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휴사 미국 웨스턴디지털
"계약 위반…독점 교섭권 달라"
유력 후보 브로드컴 인수도 경계
애플, 폭스콘과 손잡고 인수 참여
경영난을 겪고 있는 일본 도시바의 반도체 사업부문(도시바메모리) 매각에 제동이 걸렸다. 도시바 합작사인 미국 웨스턴디지털(WD)이 매각 독점교섭권을 요구해 도시바가 매각 관련 작업을 일시 중단한 것으로 알려졌다.

블룸버그통신은 14일 “웨스턴디지털이 도시바 이사회에 의견서를 보내 반도체사업 부문 매각 독점교섭권을 요구한 이후 매각과 관련한 모든 회의와 결정이 일시 중단됐다”고 보도했다. 이 같은 보도에 히라키 가오리 도시바 대변인은 “매각 관련 작업은 중단되지 않았다”고 부인했다.

지난 9일 스티브 밀리건 웨스턴디지털 최고경영자(CEO)는 도시바의 반도체사업 매각이 웨스턴디지털과의 합작계약 위반 소지가 있으며 매각 전 웨스턴디지털과 독점적으로 교섭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도시바는 반도체사업 부문 매각이 웨스턴디지털과의 계약을 위반한 것이 아니라는 입장이지만 법적 논란이 빚어지면서 자금난 해소에 큰 걸림돌이 추가됐다. 웨스턴디지털은 특히 인수 유력 후보로 떠오른 미국 브로드컴의 제안을 받아들이지 말라고 도시바에 경고한 것으로도 알려졌다.

반도체사업 부문 인수를 노리는 기업 간 합종연횡이 숨 가쁘게 이어지면서 매각 구도도 연일 급변하고 있다.

NHK방송은 애플이 도시바메모리 인수자금으로 3조엔(약 30조원)을 베팅한 대만 훙하이그룹과 손잡고 도시바에 수천억엔을 출자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나섰다고 이날 보도했다. 애플이 도시바메모리 지분 20%가량을 취득하고 훙하이가 30%, 도시바가 소수지분을 유지하는 방안을 추진한다고 전했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기술유출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는 일본 정부를 고려해 애플이 일본과 미국 합작 형태로 도시바메모리 지분 과반을 확보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대만 TSMC가 도시바메모리 인수 시 시너지 효과가 크지 않다고 판단해 응찰을 포기하는 쪽으로 방향을 잡았다고 덧붙였다.

도쿄=김동욱 특파원 kimdw@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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