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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과학자들이 신발끈을 꽉 조여도 자꾸 풀리는 원인을 처음으로 알아냈다. UC버클리 연구진은 사람이 발을 내디딜 때 땅에서 받는 힘과 다리를 앞뒤로 움직여 걸을 때 발생한 힘이 ‘보이지 않는 손’이 돼 신발끈을 풀리게 한다는 사실을 알아냈다고 국제학술지 영국왕립학회 논문집A 12일자에 발표했다.

신발끈 매듭을 단단히 조여도 왜 자꾸 풀리는지는 오랫동안 궁금증으로 남아 있었다. 과학자들은 복잡한 물리연구에 집중하느라 이런 생활 속 문제에 별로 관심을 두지 않았다. 2006년 세계적 기술 강연회인 테드(TED)에서 ‘신발끈 잘 매는 법’ 강연이 큰 인기를 끌면서 신발끈이 자꾸 풀리는 이유에 관심이 쏠렸다. 연구진도 이 강연에 매료돼 신발끈이 풀리는 원인을 찾는 연구를 시작했다.

연구진은 먼저 사람 다리처럼 작동하는 막대기에 러닝화와 조깅화 끈으로 리본 형태의 매듭을 지었다. 그리고 초당 900장을 찍는 고속카메라로 어떤 동작을 할 때 끈이 풀리는지 살펴봤다. ‘보이지 않는 손’의 정체는 사람이 걸을 때 발생한 복합적인 힘의 결과물이었다.
연구진은 신발끈 매듭이 발을 땅에 내디딜 때 한 번 느슨해진다는 점을 포착했다. 발이 땅을 박차는 순간 신발끈 매듭에는 중력의 일곱 배가 넘는 힘이 전달됐다. 힘이 한쪽으로 작용하면 반대 방향으로 같은 힘이 작용하는데 땅을 박찰 때 발생한 힘이 신발끈에 가해져 매듭을 헐겁게 한다는 것이다.

앞뒤로 움직이는 다리 동작도 매듭에 힘을 미쳤다. 대표적 운동법칙인 ‘관성의 법칙’에 따라 다리가 앞으로 향할 때 신발 매듭에는 뒤쪽 방향 힘이, 다리가 뒤쪽으로 갈 때는 매듭에는 앞쪽으로 힘이 가해진다. 이 힘이 마치 손으로 신발끈 매듭을 풀 때처럼 끈의 끝부분을 잡아당기는 효과가 나타난다는 것이다.

연구진은 사람이 걸을 때 발생하는 이런 힘들이 반복적으로 가해지면서 매듭이 느슨해지고 신발끈이 풀린다는 결론을 얻었다. 논문 주 저자인 크리스토퍼 데일리 다이아몬드 연구원은 “다양한 종류의 신발끈을 이용해 실험을 반복했지만 결국은 풀렸다”며 “모든 신발끈은 언제가 됐든 풀리게 돼 있다”고 말했다.

박근태 기자 kunt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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