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게티이미지뱅크

# 서울에 사는 40대 초반 직장인 A씨는 5월 중에 하루 월차를 내고 제주도 여행을 다녀오려고 한다. 첫째 주에는 석가탄신일과 어린이날이 있는 황금연휴여서 이때 당직을 서고 둘째주인 12일(금)부터 14일(일)까지 계획을 잡을 예정이다. 항공사와 여행사이트를 통해 항공권을 검색해본 A씨는 저비용항공사(LCC)와 대형항공사 간 가격 차이가 거의 없다는 걸 알고 고민에 빠졌다. 단 돈 1~2만원이라도 아끼느냐, 조금이라도 편하게 다녀오느냐 무엇이 좋을까.

대한항공이 14일 국적 항공사들 가운데 국내선 항공요금을 나홀로 동결함에 따라 저비용항공사(LCC)와의 가격 차이가 크게 줄어들었다.

이용객이 많은 제주 노선의 경우 일부 날짜와 시간대에서는 가격 차이가 거의 없어져 LCC만의 '저가 매력'도 사라졌다.

이에 따라 소비자들은 국내선 이용 시 시간대와 가격, 편리성 등 여러가지 요소를 더욱 꼼꼼하게 따져볼 필요가 있다.

◆ LCC 요금, 대한항공 90% 육박

그렇다면 국내선 중에서 이용객이 많고 대체 교통편은 없는 제주 노선을 중심으로 가격을 한번 비교해보자.

A씨가 여행 계획을 세우고 있는 5월 둘째주 금요일(12일)부터 일요일(14일)까지, 항공사별 홈페이지를 통해 알아본 김포에서 제주 왕복 항공요금은 LCC인 제주항공이 19만5400원(정규운임 기준)이다.

같은 날짜에 대한항공은 21만4400원. 두 항공사 간 항공요금 차이는 불과 1만9000원이다. 한 주 뒤인 5월 셋째주 금요일(19일)부터 일요일(21일)까지 기간을 비교해도 마찬가지다.

여행사이트인 인터파크투어에서는 주요 시간 대에 제주항공 왕복요금이 18만6000원선, 대한한공은 20만3400원이다. 가격 차이는 1만7400원.

다른 LCC인 진에어, 이스타항공 등도 19만2000원~20만1200원 사이로 대한항공 요금과 큰 차이가 없다.

이는 LCC들이 물가 인상을 이유로 제주 등 국내선 항공요금을 일제히 올린 반면 대한항공은 요금을 동결한 데 따른 것이다.

제주항공의 경우 지난달부터 제주 노선 항공요금을 주말 성수기 기준으로 평균 5% 인상하면서 왕복 항공요금이 9000원 가량 올랐다.

진에어, 이스타항공, 티웨이항공 등 다른 LCC 역시 1~3월 사이 일제히 국내선 항공요금을 인상했다. 아시아나항공도 이달 말부터 국내선 항공요금을 평균 5% 올린다.

대한항공 측은 그러나 "사드 여파로 국내 관광업계가 어려움을 겪고 있어 요금을 동결한다"며 "항공편이 주요 교통 수단인 제주도는 항공요금이 잇달아 오르면서 소비자 부담이 커졌다"고 설명했다.

◆ 가격 외 편의성·서비스도 꼼꼼 확인

대한항공과 LCC 간 국내선 항공요금 격차가 줄면서 소비자들이 고려해야 할 것은 편의성과 서비스 등 가격 이외 것들이다.

대한항공은 제주 노선에 보잉 787-9를 비롯해 747-400 등 대형 기종과 737-800 등 소형 기종을 함께 투입한다. 737-800만을 활용하는 LCC와 다른 점이다.

대형 기종의 경우 실내가 넓고 쾌적한 것 뿐 아니라 난기류와 강풍을 만났을 때 동체 흔들림이 덜해 보다 안락하게 비행할 수 있다.

대한항공이 지난달부터 제주 노선에 띄우기 시작한 787-9은 기존 항공기보다 창문이 크고 객실 천장도 높아 한층 쾌적한 기내 환경을 제공한다. '꿈의 항공기'로 불리는 787-9 항공요금은 다른 항공기와 동일하다.

대한항공은 탑승구와 바로 연결되는 반면 LCC는 버스로 이동해 활주로에서 탑승해야 하는 불편함도 있다. 이외 마일리지 적립 등을 고려해도 대한항공이 LCC에 비해 유리하다.
다만 기본적인 항공요금은 비슷해졌다 하더라도 LCC의 할인 프로그램이 더 많고 다양한만큼 좀 더 싼 표를 구할 확률은 LCC가 높은 편이다.

LCC 업계 한 관계자는 "항공요금은 올랐지만 각종 특가 행사를 수시로 하고 있다"며 "이를 감안하면 인상 전과 요금 차이는 크지 않다"고 말했다.

실제 소셜커머스에서 진행하는 파격 딜이나 LCC의 얼리버드 이벤트를 잡을 수 있다면 LCC를 이용하는 게 분명 경제적이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항공사들의 국내선 요금이 달라짐에 따라 항공업계의 하늘길 경쟁도 한층 치열해질 것"이라며 "소비자들은 편의성과 안전성, 서비스 등을 다각도로 따져보는게 좋다"고 말했다.

권민경 한경닷컴 기자 kyou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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