낮은 지지율·현실정치 한계 영향…공약 깨고 정책방향 급선회

배넌 등 핵심참모 퇴출설
전문가 "득실 두고봐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사진)이 대변신을 꾀하고 있다. 참모진을 교체하고 주요 정책 방향을 바꾸고 있다. 오는 30일 취임 100일을 앞두고서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13일(현지시간) “트럼프 대통령이 취임 후 공약을 깨는 속도에서 기록을 경신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런 변화가 득이 될지 실이 될지는 의견이 분분하다.

트럼프 대통령은 최근 며칠간 여러 주요 현안에 대한 생각이 지난해 대통령 선거 운동 기간과 비교해 바뀌었음을 시사했다. 그는 취임 첫날 중국을 환율조작국으로 지정하는 등 반드시 중국과의 무역불균형을 해소하겠다고 약속했으나 이날 북핵 문제 해결을 위해서라면 이를 감내할 수 있다고 선언했다.

해외 분쟁 불개입 원칙도 시리아에 대한 미사일 공격으로 백지화됐다. 러시아와의 관계 개선으로 중국을 봉쇄하고 이슬람 극단주의 무장세력 이슬람국가(IS) 문제를 풀겠다는 복안도 어그러졌다.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무용론도 거둬들였다.
백악관 내 ‘인적 구조조정’도 단행했다. 마이클 플린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을 경질한 데 이어 캐슬린 맥팔랜드 국가안보회의(NSC) 부보좌관도 싱가포르 대사로 내보냈다. ‘트럼프의 오른팔’로 불리는 스티븐 배넌 수석전략가 및 선임고문 퇴출설 역시 기정사실화하고 있다.

미국 투자은행 JP모간은 이날 투자자들에게 배포한 보고서에서 “트럼프케어(트럼프 대통령의 건강보험제도 법안) 좌초와 반(反)이민정책 실패 등 국내 정책 추진이 잇달아 난관에 봉착해 트럼프 정부가 변신을 꾀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정책의 무게중심을 국내에서 대외 정책으로 옮기고 인적 쇄신도 꾀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낮은 지지율, 기업 최고경영자(CEO)처럼 실적을 내야 한다는 조급함, 대선 공약을 밀고 나가기에 어려운 현실적 한계를 인식한 것 등이 변화의 배경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여론조사기관인 갤럽 조사 결과 트럼프 대통령 지지율은 지난 12일 현재 48%에 그쳤다.

FT는 ‘트럼프의 놀라운 재창조’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지지율을 끌어올리려고 (반이민정책을 주장한) 배넌을 내칠 수 있지만 이런 변신이 충성스런 지지층을 갖고 있지 않은 트럼프에게 미래 보장이 될 수 없다”고 관측했다.

워싱턴=박수진/뉴욕=이심기 특파원 psj@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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