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적완화 축소는 12월 개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재닛 옐런 중앙은행(Fed) 의장의 ‘긴축 시계’를 늦출 수 있을까. 월가의 전망은 “어렵다”는 쪽으로 모아진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2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과의 인터뷰에서 “달러가 너무 강해지고 있다”며 “Fed의 저금리 정책이 지속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으로선 수출에 부정적 영향을 미치는 강달러화를 막기 위해 옐런 의장에 협조를 얻어 금리인상을 지연시키겠다는 ‘시장개입’ 발언이었지만 시장 전문가들의 반응은 부정적이다.

14일 한국은행 뉴욕사무소가 월가의 투자은행들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를 보면 대다수는 Fed가 올해 2차례, 구체적으로는 6월과 9월에 추가로 올리고, 12월에는 대차대조표 축소에 나설 것으로 내다봤다. 윌리엄 더들리 뉴욕연방은행 총재의 예상대로 기준금리 인상과 자산축소를 동시에 실시할 때 시장에 미치는 충격을 감안한 스케줄이다.

한은의 조사대상 16개 IB중 골드만삭스와 JP모건 등 12개(75%) 금융기관이 추가 금리인상 시점으로 6월을 보는 이유는 2분기들어 미 경기 상승에 따른 물가상승세가 확대되고, 지표 개선으로 경기 회복세 역시 강화될 것으로 보는데 있다. 금융시장의 여건도 변동성이 줄어들면서 안정화되고 이에 따라 Fed가 상반기인 6월에 금리 인상을 단행하면서 정책금리 정상화 의지를 다시 한 번 강조할 것으로 보고 있다.

올해 세번째 금리인상 시점으로 9월이 지목되는 이유는 Fed가 연말에 4조5000억 달러에 달하는 자산축소를 단행하기 위해서다. 월가의 한 투자분석가는 “자산축소는 시장의 유동성을 흡수하는 긴축정책으로 금리인상과 비슷한 효과를 낸다”며 “기준금리를 올리며서 동시에 자산축소를 단행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이런 이유로 6월과 9월 금리를 올리고, 12월에 자산축소 결정과 함께 금리인상은 건너뛰고 내년으로 넘길 것이라는 전망이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의 페드워치에 따르면 6월 인상확률은 60%, 9월은 100% 수준이다. 이는 월가의 채권 트레이더들이 베팅하는 연방기금금리 선물가격을 기준으로 산정된다.
이같은 스케줄이 지나치게 빠르다는 반론도 있다. 1분기 성장률이 0%대로 예상에 못미칠 전망인데다 트럼프 정부의 경기부양책이 지연되면서 실물지표의 개선도 늦어지고 유로 지역의 정치적 불안도 글로벌 경제의 발목을 잡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A) 등 3개 금융회사들은 이런 이유로 차기 금리인상 시점을 9월로 보고 있다.

보유자산 축소가 시장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서는 크지 않을 것으로 한은은 예상했다. Fed가 보유자산의 축소는 점진적이고 예측가능하게 이뤄져야 한다는 원칙을 재확인하고 있기 때문이다. Fed는 경제상황과 기준금리 인상이 예상대로 전개될 경우를 전제로 자산축소는 ▲2017년말(later this year)부터 ▲국채와 주택저당증권(MBS) 모두를 대상으로 ▲단계적으로 재투자를 축소하는 방식으로 이뤄지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보고 있다.

한은 뉴욕사무소 관계자는 “대내외 여건 변화에 따라 Fed의 통화정책 경로가 수정될 가능성은 여전하다”며 “경제지표 움직임과 함께 트럼프 정부의 정책, 유로지역 정치적 불안 등 리스크 요인의 전개양상을 주목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뉴욕=이심기 특파원 sgle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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