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배 연기 속에서 담뱃갑에 표기되지 않은 발암물질이 9개 더 검출됐다는 식품의약품안전처의 발표가 있었지만 양모씨(55)는 담배를 끊지 못하고 있다. 그는 “누구는 평생 담배를 입에 댄 적이 없어도 폐암에 걸리고 누구는 중학생 때부터 하루 두 갑씩 줄담배를 피워도 폐렴 한 번 없다”며 “결국 담배보다 다른 요인이 더 중요한 것 아니냐”고 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담배 연기 속 발암물질을 대수롭지 않게 여겨서는 안 된다고 경고한다. 박영식 서울대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양씨의 말대로 줄담배를 피워도 폐암에 안 걸리는 사람은 분명히 있지만 극히 드물다”며 “그런 이유로 흡연을 정당화하는 건 어떤 사람이 로또에 당첨됐다고 자기도 당첨될 것으로 기대하는 격”이라고 지적했다.
담배를 피우는데도 폐암에 걸리지 않는 이유에 대해선 아직 명확하게 밝혀진 게 없다. 박 교수는 “유전적 요인, 환경적 요인 등 여러 가설은 있지만 의학적으로 입증된 것은 아직까지 없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담배 연기 속 포름알데히드, 벤젠 등의 발암물질이 호흡기를 타고 들어오면서 기관지 내 정상세포를 암세포로 변이시키는 과정은 수많은 동물실험으로 충분히 입증됐다. 박 교수는 “간접흡연, 미세먼지, 석면, 라돈 등 폐암을 일으킨다고 알려진 다른 요인들도 있지만 흡연만큼 명확한 인과관계가 입증된 것은 없다”며 “폐암 환자 중 85%가량이 흡연과 관련 있다”고 전했다.

폐암은 암 중에 가장 치명적이다. 통계청이 발표한 ‘2015년 사망원인통계’에 따르면 여러 암 가운데서 폐암으로 목숨을 잃은 사람이 남녀 모두에서 가장 많았다. 윤호일 분당서울대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폐암은 초기에 자각증세가 없어 조기 진단이 어렵고 다른 암에 비해 치료법이 적고 효과가 뒤떨어지는 편”이라며 “정기적인 검사가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최근에는 혈액으로 폐암을 진단하는 연구가 활발히 진행 중”이라며 “연구 성과가 더 진전되면 다량의 방사선을 쬐는 컴퓨터단층촬영(CT) 없이 피검사만으로도 폐암을 조기에 진단할 수 있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임락근 기자 rklim@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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