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오의 대기근

프랑크 디쾨터 지음 / 최파일 옮김 / 열린책들 / 600쪽 / 2만5000원
“15년 안에 중국은 영국을 추월할 수 있습니다. 중국은 올해 강철 520만t을 생산했습니다. 10년 후엔 2500만t, 15년 후엔 4000만t을 달성할 겁니다.”

1957년 중국의 마오쩌둥은 당시 산업 강국인 영국을 따라잡겠다고 선언했다. 소련 지도자 니키타 흐루쇼프가 15년 안에 소련이 미국을 넘어설 것이라고 연설한 직후였다.

마오쩌둥은 자신이 흐루쇼프보다 더 위대한 혁명가란 사실을 확인하고 싶어했다. 이를 위해 그의 선언 직후인 1958년부터 1962년까지 중국 대륙에서 ‘대약진 운동’이 벌어졌다. ‘철강, 농작물 생산량 증대’라는 목표를 세우고 수억명을 동원했다. 하지만 결과는 참담했다. 강제 노역에 시달리던 인민 4500만여명이 사망했다. 전쟁도 없이 제2차 세계대전과 비슷한 희생자를 낸 것이다.

《마오의 대기근》은 대약진 운동이 만들어낸 파국의 실체를 낱낱이 폭로한다. 저자는 네덜란드 출신 역사학자이자 홍콩대 인문학 석좌교수인 프랑크 디쾨터다. 이 책은 그가 쓴 ‘인민 3부작’ 중 1945~1957년의 중국을 다룬 《해방의 비극》에 이은 두 번째 작품이다. 1962~1976년을 조명한 세 번째 작품 《문화 대혁명》도 출간 예정이다.
마오쩌둥은 대약진 운동을 위해 ‘인민공사’를 만들었다. 인민공사는 인민을 하나의 군대처럼 조직하고 집단 공동체로 구성했다. 무지한 농민들은 하루아침에 개인적인 삶을 잃어버렸다. 마오쩌둥은 “인민 절반이 배를 채울 수 있도록, 나머지 절반은 굶어 죽게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많은 인민들은 제대로 먹지도 못한 채 강제 노역에 동원됐다. 저자는 “100만~300만명의 사람들이 스스로 목숨을 끊었을 정도로 가혹했다”고 전한다.

대약진 운동은 별다른 성과를 내지 못했는데도 목표량을 달성했다는 보고가 속속 올라왔다. 관리자들이 당 최고위에 수치를 조작해 보고한 것이다. 중국 전역에서 면화 쌀 등의 수확량이 급증했다는 소식에 마오쩌둥은 ‘잉여 식량을 어떻게 해야 하나’라고 고민했다고 했다. 철강도 마찬가지다. 신기록을 달성했다는 보고가 이어졌지만 이 중 대부분은 쓸모없는 선철 덩어리였다.

저자는 온갖 핍박에 시달리던 인민들이 스스로 또 다른 가해자가 됐다는 점도 조명한다. 국가 체계의 허점을 이용하기 위해 많은 사람들이 거짓말, 뇌물 등을 일삼았다. 이런 일을 할 줄조차 모르거나 힘이 약했던 아동, 여성, 노인들은 대약진 운동의 최대 피해자가 됐다. 디쾨터는 “이토록 인간성을 파괴시킨 ‘인류 최악의 재앙’에 대한 책임이 마오쩌둥에게 있다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 한다”고 강조한다.

김희경 기자 hkkim@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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