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수 인터뷰]

이은호 시티코어 전무 "오피스빌딩, 임차인 편의성이 품질을 결정하죠"

입력 2017-04-16 15:08 수정 2017-04-16 15:08

지면 지면정보

2017-04-17B5면

종로사거리에 '센트로폴리스' 건설
좋은 오피스빌딩 3대조건은 주차장·화장실·엘리베이터
잘못된 리테일 시설 임대로 오피스 편의성 해치면 안돼
“외관이 멋지고 최신식 기계설비가 갖춰진 새 오피스빌딩이라도 건물을 이용하는 입주사가 불편해하면 좋은 오피스빌딩이라 할 수 없습니다. 오피스빌딩의 기본을 갖추고, 입주사 편의를 위한 시설이 더해지면 다른 건물보다 비싼 임차료를 주더라도 입주하고 싶어지는 오피스빌딩이 됩니다.”

서울 강북 도심 한복판인 종로사거리에 대형 오피스빌딩 ‘센트로폴리스’를 짓고 있는 시티코어의 이은호 전무(44·사진)는 좋은 오피스빌딩의 기본 3요소로 주차장, 화장실, 엘리베이터를 꼽았다. 모든 오피스빌딩이 갖추고 있는 시설이지만 새 오피스빌딩 중 이 기본을 지키지 못해 임차인에게 낮은 평가를 받는 곳이 많다는 설명이다. 그는 “조망권이 좋고 층고가 높아 개방감이 좋아도 매일 아침과 점심 엘리베이터를 타기 위해 10여분을 기다려야 하고, 빈 화장실을 찾기 위해 위·아래층을 오르락내리락 해야 한다면 임차인의 만족도가 떨어질 것”이라고 지적했다.

○기본에 고급을 더한 1등 오피스빌딩

이 전무는 임차인 편의성을 얼마나 높이느냐에 따라 오피스빌딩의 인기가 좌우된다고 말했다. 그는 오피스빌딩을 차에 비유하며 “마티즈나 에쿠스나 굴러가는 건 똑같지만 차를 탈 때의 안락함과 운전할 때의 안전감이 다르기 때문에 비싸더라도 고급차를 찾는 사람이 있는 것”이라며 “센트로폴리스는 임대료가 비싸도 임차인이 오고 싶어하는 대한민국 도심 1등 오피스빌딩으로 만들 것”이라고 강조했다.
센트로폴리스는 차별화를 위해 최근 인테리어 및 설계 비용으로 100억원을 추가했다. 내년 상반기 준공 예정인 오피스빌딩이 공사 단계에서 이처럼 비용을 늘리는 것은 흔치 않은 일이다. 입주사를 배려해 수면실, 회의실, 카페 등을 마련한 입주사 전용 라운지, 입주사 간 상생하고 협력할 수 있는 환경과 네트워크를 위한 임대 인센티브 패키지를 준비 중이다. 그는 “건물 설계 전문가들은 필수적인 요소가 아닌데 굳이 사업비를 추가할 필요가 있느냐고 했지만 건물의 편의성과 쾌적성을 높이기 위해 설계 도면 수십군데를 고쳤다”며 “한국의 업무환경을 최대한 고려한 오피스빌딩이라고 자신한다”고 말했다.

오피스빌딩에 대한 이 같은 철학은 전 세계 다양한 건물을 직접 둘러본 경험에서 비롯됐다. 이 전무는 세빌스코리아를 거쳐 미래에셋자산운용 부동산부문에서 2004년부터 지난해까지 국내외 부동산 투자와 자산관리를 총괄했다. 종로 센터원 빌딩, 광화문 포시즌호텔을 비롯해 중국 상하이 미래에셋타워, 블루마운틴CC 등을 개발했다. 새로 생긴 건물에 꼭 가보고 장점과 단점을 분석하는 것이 ‘직업병’처럼 생겼다.

○ ‘리테일’이 아니라 ‘오피스’

이 전무는 최근 오피스빌딩 시장에서 비중이 커지고 있는 리테일 부문에서도 오피스 부문에 대한 배려가 있는 개발이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리테일 시설이 유동인구를 건물로 끌어들일 수 있는 요인이지만 결국 전체 빌딩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대부분 15% 미만이다. 건물주로서는 오피스 임대가 얼마나 잘 이뤄지냐가 더 중요하다는 설명이다. 이 전무는 “입지가 좋은 대형 오피스빌딩이지만 면세점이 입점하면서 시끄러워지고 지저분해지자 적정 임대료를 받지 못하고 있는 사례가 있다”며 “잘못된 리테일 시설 임대로 오피스 편의성을 해치지 않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센트로폴리스의 리테일 비중은 9%가량으로 임차인을 위한 시설이 중심이다. 지하 2층, 지상 1·2층에 각종 상업시설과 유명 맛집을 유치하기 위해 오는 6월 리테일 임대 대행사를 선정할 예정이다.

시티코어는 센트로폴리스 외에도 또 다른 오피스빌딩 개발사업을 검토하고 있다. 올 상반기 부동산시장에서 가장 큰 관심을 받고 있는 여의도 MBC 사옥 부지 개발사업에 참여할 계획이다. 대형 건설사, 금융회사와 컨소시엄을 구성해 여의도 전체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는 개발사업을 구상 중이다. 이 전무는 “여의도에서 파크원 등 대형 복합개발사업이 여러 건 진행돼 서로에게 피해를 주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있지만 우리는 상생할 수 있는 모델을 찾고 있다”며 “풍부한 부동산 개발 경험을 바탕으로 저평가된 지역의 자산가치를 높일 것”이라고 말했다.

윤아영 기자 youngmone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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