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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 '발칙한 동거'

러브 라인의 틀을 깨는 독특한 ‘동거’ 예능프로그램이 시작됐다. 남성과 여성 연예인이 한 집에 살지만 가상 연인이나 부부 관계는 아니다. 각각 친구, 누나와 남동생, 예민한 집주인과 엉뚱 발랄한 하숙생 관계로 모였다. 14일 첫 방송을 내보낸 MBC 예능 ‘발칙한 동거 빈 방 있음’(발칙한 동거)이 선보이는 구도다.

‘발칙한 동거’는 성격이나 생활습관이 전혀 다른 사람들이 서로에게 적응해가는 과정에 초점을 맞춘다. 연예인들이 실제로 자신이 사는 집의 빈방을 다른 연예인에게 내준 뒤 함께 살면서 벌어지는 일을 담는다. 집주인과 하숙생으로 만난 연예인들의 동거를 통해 서로 다른 사람들이 소통하며 관계를 맺는 과정을 있는 그대로 보여주겠다는 기획 의도다. 지난 1월 설특집 파일럿 프로그램으로 첫선을 보였을 때 호평 받아 매주 금요일 정규 프로그램으로 편성됐다.

동거인 조합이 눈길을 끈다. 배우 한은정과 방송인 김구라가 파일럿 프로그램에 이어 호흡을 맞춘다. 김구라는 “창문을 닦아 달라”거나 “꽃시장에 같이 가자”고 부탁하는 집주인 한은정에게 귀찮다고 투덜대면서도 착실히 해내면서 웃음을 준다.

김구라는 지난 12일 서울 상암MBC에서 열린 제작발표회에서 “이혼해서 혼자 사는 나와 싱글인 한은정이 한 공간에 있는 것에 환상을 갖는 사람들이 있어 부담스럽기도 하다”며 “우리는 우정으로 접근하고 있다”고 말했다.

가수 피오와 개그우먼 김신영, 가수 홍진영은 남동생과 누나 같은 관계로 동거한다. “화장실이 달려 있는 안방을 누나들에게 양보하라”는 김신영과 홍진영의 부탁에 난처해하는 피오는 누나들 앞에서 기를 못 펴는 남동생 모습 그대로다. 예민하고 섬세한 성격의 작곡가 ‘용감한 형제’가 반려견(犬)과 함께 사는 고급 펜트하우스에 왁자지껄한 개그맨 양세찬과 배우 전소민이 들어오면서 생기는 긴장감은 시청자의 마음을 조마조마하게 한다.

관건은 다른 방송프로그램과의 차별화다. 가상의 세트장이 아니라 실제 집을 배경으로 연예인의 일상을 보여주는 점은 MBC ‘나 혼자 산다’와 닮았다. 남녀 연예인이 함께 산다는 설정은 MBC ‘우리 결혼했어요’, JTBC ‘님과 함께’와 비슷하다. 기존 프로그램이 즐겨 사용한 연인·가상 부부관계라는 틀을 벗어던졌다는 점에서 차별성은 어느 정도 확보했다.
콘텐츠 차별화가 과제로 남는다. 김구라는 “비슷한 유형의 예능프로그램과 달리 마치 사찰음식처럼 자극적이지 않고 자연스러운 프로그램이 될 것”이라는 포부를 밝혔다. 홍진영도 “세 집에서 각기 다른 캐릭터들이 합을 맞춰가는 모습이 색다른 재미를 줄 것”이라고 자신감을 보였다.

방송가에서는 ‘발칙한 동거’가 금요 심야 예능 격전지에서 두각을 나타낼지 주목하고 있다. SBS 터줏대감 ‘정글의 법칙’과 최근 예능가에 돌풍을 일으킨 tvN의 ‘윤식당’이 비슷한 시간대에 버티고 있어서다. 연출을 맡은 최윤정 프로듀서(PD)는 “출연진이 편안한 마음으로 즐기듯이 촬영하고 있다”며 “‘발칙한 동거’만의 독특한 이야기가 시청자에게 재미있게 전해질 것으로 확신한다”고 말했다.

마지혜 기자 look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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