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예진 바이오헬스부 기자 ace@hankyung.com
작년 9월 주식시장에 파문을 일으킨 한미약품 사태가 상처만 남긴 채 마무리됐다. 감사원은 17일 한미약품이 폐암 신약 올리타정의 임상시험 결과를 은폐했다는 의혹에 대해 ‘확인하지 못했다’는 결론을 발표했다.
올리타정은 기존 항암제 치료에 내성이 생겨 더 이상 항암효과를 보지 못하는 말기 폐암환자를 위한 약이다. 작년 9월30일 다국적 제약회사 베링거인겔하임이 8000억원 규모의 기술수출 계약 해지를 발표하면서 한미약품 주가는 하루 만에 18% 폭락했다. 주식시장이 패닉 속에서 마감된 지 한 시간 후인 당일 오후 4시 식품의약품안전처는 2015년 7월 올리타정의 임상시험 중 부작용으로 사망자가 있었다는 의약품 안전성 서한을 배포했다. 베링거는 경쟁 약품이 먼저 미국 식품의약국(FDA) 허가를 받아 선점효과를 누릴 수 없게 되자 올리타정 개발을 포기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공교롭게도 약의 부작용 때문에 계약이 해지된 모양새가 됐다. 식약처가 한미약품 사태에 기름을 부었다는 비판이 나오는 이유다.

이번 일로 한미약품이 입은 피해는 추산하기 어려울 정도로 컸다. 제약업계는 말기 폐암 환자의 임상시험 중 사망 사례가 빈번한데도 올리타정 계약 해지에 대한 미공개 정보유출과 늑장공시 문제가 터지면서 약 부작용이 지나치게 부풀려졌다고 지적한다. 아스트라제네카의 폐암 치료제 타그리소는 411명의 임상 참여 환자 중 간질성 폐질환 등 부작용으로 4명(1%)의 사망자가 나왔지만 논란이 일지 않았다. 올리타정의 중증 피부 이상 반응에 따른 부작용 비율은 0.44%(투약자 731명 중 3명)로 다른 폐암 치료제인 타쎄바(1.2%)에 비해 높지도 않다. 게다가 정치권까지 나서서 임상과정에서 흔히 일어날 수 있는 부작용만 부각시킨 나머지 한미약품은 제품의 치명적 약점을 숨긴 비도덕적인 회사가 됐다.

식약처는 지난 13일 올리타정에 대한 국내 임상 3상 계획을 승인했다. 그러나 환자들의 불안은 여전하다. ‘부작용 약’으로 낙인 찍힌 올리타정의 오명이 어떻게 해소될지 의문이다.

전예진 바이오헬스부 기자 ace@hankyung.com

ⓒ 한경닷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