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중앙은행(Fed)이 금리인상에 이어 자산 축소를 예고함에 따라 글로벌 유동성 수위에 큰 변화가 예상된다. 자산 축소는 Fed가 세 차례 양적완화를 통해 사들인 4조5000억달러(약 5000조원)의 미 국채와 주택저당증권(MBS)을 2조달러대로 줄여나가는 것을 가리킨다. 그간 보유채권의 만기 재투자를 통해 수위를 유지해왔지만, 앞으론 만기 때 팔아 시중 유동성을 흡수하겠다는 것이다.
소위 비(非)전통적 통화정책으로 누적된 Fed의 자산은 언젠가는 반드시 정리해야 한다. 금융위기 전 약 5000억달러였던 Fed의 채권 보유액이 지금은 미국 국내총생산(GDP)의 25%에 이른다. 하지만 달리 보면 미국 경제가 2차 긴축(자산 축소)까지 견딜 만큼 강해졌다는 방증이기도 하다. 문제는 그 시기와 규모다. 금리인상과 자산축소가 겹치면 2013년 양적완화 축소 때처럼 ‘긴축 발작’이 재연될 것이란 우려를 낳는다. Fed도 이를 고려해 하반기에 시작하되 진행속도는 완만할 것이라고 어제 월스트리트저널이 보도했다.

그렇더라도 국내외 금융시장 파장이 결코 작지 않다. 신흥국 자금 이탈도 우려된다. 게다가 미국의 보호무역주의로 중국 독일 한국 등 주요국 대미 무역흑자가 줄고 있는 상황이다. 이는 기축통화(달러화) 공급 감소를 의미한다. 유동성 축소에 따른 강(强)달러 전망과 트럼프 대통령의 약(弱)달러 선호가 상충돼 또 다른 불확실성이다. 지정학적 리스크까지 안고 있는 우리로선 더욱 민감하다. 한국은행이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상향조정(2.5%→2.6%)하며 금리인하 신호를 거둬들인 것도 그런 맥락일 것이다. 한은은 금리인상 시 가계부채 파급영향에 대해 자본시장연구원과 공동연구에 나서 금리인상까지 염두에 둔 듯하다.

미국을 필두로 세계는 10년간 양적완화에서 ‘양적긴축’ 국면으로 들어서고 있다. 그간의 ‘실물 부진, 금융 완화’에서 ‘실물 회복, 금융 긴축’으로의 전환이다. ‘비정상의 정상화’다. 실적이 아니라 초(超)저금리에 기댄 위험자산 선호도 수그러들 것이다. 글로벌 유동성 파티가 끝나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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