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고 마시면 더욱 맛있는 '커피 원두 품종'

국내 커피 시장이 연 8조원을 넘어설 정도로 커지면서 원두 품종을 따지는 커피 마니아들이 늘고 있다. 원산지별로 맛과 향이 달라서다. 입맛이 사람마다 다르듯 원두의 생산지별 선호도도 사람마다 다르다. 이 때문에 원두의 특성을 알아야 자신의 취향에 맞는 커피를 즐길 수 있다.

커피는 원두 품종에 따라 아라비카종과 로부스타종 두 가지로 나뉜다. 아라비카종이 세계 커피 생산량의 약 70%를 차지한다. 가장 대중적인 품종이다. 열대 지역에서 주로 재배된다. 단맛과 신맛이 강하고 향기가 진한 게 특징이다. 상대적으로 고가 품종에 속한다.

아라비카종 가운데 에티오피아 커피는 경사도가 큰 지역이 많아 강한 신맛과 독특한 향기를 지닌다. 평균 1500m 이상의 높은 고도에서 자란 원두는 부드러운 맛에 은은한 꽃향기를 낸다. 예가체프, 시다모 등은 와인의 신맛과 과일 향을 느낄 수 있다. 커피의 기원지이기도 한 에티오피아는 아프리카 최대 커피 생산국이다. 커피 생산량이 연 25만t에 이른다. 약 100만 농가가 커피를 재배한다. 에티오피아 오지를 가도 커피 재배가 이뤄질 정도다.

에티오피아 게이샤 지역에서 나는 원두는 ‘신의 커피’로 불릴 만큼 맛과 향이 뛰어나다. 원두 한 알당 가격을 매길 정도로 비싸다. 200g 기준 10만원을 호가한다. 고품질의 원두로 소량만 생산해 한정 판매한다. 재배 기준이 엄격하기로도 유명하다. 현재는 콜롬비아, 파나마 등에서도 재배된다.

브라질 커피도 인기가 높다. ‘커피의 나라’로 불리는 브라질은 세계 커피 생산량 1위 국가다. 연 생산량이 약 280만t에 달한다. 세계 커피 생산량의 약 40%를 차지한다. 브라질은 국토의 30%가량이 커피 농장일 정도로 커피를 광범위하게 재배한다. 재배하는 품종도 다양하다. 여러 커피와 섞여 나오는 블렌딩 커피에 특화돼 있다. 부드러운 산미와 깊은 향이 특징이다. 커피 전문가들은 “혀에 닿는 감촉이 부드럽고 밸런스가 잘 맞는다”고 평가한다. 버본 산토스, 몬테알레그레, 카페 리오테 등이 대표적 커피다.

케냐 커피는 연 생산량이 6만t가량으로 많진 않지만 강한 신맛과 묵직한 보디감이 어우러진 고급 커피로 평가된다. 풍부한 향을 느낄 수 있다. 꽃향기와 과일 향이 나기 때문에 디저트 커피로 많이 소비된다. 세계적으로 커피 품질 관리가 우수한 아프리카 최상위 등급 커피가 많다. 대표적인 것으로 케냐 더블에이와 이스테이트 케냐 등을 꼽을 수 있다.

엘살바도르 원두는 향이 독특해 커피 마니아들이 선호한다. 초콜릿 풍미와 라즈베리 향이 나는 게 특징이다. 이 지역의 대표적인 커피는 산타로사, 산타아나 등이다. 엘살바도르의 연 커피 생산량은 75만t에 달한다.
볼리비아도 질 좋은 커피를 생산한다. 커피 마니아들은 산뜻한 산미와 깔끔한 뒷맛을 높게 평가한다. 다른 원두의 맛과 조화를 잘 이룬다. 1950년대부터 커피를 생산한 볼리비아는 높은 고도와 적당한 기후, 비옥한 토양 등 최적의 커피 재배 조건을 가지고 있다. 농약이나 화학 비료를 쓰지 않고 재배한 유기농 원두를 공정무역을 통해 전 세계에 수출한다. 주요 품종으론 티비카, 비번 등이 있다.

로부스타 원두는 주로 베트남에서 생산된다. 로부스타종은 커피 열매에 비해 원두가 훨씬 단단하다. 아라비카종에 비해 구수함과 쓴맛이 강하다. 카페인 함량이 두 배 정도 많고 향기는 다소 약하다. 로부스타종은 강한 쓴맛을 낮추고 보디감을 높이기 위해 부드러운 아라비카종과 섞는 게 일반적이다. 하지만 묵직한 보디감과 강한 커피 맛을 선호하는 사람은 로부스타 단일 원두에 시럽 등을 섞어 독특한 맛의 커피를 즐길 수도 있다. 베트남에는 별미 커피로 로부스타에 연유를 섞어 마시는 아이스 커피가 있다. 쓴맛 뒤에 이어지는 부드러움과 달콤함으로 인기가 높다.

안재광 기자 ahnjk@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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