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차 산업혁명시대 인재 기르려면
직무능력·개방성·적응성 높여야
국가역량체계(KQF) 구축도 필요"

이용순 < 한국직업능력개발원장 >
최근 직업능력개발과 관련한 화두는 눈앞에 닥친 4차 산업혁명에 대응해야 한다는 것과 지난해 2000년 통계집계 이후 최대치를 기록한 청년(15~29세) 실업률을 줄이는 데 기여해야 한다는 것이다. 1년 전 ‘알파고 충격’을 지켜보면서 4차 산업혁명이 실생활에까지 영향을 미치게 될 것임을 느끼게 됐다. 우리 사회는 기존 산업에 인공지능, 로봇공학, 사물인터넷, 3D프린팅, 생명과학과 같은 정보통신기술과 첨단기술을 융합시키는 새로운 혁신의 시대에 들어섰음을 인정하고 이에 적응하기 위한 대비책을 마련하고 있다.

많은 학자들은 4차 산업혁명이 세계에 새로운 기회와 도전을 안겨줄 것으로 예측한다. 한편으로 사물인터넷을 이용한 무인공장의 등장처럼 더 많은 물건을, 더 적은 인력으로, 더 빨리 만들어 낼 수 있게 되면서 이로 인한 일자리 감소를 어떻게 해결할 것인지에 대해서는 명확한 답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흔히 4차 산업혁명시대의 인재는 기존 산업에 대한 직무역량을 갖추고 있으면서도 유관 기술을 유연하게 융합해서 활용할 수 있는 개방성과 적응력을 갖춰야 한다고 말한다. 이런 인재를 어떻게 양성할 것인지에 대해서는 여전히 기존 교육훈련방식에 새로운 기술의 내용만 추가하면 되는 것으로 인식하고 있다. 그러나 4차 산업혁명을 맞이한 우리는 같은 내용을 배우더라도 어디에 쓰일지도 모르는 내용을 무작정 배우고 보는 방식에서 벗어나 무엇을 하기 위해 왜 배우는지를 아는 방식으로의 전환이 필요하다. 이런 과정을 통해 학습자는 자기가 알아야 할 내용을 스스로 판단하고, 적용시켜야 할 분야를 능동적으로 선택하는 연습도 할 수 있게 되기 때문이다.
몇 해 전 우리 산업계에서는 국가직무능력표준(NCS)을 도입했다. NCS는 산업 현장에서 직무를 수행하기 위해 요구되는 지식, 기술, 태도 등의 내용을 체계화한 것으로 해당 산업을 대표하는 기구에서 직무분석 등을 통해 만들어진다. 이에 따라 교육훈련기관에서는 양성해야 할 인력의 목표를 설정하는 데, 기업체 등에서는 인력을 채용하기 위한 기준으로 활용할 수 있다. 이런 점에서 NCS는 일자리의 양적인 측면보다는 질적인 측면 즉, 기술 미스매치(불일치)를 해결하기 위한 수단이 된다. 또 취업을 준비하는 청년에게는 취업 목표를 분명하게 해주고 그런 목표 달성을 위해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 준비할 수 있는 가이드가 된다.

이와 관련해 한국직업능력개발원에서는 2013년부터 교육부의 지원을 받아 NCS 기반의 학습모듈 개발사업을 수행하고 있다. NCS 학습모듈은 NCS에 제시된 직무능력 요구사항을 어떻게 배우고 가르칠지 풀어서 제시한 모듈식 교수(敎授)·학습자료로서 개인과 교육훈련기관의 수요에 따라 조합이 가능하게 돼 있다. 한국형 국가역량체계(KQF) 구축도 함께 지원하고 있다. KQF는 NCS를 바탕으로 학력, 자격, 현장경력, 교육훈련 이수 결과 등이 상호 연계될 수 있도록 하는 국가차원의 수준체계를 말한다. 이를 통해 개인의 직무능력을 기존의 학력제도 이외의 다양한 방식으로 개발하고 인정받을 수 있어 경직적인 학력중심사회 극복에도 기여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한국 사회는 대내외적으로 어려운 상황에 처해 있지만 4차 산업혁명이라는 파도를 혁신의 기회로 삼아 새로운 도약을 이루고자 노력하고 있다. 직업교육훈련 분야에서도 직업을 준비하고 직무역량을 발전시켜 나가고자 하는 개인들의 능동적인 학습을 지원하기 위한 기반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 현장 중심으로 NCS를 고도화하고, 이를 배워 나갈 수 있는 수준별, 대상별 학습 자료의 개발과 보급 그리고 개인이 가진 직무능력을 다양하게 인정받게 해주는 KQF의 구축에도 노력을 아끼지 말아야 할 때다.

이용순 < 한국직업능력개발원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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