등 완판 행진
5~7년간 연 5% 이상 수익 목표
개별 투자자 1억 이상 자금 넣어

투자기간 '묻어놓는 돈' 생각해야
임차인과 계약기간·공실률 변수
부동산 매각시점 환손실 우려도

대형 부동산에 간접투자할 수 있는 공모형 부동산 펀드가 개인투자자의 ‘신(新) 재테크’ 수단으로 떠오르고 있다. 지난해부터 자산운용사와 증권사들이 국내외 대형 오피스 빌딩, 호텔 등을 사들이는 공모 펀드를 내놓기 시작하면서다. 최근 증권사와 은행의 프라이빗뱅킹(PB) 창구에서 공모형 부동산 펀드 인기는 놀랄 만한 정도다. 올 들어 자금 모집에 성공했거나, 출시를 준비 중인 공모형 부동산 펀드만 줄잡아 8개다.

이지스자산운용의 바른빌딩 공모펀드(330억원), 신한금융투자의 명동 나인트리 호텔 공모펀드(465억원), 하나자산운용의 워싱턴DC 미국 항공우주국(NASA) 빌딩(1540억원)의 공모형 부동산 펀드가 완판됐다. 담는 자산의 종류와 지역을 가리지 않고 인기 행진이다. 펀드당 최소 500만~1000만원 정도로 투자할 수 있지만, 대부분 투자자들이 개별펀드에 1억원 이상의 자금을 넣고 있다는 전언이다.

부동산 공모펀드 속속 완판 왜?

개인들은 ‘대형 부동산’을 포트폴리오에 담을 수 있는 기회가 비로소 열렸단 점에서 환호하고 있다. 이러한 부동산 공모펀드 흥행의 뒷면에는 전통자산(주식과 채권)에 대한 개인의 불신이 자리 잡고 있다는 분석이다. 초(超)저금리 기조가 지속되고 ‘박스피(박스권+코스피)’에 대한 우려가 좀처럼 가시지 않으면서 공모형 부동산 펀드는 5~7년의 설정 기간 동안 연 5% 이상의 수익을 약속하고 있기 때문이다. 해외 부동산 펀드에 돈을 넣는 것은 갑작스러운 글로벌 경기 침체 등 외생 변수에 대해 개인도 버틸 수 있는 포트폴리오를 구축한다는 차원에서도 의미 있다는 평가다.

반면 운용사들이 부동산 공모펀드를 속속 출시하는 이유는 주요 투자자였던 기관들이 대형 부동산에 대한 관심을 거두고 있기 때문이라는 풀이도 있다. 운용사들로선 기관을 상대로 자금을 모으다 여의치 않자, 개인 공모자금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는 얘기다.

매각 가능성·환(換)리스크 따져야

전문가들은 개인이 부동산 공모펀드에 투자할 때 자금의 회수 가능성, 공실률, 수수료 등을 세심하게 고려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국내에선 개인의 대형 부동산 간접투자에 대한 역사가 짧다는 점에서 더욱 그렇다.

그동안 부동산 펀드는 기관이나 큰손 투자자를 위한 폐쇄형 사모펀드였다. 원천적으로 중간 환매가 불가능하고, 49인 이하의 투자자를 모집하는 특성상 1인당 투자금도 수억~수백억원에 달했다. 최근 공모형 펀드들은 개인의 접근이 쉽도록 최소 투자금액의 문턱을 500만~1000만원대로 낮췄다. 폐쇄형이 아닌 상장형으로도 출시돼 중도환매가 원칙적으로 가능하다. 그러나 상장 펀드라고 해도 사들이는 수요가 발생해야 매매가 이뤄진다는 점에 유의해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조언한다. 상장형 부동산 펀드라도 투자 기간 동안은 사실상 ‘묻어놓는 돈’이라고 생각하는 게 낫다는 의미다.

펀드가 사들이는 부동산의 ‘임차인 리스크’도 따져야 한다. 대부분 부동산 펀드의 설정 기간은 5~7년이다. 5년 만기의 오피스 빌딩에 투자한다고 가정하면 기존 임차인과의 계약이 두 배 혹은 세 배(10~15년) 이상 남아 있는 상품이 유리하다. 기존 펀드 만기 시점에 최소한 다음 펀드의 설정 기간 정도(5년)는 임차 계약이 남아 있어야 원활하게 팔리기 때문이다. 반대로 말해 매각 시점에 제대로된 임차인이 없다면 원금 손실이 일어날 가능성도 있다는 점을 염두에 둬야 한다.

해외 자산을 사들이는 부동산 펀드에 투자할 땐 환율 리스크도 고려 사항이다. 보험사나 연기금 등 기관투자가들은 해외 부동산에 투자할 때 원금을 만기까지 헤지(풀헤지)한다. 그러나 공모펀드는 헤지를 하더라도 ‘헤지 만기 연장(롤오버)’이 쉽지 않다. 때문에 대부분의 공모형 부동산 펀드는 헤지없이 투자(환오픈)하거나 원금의 절반가량을 헤지하는 상품이다. 이는 만기 부동산 매각 시점에 환차익을 볼 수도 있고, 환손실을 볼 수 있다는 의미다.

재간접으로 시작하는 것도 요령

판매사가 수수료로 얼마를 떼가는지도 따져야 한다. 운용사는 개인에게 임대료 수익과 매각 차익 등을 고려해 연 6~7%가량의 수익률을 제시한다. 투자 원금에서 판매사가 떼가는 선취 판매 수수료(2% 안팎)와 운용사가 떼가는 매입수수료(1~1.5%), 펀드운용 수수료(연 0.5% 안팎)를 고려해 수익률을 다시 계산해봐야 한다. 다른 주식형·채권형 펀드처럼 배당 수익에 대해 15.4%의 소득세도 물어야 한다는 점도 유의해야 한다.

단일 상품을 담는 공모형 부동산 펀드가 부담스럽다면, 미국 싱가포르 일본 등 선진국의 상장 리츠(부동산투자회사·REITs)를 담은 상장지수펀드(ETF)나 부동산 대출채권도 포트폴리오에 넣은 채권형 펀드 등으로 시작할 수도 있다.

김대훈 기자 daepu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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