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진해운 채무부터 갚아라"
중국 반대로 선사협의체 가입 못해
중국 화물 빼고 원양화물만 날라
SM "해운경기 살아나니 트집"
SM상선이 중국의 반대로 한·중 간 화물을 싣지 못한 채 새 노선을 취항한다. “한진해운의 채무를 먼저 갚으라”는 중국의 주장 탓이다.

SM상선은 지난 14일 취항한 부산~톈진~칭다오 노선에 중국 측 화물을 실을 수 없게 됐다. 한·중 정기선사협의체에 가입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협의체에 가입하지 않은 SM상선은 중국 화물을 제외한 원양화물만 나를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SM상선은 “한·중 간 화물을 싣지 못할 경우 배를 가득 채우기 어려울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SM상선 관계자는 “한국 선사들은 협의체 가입에 찬성했지만 중국 측에서 이를 반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중국 측은 “한진해운을 인수했으니 SM상선이 관련 채무부터 갚아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한진해운의 미주노선을 인수한 SM상선 측에 변제 책임을 전가하고 있다. 다롄 노선도 상황은 비슷하다. 김칠봉 SM상선 사장은 “원양화물에는 지장이 없지만 다롄 노선도 중국 화물은 싣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문제는 운항권 확보다. 우리나라가 보유한 중국 운항권은 40여개다. 이 중 한진해운이 보유하던 것은 2개다. 하지만 협의체 반대로 운항권 인수 논의조차 하지 못하고 있다. 중국에서 SM상선과 한진해운을 하나의 회사로 간주하고 있어서다.

SM상선은 반발하고 있다. 우오현 SM그룹 회장은 “한진해운 잔존법인이 채무를 갚아 나가고 있고, 사람만 데려왔는데 말도 안 되는 주장”이라며 “(한진해운과) 전혀 별개 회사로 봐야 한다”는 입장이다.

SM상선은 SM그룹이 한진해운의 태평양노선을 인수해 만든 회사다. 기존 한진해운의 미주·아시아 노선 영업권과 인력 등을 인수했다. 한국과 미국 중국 인도 베트남 등에 12개 지점과 8개 영업소를 두고 있다.
SM그룹은 올해까지 컨테이너선과 벌크선을 포함, 총 70여척의 선대를 꾸리고 2019년까지 100척을 채운다는 계획이다.

업계에서는 중국 측이 사드(고고도 미사일방어체계)에 대한 보복을 하고 있는 것이라는 주장도 나온다. 해운경기가 살아나는 상황에서 트집을 잡아 억지 주장을 펼치고 있다는 것이다. 철광석 곡물 등을 나르는 건화물선 운임지수(BDI)는 1년 새 두 배가량 뛰었다. 해운업계 관계자는 “2008년 당시 10,000선까지 올랐던 BDI에 비하면 미미하지만 바닥을 찍고 해운경기가 살아나고 있다는 측면에 주목해야 한다”며 “중국과의 문제를 빨리 해결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박재원 기자 wonderfu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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